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만한 노래기, 걷는 선인장, 스폰지밥…2012 신종 톱10

조홍섭 2012. 05. 24
조회수 55343 추천수 0

국제 종 탐사 위원회, 생물다양성 감소와 신종 발견 관심 높이려 선정

기상천외한 생물 세계… "우리는 지구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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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발견된 세계적 멸종위기종 재채기 원숭이. 사진=토마스 가이스만, 포나 앤 플로라 인터내셔널.

 

들창코에 빗방울이 떨어지면 재채기를 하는 원숭이, 지하 1300m에 사는 악마 벌레, 걷는 선인장, 스폰지밥을 빼닮은 버섯….
 

이런 종들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새로 발견된 생물종 가운데 가장 특이한 10가지 종에 선정됐다.
 

미국 애리조나대 국제 종 탐사 연구소는 24일 세계적인 생물다양성 감소와 새로운 생물종 발견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확정한 ‘2012 신종 톱 10’을 누리집을 통해 발표했다.
 

심사위원회는 지난해 새로 발견된 1만 8000여 종의 생물 가운데 후보에 오른 200종을 대상으로 10종의 가장 특이하고 흥미로우며 생물다양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종을 골랐다.
 

심사위원회 매리 리즈 재미슨 위키타 주립대 교수는 “(이번에 선정된 생물종은) 우리는 지구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 잘 보여 준다”고 말했다. 다음은 선정된 10대 신종이다.

 

재채기 원숭이

 
미얀마(버마)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재채기 원숭이는 세계적인 희귀종 긴팔원숭이인데, 콧구멍이 공중을 향하는 들창코여서 비가 오면 재채기를 해 댄다. 검은 털에 흰 수염이 달린 이 원숭이는 비가 올 때 머리를 다리 사이에 넣어 빗방울을 피한다. 과학자들이 주민과 사냥꾼에게 이 원숭이를 어떻게 찾느냐고 묻자 “비 오길 기다려라”는 답을 들었다. 재채기 소리가 들린다는 것이었다.


재채기 원숭이 유튜브 동영상

 

  

악마 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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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벌레 머리 부분의 전자현미경 사진. 선충의 일종이다. 사진=G. 보르고니, 벨기에 겐트 대.

 

지구상 가장 깊은 땅속에 사는 다세포 동물이다. 남아프리카의 한 금광 1300m 지하에서 끌어올린 물속에서 발견됐다. 이 벌레의 학명은 파우스트의 악마 메피스토이다. 길이는 약 0.5㎜로 작지만 엄청난 압력과 37도에 이르는 더운 곳에서 살아간다. 다른 행성에서 생물이 발견된다면 이런 형태일 가능성이 있다.
 

스폰지밥 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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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지밥 버섯. 해면처럼 생겼다. 사진=톰 브룬스.

 

인기 만화영화 ‘스폰지밥 네모 바지’의 주인공을 빼닮은 버섯도 발견됐다. 학명 자체가 ‘스폰지밥 네모 바지이다. 마치 스폰지처럼 이 버섯을 꾹 눌렀다 떼면 원래의 모양과 크기로 돌아온다.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섬에서 발견됐으며 파인애플에서 자라며, 과일 냄새가 난다.
 

걷는 선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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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선인장 상상도. 캄브리아기 원시 생물이다. 사진=류 지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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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선인장의 화석. 사진=류 지아니.

 

‘걷는 선인장’은 식물이 아니라 동물이며, 이미 멸종한 화석동물이다. 중국 남서부의 5억 2000만년 전 캄브리아기 퇴적층에서 발견된 이 동물은 절지동물의 조상으로 다리가 달린 체절이 있다.
 

거대 노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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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손바닥 만한 아프리카의 거대 노래기. 사진=G. 브로바드.

 

아프리카의 생물다양성 보고인 탄자니아 동부 산악지대에서 발견된 이 거대한 노래기는 길이가 16㎝이며 56개 이상의 발이 달렸다. 썩어가는 숲 바닥에 사는데 직경이 1.5㎝로 소시지처럼 생겨 ‘돌아다니는 소시지’란 학명을 얻었다.
 

상자 해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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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모양의 신종 해파리. 사진=네드 딜로아크.

 

놀랄 만큼 아름답지만 독성이 강한 상자 모양의 이 신종 해파리를 뭐라고 부를지는 ‘시민 과학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무려 300개의 이름 후보가 온라인으로 접수됐고 가장 인기를 끈 이름은 ‘아이쿠’(Oh Boy!)였다. 학명도 타마요 오보이아(Tamoya ohboya)이다.

 

■상자 해파리 유튜브 동영상

 

 

 밤에 피는 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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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만 피는 난초. 사진=잡 베르뮬렌.

 

전 세계 2만 5000여 종의 난초 가운데 유일하게 밤에 꽃이 피는 난이 뉴기니에서 발견됐다. 밤 10시께 피어 아침에 지는 이 난초는 비교적 작고 날씬한 몸매에 긴 수염이 달린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다. 자생지가 벌목으로 멸종 위기에 있다.(■ 관련기사=밤에만 피는 난 최초 발견)
 

개미 기생 말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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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기생 말벌의 얼굴 확대 모습. 사진=반 아크테르버.

 

이 신종 기생 말벌은 개미의 몸속에 알을 낳는다. 지상 1㎝ 높이에서 저공비행을 하다가 0.052초 동안 순식간에 개미에게 알을 낳는데, ‘벌처럼 쏜다’는 말은 이 말벌에 해당하는 말일 것이다. 개미는 말벌로부터 피하기 위해 집게를 여는 등 애를 쓰지만 결국 알에서 깬 말벌 애벌레의 먹이가 되고 만다.
 

기생 말벌 유튜브 동영상
 

 

네팔 가을 개양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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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신종 개양귀비. 사진=폴 이건.

 

네팔 가을 개양귀비는 작아서 잘 보이지 않거나 아주 외진 곳에서 살기 때문에 여태 발견되지 않은 것이 아니다. 화사하고 아름다운 색깔의 이 식물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부분적으로 이 야생화가 자라는 극단적인 환경 때문이다. 네팔 중부의 4000m 고산지대가 자생지인데 꽃이 피는 가을은 우기여서 접근이 힘들다. 또 과거에 이미 두 번이나 채집이 됐지만 아시아 식물을 연구하는 식물학자가 많지 않은 탓에 신종 식물인지 몰랐다가 지난해 새로운 식물로 공식 등록됐다.
 

푸른 타란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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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빛 푸른 빛을 띠는 신종 타란툴라 거미. 사진=로헤리우 베르타니.

 

형광 빛 푸른 색의 타란툴라 거미는 브라질에서 발견됐다. 매우 아름다워 애완동물 수집가의 표적이 될 수 있고 서식지가 분산되어 있어 멸종 위험이 크다.

 

■ 2011년 세계 신종 톱 10 관련기사=콧속 거머리, 발광 버섯 등 지난해 신종 톱 10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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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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