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와이 슌지 감독. 사진 서울환경영화제 사무국 제공
이와이 슌지 감독, 원전 경고 다큐 들고 환경영화제 찾아
일본은 원전 위험성 보도 안해…사고는 세계 어디서든 가능
“일본의 텔레비전·신문 등 (주류) 언론은 ‘원자력 마을’ 안에 있습니다. 원전과 가까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들은 원전에 대해 나쁜 말을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최근 일본에서 모든 원전이 가동을 중지했는데, 그 전까지 시민들이 총리 관저를 사람띠로 두르는 시위까지 했지만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영화감독 이와이 슌지(49·사진)는 원전문제를 소홀히 다루는 일본 언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환경영화제에 초청받은 그는 10일 서울 용산씨지브이(CGV) 극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원전의 위험성을 경고하고자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9~15일 열리는 제9회 서울환경영화제에서 그는 다큐멘터리 영화 <3·11-이와이 슌지와 친구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 일본 동북부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 이후를 기록한 영화로, 원전을 반대하는 환경운동가·학자·배우 등 12명의 인터뷰를 모았다. 일본에서 원전사고 1돌을 추모하면서 극장 개봉했고, 올해 베를린영화제 포럼부문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이번 다큐는 정답이 아니라 하나의 의견에 불과합니다. 이걸 계기로 사람들이 관심을 품고 공부를 하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러브레터>, <4월 이야기> 같은 감성적인 영화로 한국에도 많은 팬을 확보한 그는 요즘 환경운동가 못지않게 고민하면서 탈원전 운동에 힘을 쓰고 있다.
그는 차분한 어조로 원전의 위험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핵폐기물 처리에는 10만년, 20만년 혹은 더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스트론튬이나 플루토늄 같은 물질은 아무리 최첨단 기계를 사용해도 검출이 어렵다는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원자력발전은 피해만 낳을 뿐입니다.”
원전 사고가 세계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그는 “발전소에서 일하는 사람은 피폭을 당할 수밖에 없는” 원자력발전의 비인도성도 비판했다.
그는 물 자원 문제를 주제로 다큐의 제2편을 준비하고 있다. “누군가가 수원을 독점하고, 우리는 물을 사 마시고 있습니다. 물 이권은 그 자체로 중요한 주제이자, 환경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