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 신석기인 주식은 물고기였다

조홍섭 2020. 03. 16
조회수 7611 추천수 0
5500년 전 사막 되기 전 강·호수 풍부…메기와 틸라피아 뼈 대량 발굴

de1.jpg » 사하라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타카르코리 동굴 주거지 유적지. 한때는 물이 풍부한 곳이었다. 사비노 디 레르니아, 2020 제공.

사하라의 수렵채집인 식탁에는 거의 매끼 메기나 틸라피아가 올랐을 것이다. 사막이 되기 전 1만∼5000년 전 사이 사하라는 신석기인에게 다량의 물고기를 공급할 수 있는 호수와 강이 사방에 널린 곳이었다.

윔 반 니르 왕립 벨기에 자연과학연구소 연구원 등 국제 연구진은 사하라사막의 한가운데인 리비아 남서부 타카르코리 동굴 주거지 유적지를 발굴한 결과 사람이 먹고 버린 다량의 물고기 뼈를 발굴했다고 과학저널 ‘플로스 원’ 2월 19일 치에 실린 논문에서 밝혔다.

de2.jpg » 신석기인이 그린 사하라사막의 변화. 한때 기린 등이 서식하던 사바나 환경이었음을 보여준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이 지역은 덥고 바람이 세며 연평균 강수량이 0∼20㎜에 불과한 극도로 건조한 지역이다. 그러나 홀로세 초·중기(1만200년∼4650년 전)에는 수많은 호수와 강, 그리고 사바나와 같은 평원이 펼쳐져 많은 동물이 살던 곳이었다. 주거지 유적에서 나온 다양한 동·식물 잔해가 이를 뒷받침한다.

동물 잔해 1만7551점의 80%는 메기와 틸라피아 등 물고기였다. 이어 포유류 19%, 조류 1% 등이 뒤를 이었고, 악어와 거북 등 파충류와 연체동물, 양서류의 잔해도 발굴됐다. 잔해에는 칼자국이나 불에 탄 흔적이 있어 사람이 먹고 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윔 반 니르는 “동물 잔해의 종을 규명하고 연대를 측정해 시간이 지나면서 동물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 수 있었다”고 이 연구소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발굴한 동물 잔해는 이 지역이 습윤 환경 조건이었을 뿐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음도 보여주었다. 연구자들은 음식에서 물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잡아먹는 어종이 필타피아에서 메기로 바뀌며, 물고기의 크기가 작아지는 양상이 그것을 뒷받침한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de3.jpg » 리비아 타카르코리 유적지 발굴 현장. 로마 사피엔사 대학 제공.

홀로세 초인 1만200∼8000년 전 동굴 주거지를 마련한 신석기 수렵 채집인은 어업으로 살아갔다. 당시 지층에서 발굴된 동물 잔해의 90%는 물고기였다. 그러나 홀로세 중기인 5900∼4650년 전에 이르면 물고기의 비중은 40%로 줄어든다. 연구자들은 “(사막화로) 물고기가 줄어들자 사람들은 점점 포유동물 사냥과 나중에는 가축 사육에 의존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막화와 함께 습지가 줄어들고 건조화가 일어나자 잡아먹는 물고기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무엇보다 식탁에서 메기의 비중이 커졌다. 메기보다 틸라피아가 더 빨리 줄어들었다. 이 지역에 서식하는 메기는 공기 호흡 메깃과에 속해, 아가미에 더해 공기 호흡기관이 있으며 물 밖에서도 한동안 살 수 있다.

de4.jpg » 공기 호흡기관이 있어 산소가 부족한 얕은 물에서 잘 사는 공기 호흡 메기의 일종. 아프리카와 동남아, 중동에 서식한다. 베르나르 듀폰,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연구자들은 “건조화가 일어나 습지의 물이 줄면서 수온 상승, 산소 부족, 염도 증가에 견딜 수 있는 메기가 점차 중요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타피아 가운데도 염분에 잘 걸리는 종의 비중이 커졌고, 전반적으로 환경조건이 나빠지면서 틸라피아의 발육이 부진해 크기가 작아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연구자들은 잘 마르지 않는 큰 호수를 중심으로 거주지가 형성됐다가 건조화에 따라 지표수에 의존하던 곳부터 사막으로 바뀌고 마지막에 호수까지 마르면서 주거지도 소멸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하라가 사막은 5500년 전 사막으로 바뀌었다.

사하라 지역은 아프리카 몬순이 약화하면 사막이 되었다, 강화하면 다시 열대 초원으로 바뀌는 변화를 2만 년마다 되풀이한다. 이는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 변화에 따른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de5.jpg » 말라붙어 사라진 차드 호의 나일틸라피아 뼈 잔해. 물고기에 든 인은 바람을 타고 대서양을 건너 아마존 숲에 떨어진다. 허드슨 에드워즈 외 (2014) ‘화학 지질학’ 제공.

지금은 사라졌지만, 사하라가 사막이 되기 전에는 사하라 한가운데 거대한 차드 호가 있었고, 이 호수가 마를 때 죽은 막대한 양의 죽은 물고기의 인 성분이 먼지와 함께 날아가 아마존 열대림에 비료를 뿌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사하라 죽은 물고기 아마존 숲 살린다).

인용 저널: PLOS ONE, DOI: 10.1371/journal.pone.0228588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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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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