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가오리 수수께끼, 다이버들이 밝힌다

조홍섭 2019. 06. 19
조회수 8394 추천수 0

몸통 폭 2.2m 희귀종, 독특한 등 무늬로 개체 식별 가능

 

s1.jpg » 세계에서 가장 큰 작은눈가오리를 다이버가 촬영하고 있다. 생태가 밝혀지기 전 멸종을 피하려면 시민과학자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연구자들은 호소한다. 안드레아 마셜, 해양 거대동물 재단 제공. 

 

작은눈가오리는 몸통 폭이 2.2m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가오리이다. 인도양과 서태평양에 걸쳐 조금씩 이곳저곳에 분포하는 이 가오리는 생태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수수께끼의 거대 해양동물이다.

 

이 가오리에 관한 첫 장기 연구결과 등 무늬로 개체를 식별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가오리 보전에 아마추어 다이버들이 기여할 길이 열린 셈이다. 애틀란틴 보기오-파스쿠아 모잠비크 해양 거대동물 협회 가오리 전문가 등은 과학저널 ‘피어 제이’ 11일 치에 실린 논문을 통해 이런 사실을 보고했다.

 

s2.jpg » 거대 가오리와 다이버. 안드레아 마셜, 해양 거대동물 재단 제공. 

이 가오리는 한때 아라비아해, 벵골만, 동남아, 호주 북동부 등에서 출현한 적이 있지만, 현재 이들을 정기적으로 볼 수 있는 곳은 아프리카 모잠비크 남부 산호초뿐이다. 공동연구자인 안드레아 마셜 박사는 “(이곳에서) 2004년 가오리를 처음 목격한 이후 너무 늦기 전에 그들의 생태에 관해 알기 위한 시간과의 싸움이 벌어졌다”라고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세계보전연맹(IUCN)은 멸종위기종을 모은 ‘적색 목록’에서 세계적으로 상어와 가오리의 31%가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오리도 이 목록에 ‘정보 부족 종’으로 분류돼 있다. 연구자들은 “이 가오리의 행동, 서식지, 풍부도, 개체군 경향, 번식, 위협 요인 등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고 논문에 적었다.

 

s3.jpg » 작은눈가오리의 등에 찍힌 반점은 개체마다 다르고 장기간 변화하지 않아 개체 식별 단서로 유용하다. 애틀란틴 보기오-파스쿠아 외 (2019) ‘피어 제이’ 제공. 

 

연구자들은 거대 가오리의 등에 난 무늬가 개체마다 독특하고 쉽게 변화하지 않아, 이를 개체 식별의 단서로 쓸 수 있을지 알아봤다. 가오리가 출몰하는 모잠비크 남부의 산호초 내해는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데, 이들에게 잠수 사진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연구자들은 관광객으로부터 2003년 이후 촬영한 모두 140여장의 가오리 사진을 확보했고, 등 무늬를 토대로 70마리의 개체를 식별하는 데 성공했다. 보기오-파스쿠아는 “작은눈가오리는 몸집이 거대한 데다 날카로운 가시가 줄지어 나 있어 처음엔 무서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카리스마 있고 접근을 쉽게 허용한다”며 “시민과학자들로부터 (이 가오리에 관한) 더 많은 사진과 동영상을 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s4.jpg » 다이버들은 카리스마 있고 접근을 잘 허용하는 이 가오리의 사진을 찍어 연구자에 보내면, 보전에 활용할 수 있다. 안드레아 마셜, 해양 거대동물 재단 제공. 

 

이런 자료로부터 가오리가 어떤 장소를 선호하고 먹이터가 어딘지 등 기초 정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연구를 통해 이 가오리가 청소부 물고기가 기생충을 잡아주는 ‘청소 서비스 센터’에 자주 들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이 가오리들이 산호 해안을 따라 350㎞ 거리를 이동하며, 400㎞까지 돌아다니는 개체도 있었다. 만삭 상태로 이동했다가 배가 훌쭉해져 돌아온 가오리도 발견돼, 그 중간 어딘가에 번식지가 있음을 가리켰다.

 

이 가오리는 갈수록 심한 어업 압력에 놓여 있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가오리를 노린 또는 부수어획으로 가오리가 잡히는 연안 자망과 난바다의 선망어업이 큰 위협이 되고 있다.

 

s5.jpg » 작은눈가오리는 생물과 생태에 관해서는 밝혀진 것이 거의 없는 희귀종이지만 지역 어민들에겐 소중한 어획 대상이다. 안드레아 마셜, 해양 거대동물 재단 제공. 

 

마셜 박사는 “어디에 사는지, 얼마나 빨리 성숙해 어떻게 번식하는지 등 이 희귀종에 관해서 우리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 이런 지식 부족을 메꿔야만 이 종의 적절한 보전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마셜 박사는 강조했다.

 

이 가오리는 우리나라 연안에서 흔히 보는 노랑가오리와 마찬가지로 색가오리과에 속한다. 몸통이 다각형이고 가늘고 긴 꼬리에 독 가시가 달린 모습이 홍어(속칭 간재미)나 참홍어(속칭 흑산 홍어)와 구별된다. 가오리와 홍어는 모두 홍어 목에 포함되지만, 홍어와 참홍어는 홍어과에, 노랑가오리와 작은눈가오리 등은 색가오리과에 속한다(▶관련 기사: 생식기 2개인 참홍어, 맛도 사랑도 '혁명적').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Boggio-Pasqua A, Flam AL, Marshall AD. 2019. Spotting the ‘‘small eyes’’: using photo-ID methodology to study

a wild population of smalleye stingrays (Megatrygon microps) in southern Mozambique. PeerJ 7:e7110, http://doi.org/10.7717/peerj.7110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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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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