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이 보름달물해파리 소굴 500곳 찾았다

조홍섭 2019.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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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의 정박·부유 등 인공구조물이 ‘주범’…“유생 제거로 대발생 억제”

j1.jpg » 연안 인공시설물의 아랫면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해파리 유생 폴립. 이들은 탈바꿈을 거쳐 8배로 증가한 수의 해파리가 된다. 채진호 박사 제공.

발전소 냉각수 관로를 막고 어업에 피해를 주는 보름달물해파리의 대발생은 선박 정박시설과 양식장 부유시설 등 인공시설에 천문학적 숫자의 유생이 들러붙어 자라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유생이 특히 고밀도로 자라는 곳은 전국 연안에 50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진호 해양환경연구소 소장은 18일 한양대에서 열린 한국환경생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한 초청강연에서 이렇게 밝혔다. 채 박사 등은 2012년부터 최근까지 전국 해안 1500여 곳에서 보름달물해파리의 유생인 폴립의 분포와 개체수를 조사해 왔다.

그 결과 폴립이 가장 많이 자라는 곳은 남해안과 서해안을 중심으로 500여 곳에 이르렀는데, 대부분이 바지선, 여객선의 부유 접안시설, 마리나 접안시설, 양식장의 장비 보관 부유시설, 콘크리트 항구 벽, 방조제 사석 아래, 바다에 있는 송전탑 기둥 아래 등이었다.

j2.jpg » 어민들이 어업에 큰 피해를 주는 보름달물해파리를 그물로 잡아 올리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채 박사는 “폴립은 거꾸로 매달려 살기 때문에 인공구조물을 선호한다”며 “갯벌이 많은 서·남해안 자연해안에는 폴립이 자리 잡을 바닥을 향한 딱딱한 면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보름달물해파리 대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해안에 건설하거나 설치한 인공구조물인 셈이다.

연안 인공구조물에 폴립이 얼마나 많은가는 이듬해 해파리 대발생의 규모를 결정한다. 더욱이 폴립은 수명이 길어 여러 해 동안 지속해서 해파리 성체를 생산한다.

실제로 연구진이 남해안 가막만의 145개 부유시설에 서식하는 폴립을 조사한 결과 약 5억 마리에 이르렀는데, 폴립 한 마리는 탈바꿈 과정에서 약 8배로 복제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약 40억 마리의 해파리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j3.jpg » 해파리 유생인 폴립이 탈바꿈한 다음 형태인 스트로빌라 원반 하나하나가 7∼8마리의 개별 해파리가 된다. 채진호 박사 제공.
 
채 박사는 “인공구조물에 서식하는 해파리 폴립을 인위적으로 제거하면 해파리 대발생 규모를 조절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파리가 극단적으로 높은 밀도로 분포하던 시화호, 마산항 안쪽, 새만금, 가막만 등에서 이런 방식으로 적어도 몇 년 동안 해파리 대발생을 억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보름달물해파리 폴립은 길이 1∼2㎜로 작지만, 성체가 되면 우산의 지름이 15㎝로 커진다.

보름달물해파리는 우리나라 연안에 출현하는 해파리 가운데 가장 흔한 종으로, 밤에는 수심 10m쯤에 머물다 낮에 수심 2m  깊이로 떠올라 동물플랑크톤을 먹는다. 이 해파리는 대량으로 증식해 어선의 그물을 메워 다른 고기가 들지 못하게 하거나 함께 잡힌 물고기를 죽인다. 또 바닷물을 냉각수로 쓰는 원자력발전소의 취수구를 막기도 한다. 채 박사는 우리나라의 해파리로 인한 경제적 피해 규모는 해수욕장 피해까지 합쳐 연간 1억5000만∼3억 달러(약 1880억∼3760억 원에 해당)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j4.jpg » 보름달물해파리 성체의 모습.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수천 억원의 경제적 피해를 끼친다. 알렉산더 바세닌,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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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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