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한 고래상어의 그물 털기
인도네시아서 고기 든 유자망 '폭풍 흡입' 물고기 빼내
고래상어의 물고기 도둑질 틈타 무선인식 장치 삽입, 보호 나서
» 콘서베이션 인터내셔널(CI) 연구자가 물고기를 먹으러 모인 고래상어에 무선인식 장치를 피부에 삽입하고 있다. 사진=마크 에르드만, CI
인도네시아 센드라와시 만 국립공원에는 세계 최대의 물고기인 고래상어가 물려든다. 길이 15m까지 자라는 이 물고기는 어디서 번식을 하는지 등 생태가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국제적 보호종이다.
미국의 자연보호단체 콘서베이션 인터내셔널(CI)은 최근 누리집에 이 지역 상어에 무선표지 장치를 삽입하는 사업을 소개했다. 애완동물의 피부 밑에 삽입하는 전자 인식장치(RFID)를 고래상어에 심으면 이들의 이동 경로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사 과정에서 고래상어의 흥미로운 행동을 목격했다. 일반적으로 고래상어는 플랑크톤이나 소형 어류를 물과 함께 흡입해 잡아먹는데 이곳에 모이는 고래상어들은 어부들이 낚시용 미끼를 잡기 위해 설치해 둔 유자망을 힘껏 빨아들여 터진 틈으로 삐져나오는 물고기를 ‘흡입’하는 방식을 터득한 것이다. 고래상어들은 마치 어린 아기가 젖꼭지를 빨듯이 물고기가 가득 든 그물의 한쪽 귀퉁이를 세게 빨아 물고기를 잡아먹는 손쉬운 기술을 익힌 것이다.
» 고래상어는 번식장소 등 생태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국제 보호종이다. 사진=마크 에르드만, CI
연구진은 고래상어가 몸집이 큰데다 늘 유영하기 때문에 무선표지 장치를 삽입하기 힘들 것으로 생각했으나 이런 행동 덕분에 30여 마리에 설치를 할 수 있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 시스템 오류로 기사가 사라져 2012년 7월20일 오후 2시12분 기사를 다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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