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벌채로 ‘유령 포식자’ 야생 개 멸종 우려

조홍섭 2020. 0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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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여우와 다른 개의 먼 조상, 교란 안 된 원시림에만 서식


St. George -1.jpg » 1890년 출간된 단행본 논문에 실린 작은귀개 그림. 그러나 이 은밀한 동물의 생태에 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아마존에서 가장 신비로운 동물로 꼽히는 야생 개는 강변의 교란되지 않은 원시림에서만 사는 동물로 생태가 거의 알려지지 않다. 그러나 무인 카메라를 동원한 대규모 국제연구 결과 현재 진행 중인 숲 파괴가 이 수수께끼 포식자에게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나타났다.


개는 늑대와 함께 ‘개속’에 포함되며, 여우는 같은 갯과이지만 ‘여우속’이다. 아마존의 ‘작은귀개’도 갯과이지만, 개나 여우와 다른 아텔로키누스속에 포함되며 이 속의 유일한 종이다. 아마존 열대우림에는 재규어, 개미핥기, 아르마딜로 같은 희귀동물이 다수 서식하지만 작은귀개처럼 지구에서 아마존에만 사는 동물은 아니다.


이 야생 개는 250만년 전 떨어져 있던 남미와 북미 대륙이 연결되자 북미에서 남미로 건너간 갯과 동물의 하나로 열대우림에 적응해 진화했다. 1883년 학계에 보고됐지만, 아직 생태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은둔 포식자’이다.


몸무게 9∼10㎏으로 아마존 강 본류의 오른쪽인 서부와 중부 유역에 서식하는데, 분포영역은 넓지만 개체수는 드물고 낮에 홀로 활동한다. 물가 생활에 적응해 발에는 부분적인 물갈퀴가 나 있다.


sh1.jpg » 작은귀개가 무족영원을 잡아 물고 가는 모습이 무인 카메라에 촬영되기도 했다. 이 양서류는 독성을 분비해 야생 개가 독소에 면역이 있음을 짐작게 한다. 시스네로스-헤레디아 외 (2010) ‘아반세스’ 제공.

이 야생 개는 주로 물고기와 곤충, 소형 포유류를 잡아먹고 살며 새, 게, 개구리, 파충류는 물론 다양한 과일도 먹어 식물의 씨앗 확산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에는 에콰도르 아마존 강 상류에서 이 야생 개가 뱀처럼 네다리가 없는 양서류인 무족영원을 물고 있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다니엘 로차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 동물학자 등 국제 연구진은 아마존 산림의 벌목과 분단이 야생 개 서식지에 끼치는 영향을 모델링과 무인 카메라 촬영을 통해 조사했다. 과학저널 ‘왕립학회 공개과학’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앞으로 이 동물의 3세대가 지나기 전인 2027년까지 현재 서식지의 30%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위험 근접종’으로 되어 있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VCN)의 멸종위기 등급이 ‘취약종’으로 상향 조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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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3593_10151898321271056_484581403_o.jpg » 브라질 동물학자 레나타 레이테 피트먼은 2006년 페루의 벌목업자가 데려온 작은귀개 새끼를 입양해 기르다 2010년 위치 추적 장치를 달아 야생에 방사했다. 위 사진은 두 살 때 얼굴 모습이고 아래는 위치 추적 장치를 단 네 살 때 모습이다. 레이테 피트먼 페이스북 제공.


연구자들은 이 동물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으로 벌목과 농업개발을 위한 대규모 산림 파괴, 개 전염병 감염, 먹이 감소, 기후 변화 등을 꼽았다. 최근 농경지와 목초지 확보를 위해 아마존에서 무단 벌채와 고의 방화가 광범하게 벌어지고 있고, 특히 아마존 보전보다 개발을 앞세우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집권 이후 아마존 파괴가 가속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연구자들은 “작은귀개의 서식지는 아마존 숲에서도 강변의 저지대가 단절되지 않고 이어져 있으며 교란되지 않은 곳”이라고 밝혀, 야생 개가 숲 파괴의 일차적 피해자가 될 것을 시사했다.


개 바이러스의 전파도 심각한 위협이다. 사냥꾼이 숲으로 데리고 들어오는 개는 개홍역이나 파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가 많아, 분비물 등을 통해 전파된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없는 야생 개에게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또 이번 연구에서 야생 개는 연 강수량이 3000㎜가 넘는 지역이 최적 서식지이고 1500㎜ 이하인 곳에선 살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나, 건조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측되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도 예상된다.


인용 저널: Royal Society Open Science, DOI: 10.1098/rsos.190717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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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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