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타와 매는 왜 눈이 큰가, 그리고 사람은?

조홍섭 2012. 0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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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속력 빠를수록 눈 크다…새 이어 포유류에서 밝혀져

사람 눈 커진 이유는 사회적 소통이 중요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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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가장 빠른 치타는 체중 대비 눈의 크기가 가장 큰 포유류이기도 하다. 사진=에릭 다멘, 위키피디어 코먼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동물은 치타와 매인데, 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큰 눈이 두드러진다. 느린 키위나 펭귄은 눈이 작은 편이다.그렇다면 동물의 속도와 눈의 크기 사이엔 어떤 관련이 있지 않을까.
 

일찍이 과학자들은 그런 상관성을 눈치챘다. 로이카르트의 법칙이 그것이다. 빨리 달리는 동물일수록 큰 눈을 가진다는 것이다.
 

빠른 속도를 내는 동물은 뛰어난 시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장애물을 피하지 못하면 치명적인 충돌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눈이 커지면 수정체의 초점거리가 길어지고 어두운 곳에서도 빛을 많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예민하고 날카로운 시력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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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 렌즈처럼 큰 눈으로 뛰어난 시력을 자랑하는 참매. 사진=위키피디어 코먼스.

 

이 법칙에 비춰 보면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새들이 육상동물보다 몸집에 견줘 큰 눈을 지녔음을 알 수 있다. 또 시속 320㎞의 속도로 먹이를 향해 내리꽂는 매가 천진해 보이는 큰 눈을 지닌 까닭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법칙이 육상의 포유류에게도 적용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앰버 허드-부스 등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과학자들은 국제학술지 <해부학 기록>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포유류 50종을 대상으로 이 법칙이 맞는지를 조사했다.
 

포유류의 눈 크기는 몸과 머리의 크기, 행동 유형, 그리고 먹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자들은 동물 종의 체중, 눈의 크기(안구의 직경), 최대 주행 속도의 상관관계를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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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동물은 눈도 크다. 기린의 눈 직경은 4㎝가 넘는다. 사진=한스 힐레베르트, 위키피디어 코먼스.

 

얼굴이 클수록, 곧 몸집이 커다란 동물일수록 눈도 크기 마련이다. 눈의 크기는 아프리카코끼리가 39.6㎜, 얼룩말 41.5㎜, 기린 42㎜, 대형 영양인 일런드 47.7㎜ 등으로 ‘왕눈’이었다.
 

하지만 체중이 작으면서도 커다란 눈을 가진 대표적인 동물이 육상 최고의 스프린터인 치타이다. 시속 110㎞로 달리는 치타는 몸무게가 55㎏에 지나지 않지만 눈의 크기는 36.7㎜로 체중이 3~4배 무거운 사자나 호랑이와 비슷하다.
 

영장류 가운데는 파타스원숭이가 24.9㎜로 눈의 크기가 가장 컸는데 이는 체중이 25배 무거운 고릴라와 비슷하다. 파타스원숭이는 원숭이 가운데 가장 빠른 종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이 통계적으로 체중의 차이를 고려해 비교한 결과 최대 속도와 눈의 크기는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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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속력에 비해 큰 눈을 지니고 있다. 사진=타헤르다바그, 위키피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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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의 마라톤 선수. 인류의 진화에 기여한 것은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달리기였다. 사진=에릭 반 리웬, 위키미디어 코먼스.

 

사람의 눈 크기는 23.3㎜로 비슷한 몸집의 다른 동물에 비해 상당히 큰 편이다. 늑대의 눈이 22.5㎜로 견줄만한데, 늑대는 최대 속도가 64㎞나 된다. 사람은 단거리 선수가 시속 36.7㎞로 달리니, 큰 눈을 가진 동물치고는 느린 편이다.
 

사실 사람은 단거리 질주가 아니라 지구력 있는 장거리 달리기로 주로 사냥을 했고 그것이 인류 진화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은 몸은 단거리가 아니라 장거리 달리기에 맞춰져 있다. 오래 달릴 때 사람의 속력은 시속 9~23㎞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람이 큰 눈을 진화시킨 것은 다른 선택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분석했다. 논문은 “사람이 큰 눈과 좋은 시력을 갖게 된 것은 빠른 주행 속도보다는 다른 사람 얼굴의 미묘한 표정 변화를 알아채는 사회적 소통이 훨씬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The Influence of Maximum Running Speed on Eye Size: A Test of Leuckart’s Law in Mammals
AMBER N. HEARD-BOOTH AND E. CHRISTOPHER KIRK
THE ANATOMICAL RECORD
DOI 10.1002/ar.22480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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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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