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 등 골칫거리 외래어종, 댐 물 비워 퇴치

조홍섭 2019. 06.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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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리건 주 청평댐 규모 호수서 실행…1주 동안 바닥 드러내

c1.jpg » 해마다 11월 1주일 동안 미국 오리건 주 폴 크리크 댐은 청평댐 규모인 1억4200만t의 물을 비워 바닥을 드러낸다. 어린 연어의 이동을 돕기 위한 방안이었지만 외래종 퇴치 효과가 두드러졌다. 크리스티나 머피, 오리건 주립대 제공.

일단 풀려나간 외래어종을 제거하기란 매우 어렵다. 우리나라 하천과 호수 대부분에 퍼진 북아메리카 원산의 외래종 블루길(파랑볼우럭)과 배스(큰입배스)는 대표적인 예이다.

다소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대형 댐의 물을 바닥까지 비워 들끓던 외래종의 씨를 말리는 실험이 미국에서 성공을 거둬 눈길을 끈다. 해마다 일주일쯤 물을 완전히 빼 인공호수를 막기 전 상태의 하천으로 돌리는 새로운 댐 관리 방식이다.

크리스티나 머피 미국 오리건 주립대학 어류학자 등 이 대학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생태 수문학’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2011년부터 바닥까지 비우는 단기간의 방류로 연어 치어의 이동을 늘리고 외래어종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c2.jpg » 미 육군공병단이 1966년 지은 폴 크리크 댐. 미 육군공병단 제공.

미 육군공병단이 1966년 태평양으로 흐르는 월라멧 강에 건설한 폴 크리크 댐은 높이 55m, 만수위 254m, 저수량 1억4200만t의 다목적댐이다. 우리나라 청평댐과 비슷한 규모다. 

댐이 건설되기 전 이 강 상류로 해마다 50만 마리의 왕연어가 산란을 위해 거슬러 올랐다. 댐으로 가로막힌 뒤 연어의 이동을 위해 댐 관리기관인 공병단은 댐 아래에서 ‘귀향 연어’를 포획해 트럭을 이용해 상류에 풀어놓는다.

봄에는 부화한 새끼연어가 통과하도록 댐 중간에 9개의 뿔 모양 통로를 만들었다. 그러나 새끼연어는 이 통로를 외면했고 상당수가 수문을 통과하다 죽거나 다친다. 환경단체는 월라멧 강을 미국에서도 댐이 연어를 위협하는 ‘가장 위태로운 10대 강’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c3.jpg » 산란장의 왕연어 수컷. 새끼 연어는 포식성 외래어종의 주요 먹이가 된다. 미 연방 지질조사국 제공.

댐 물 비우기는 이처럼 이 지역 관광·여가 산업에 중요한 연어의 이동을 돕기 위해 도입됐지만, 두드러진 효과는 외래종 퇴치였다. 이 댐을 지배하는 물고기는 외래종인 블루길, 배스, 크래피(검정우럭과의 민물고기) 등으로 토종 물고기와 멸종위기종인 왕연어 새끼를 집중적으로 잡아먹었다.

외래종이 득실대는 댐 물을 모두 흘려보내면 외래종을 줄일 수 있겠지만, 하류로 밀려간 외래종은 다시 문제가 되지 않을까. 연구 책임자인 머피는 “늦가을인 11월에 댐 물을 비운다”며 “이때 강물은 차고 급류를 이루기 때문에 따뜻한 고인 물을 좋아한다는 외래종은 적응하기 힘들다”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c4.jpg » 큰입배스. 북미 원산이지만 미국 안에서도 원산지 이외 지역에 도입되면 외래종으로서 피해를 일으킨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2006년부터 해마다 어류 조사를 해 온 결과 외래종 퇴치 효과는 분명했다. 머피는 “방류 실험 이듬해인 2012년 우리는 시간당 10마리의 배스를 낚을 수 있었다. 그러다 2015년엔 한 마리, 2016년에는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동연구자인 이반 아리스멘디 교수는 “극단적인 배수 관리는 불과 1주일가량 지속하지만 댐은 다시금 자연하천처럼 움직여 전체 생태계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물을 뺀 뒤 육식성 외래어종은 먹이를 토종 물고기에서 다른 먹이로 바꾸었다. 블루길은 크기가 작아졌고 토종 물고기는 커졌다.

512.jpg » 큰입배스와 함께 폴 크리크 댐의 주요 외래종인 블루길(파랑볼우럭). 한겨레 자료사진

하류로 이동하는 어린 연어도 크게 늘었다. 그러나 바다에서 성장을 마친 왕연어의 모천 회귀율은 기대만큼 늘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외래종이 댐 비우기 이후 즉각적으로 줄어든 것이 아니고, 치어의 생존율이 높아져도 바다의 상황 때문에 회귀하는 어미 연어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극단적인 방식을 댐이 있는 다른 하천에 적용하는 데는 신중히 해야 한다고 연구자들은 지적했다. 다량의 물을 빼면서 퇴적물이 하류로 이동하고 흙탕물이 생긴다. 또 급격한 수위변동은 수생생물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연구자들은 “댐을 바닥까지 비우는 것은 어린 연어의 대형 댐 통과를 위한 흥미로운 대안이지만, 적용하기 전에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검토해야 한다”고 논문에 적었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Christina A. Murphy et al, Short-term reservoir draining to streambed for juvenile salmon passage and non-native fish removal, Ecohydrology, doi: 10.1002/eco.2096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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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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