16분 동안 잠수하는 ‘스쿠버 다이버’ 도마뱀의 비밀

조홍섭 2019. 0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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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방울 머리에 쓰고 산소 호흡…포식자 회피 위해 진화 추정

an1.jpg » 코끝부터 눈 위까지 스쿠버 탱크처럼 공기주머니를 장착한 아놀도마뱀의 일종. 호흡할 때마다 팽창과 수축을 되풀이한다. 린시 스워크 교수 제공.

중앙아메리카의 코스타리카와 파나마에 서식하는 아놀도마뱀 가운데 물가에 살다가 놀라면 물속으로 뛰어드는 종(아놀리스 아쿠아티쿠스, Anolis aquaticus)이 있다. 이 도마뱀 연구자는 물속으로 내빼 한동안 나오지 않는 습성 때문에 골탕을 먹곤 한다.

코스타리카에서 이 도마뱀을 연구하던 린시 스워크 미국 뉴욕주립대 빙햄턴 캠퍼스 교수도 그랬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애초 연구계획은 아니지만, 이 도마뱀을 제대로 알아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도마뱀이 물속에서 아주 오래 잠수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고 혼란스러웠어요. 근질근질해서 견딜 수가 없어 2년 동안 물속에 카메라를 설치해 자세히 관찰했죠.”라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스워크 교수는 과학저널 ‘파충류학 리뷰’ 최근호에서 “약 600마리의 도마뱀을 관찰했는데, 가장 긴 잠수기록은 16분이었다. 그런데 이 기록을 세운 성체 수컷도 연구진이 건드려 물 밖에 나왔다.”라고 밝혔다. 사람은 훈련 받은 이라도 잠수 시간이 3∼4분 정도이다. 

물속에서 이 도마뱀은 가슴을 규칙적으로 움직여 호흡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스워크 교수는 밝혔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도마뱀의 이마에 달린 커다란 공기방울도 똑같이 팽창과 수축을 되풀이했다.

an2.jpg » 잠수 중인 아놀도마뱀. A가 숨을 들이 쉴 때, B가 내쉴 때이다. 스워크 (2019) ‘파충류학 리뷰’ 제공.

공기방울은 코끝에서 눈위 사이의 이마에 형성됐는데, 밑부분은 머리·눈·귀를 포함한 머리 전체를 덮은 얇은 공기막과 연결돼 있었다. 스워크 교수는 “이런 식의 호흡법은 장시간 잠수를 위해 사람이 사용하는 스쿠버 탱크와 흡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머리와 목에 추가로 공기주머니가 달려 공기방울에 신선한 공기를 보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기방울 속에 내쉰 이산화탄소의 일부는 물속에 녹는 방식으로 제거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연천에 사는 물거미도 물속에 공기방울을 만들어 그속에 머물며 사냥하는데, 내쉰 이산화탄소의 일부를 이런 식으로 없애는 사실이 밝혀졌다(▶관련 기사: 거미줄로 만든 ‘다이빙벨’은 어떻게 탄생했나).

an3.jpg » 코스타리카와 파나마에 서식하는 아놀도마뱀의 일종. 5∼7㎝의 중형 도마뱀으로 물가에 주로 산다. 에티엔 봉쿠르트,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스워크 교수는 도마뱀의 이런 행동이 포식자를 피하기 위해 진화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물가에 사는 이 도마뱀은 그리 빠르지도 않아 물속으로 뛰어드는 건 아주 훌륭한 도피책이다. 물속에서 몇 분 동안 머물 수 있다면 포식자의 눈앞에서 사라지는 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p>

그러나 이런 행동으로 얼마나 많은 산소를 섭취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아 후속 연구과제라고 그는 밝혔다. 또 도마뱀의 위에서 물벌레가 발견돼, 포식자로부터 도망하는 것이 잠수의 유일한 목적이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Swierk, L. 2019. Anolis  aquaticus (= Norops aquaticus)  (Water Anole). Underwater breathing. Herpetological Review 50:134-135.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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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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