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와 치타가 100m 경주를 하면?

조홍섭 2012. 07. 31
조회수 42065 추천수 1

치타 100m 5초대에 뛰어…역도는 고릴라, 멀리뛰기는 캥거루가 메달 감

동물과 사람의 신체 능력 비교, 사람은 만능성 탁월

 

Malene Thyssen_640px-Gepardjagt1_(Acinonyx_jubatus).jpg » 시속 105㎞까지 달리는 치타. 사진=말린 타이슨, 위키미디어 코먼스  

 

만약 우사인 볼트가 올림픽 육상트랙에 치타와 함께 달린다면, 아마 물리지 않으려고 내달려 세계기록을 깰지는 모르지만 금메달은 치타에게 넘겨야 할 것이다. 100m를 볼트가 9.58초에 주파하지만 치타에게는 5.8초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올림픽에는 운동 능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참가해 기량을 겨루지만 야생동물과 경주용 동물 가운데는 이를 능가하는 실력을 지닌 동물들이 많다. 크레이크 샤프 영국 브루넬 대학 스포츠 의학 및 인체 능력 센터 교수가 국제학술지 <수의 기록> 최근호에 소개한 인간과 동물의 스포츠 능력을 알아본다.
 

04035756_P_0.jpg » 가장 빠른 인간 우사인 볼트. 사진=김정효 기자

 

볼트는 육상 200m에서도 19.19초의 세계 기록을 냈지만, 이 정도 속도는 치타가 아니라도 같은 거리를  9.98초에 뛰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유명한 경주마 블랙 캐비어나 11.2초에 뛰는 경주 견 그레이하운드에도 못 미친다.
 

지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인 치타는 시속 104㎞의 속력을 내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보다 곱절은 더 빠르다. 프롱혼 영양도 시속 89㎞의 속력을 자랑하고 가장 빠른 경주마도 시속 88㎞로 이에 버금간다.
 

AngMoKio_640px-Greyhound_Racing_2_amk.jpg » 그레이하운드가 질주하는 모습. 200m를 11.2초에 뛴다. 사진=앙모키오, 위키미디어 코먼스

 

사람은 시속 37.6㎞까지 달릴 수 있는데, 이 정도로 제칠 수 있는 동물은 시속 35.3㎞까지 달리는 단봉낙타뿐이다. 하지만 낙타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시속 16㎞의 속도로 8시간이나 계속 달릴 수 있어 장거리 경주에서는 사람이 상대가 되지 않는다. 오래 달리기 부문에서는 경주 견인 시베리아 허스키가  지난해 8일 19시간 47분 동안 하루 182㎞꼴로 주파한 기록이 있다.

 

800px-White_huskies_dog_sledding.jpg » 썰매를 끄는 시베리아허스키. 장거리 주행 전문가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동물들이 네 발로 달려 사람보다 빠르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두 발로 달리는 새인 북아프리카 타조는 시속 64㎞까지 달릴 수 있다.
 

멀리뛰기에서는 마이크 파웰의 8.95m가 기록이지만 호주의 붉은캥거루는 12.8m로 이를 가볍게 넘어선다. 붉은캥거루는 멀리만 뛰는 게 아니라 높이도 뛰어 3.1m의 기록을 가지는데, 이는 쿠바의 높이뛰기 선수 자비에르 소토마요르가 세운 2.45m 기록을 훌쩍 넘어선다.
 

북한의 역도선수 김은국은 인상 153㎏, 용상 174㎏을 합쳐 324㎏을 들어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아프리카코끼리는  코로 300㎏을 들어올리며 820㎏을 끌 수 있다. 회색곰도 455㎏을 드는 힘이 있고, 고릴라는 무려 900㎏을 든다.
 

샤프 교수는 “올림픽의 모토가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강하게’인데 모든 동물이 올림픽에 참가한다면 그 수상자는 매와 독수리, 대왕고래가 차지할 것”이라며 “하지만 인간은 어떤 동물보다 더 만능인 육체를 지녔다”고 밝혔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N.C.Crag Sharp

Animal athletes: a performance review

Veterinary Record 2012; 171: 87~94 doi: 10. 1136/vr.e4966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얼굴에 손이 가는 이유 있다…자기 냄새 맡으려얼굴에 손이 가는 이유 있다…자기 냄새 맡으려

    조홍섭 | 2020. 04. 29

    시간당 20회, 영장류 공통…사회적 소통과 ‘자아 확인’ 수단 코로나19와 마스크 쓰기로 얼굴 만지기에 어느 때보다 신경이 쓰인다. 그런데 이 행동이 사람과 침팬지 등 영장류의 뿌리깊은 소통 방식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침팬지 등 영장류와 ...

  • 쥐라기 바다악어는 돌고래처럼 생겼다쥐라기 바다악어는 돌고래처럼 생겼다

    조홍섭 | 2020. 04. 28

    고래보다 1억년 일찍 바다 진출, ’수렴 진화’ 사례 공룡 시대부터 지구에 살아온 가장 오랜 파충류인 악어는 대개 육지의 습지에 산다. 6m까지 자라는 지상 최대의 바다악어가 호주와 인도 등 동남아 기수역에 서식하지만, 담수 악어인 나일악어...

  • ‘과일 향 추파’ 던져 암컷 유혹하는 여우원숭이‘과일 향 추파’ 던져 암컷 유혹하는 여우원숭이

    조홍섭 | 2020. 04. 27

    손목서 성호르몬 분비, 긴 꼬리에 묻혀 공중에 퍼뜨려 손목에 향수를 뿌리고 데이트에 나서는 남성처럼 알락꼬리여우원숭이 수컷도 짝짓기철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과일 향을 내뿜는다. 사람이 손목의 체온으로 향기를 풍긴다면, 여우원숭이는 손목 분...

  • 뱀을 향한 뿌리 깊은 공포, 새들도 그러하다뱀을 향한 뿌리 깊은 공포, 새들도 그러하다

    조홍섭 | 2020. 04. 23

    어미 박새, 뱀 침입에 탈출 경보에 새끼들 둥지 밖으로 탈출서울대 연구진 관악산서 9년째 조사 “영장류처럼 뱀에 특별 반응” 6달 된 아기 48명을 부모 무릎 위에 앉히고 화면으로 여러 가지 물체를 보여주었다. 꽃이나 물고기에서 평온하던 아기...

  • 금강산 기암 절경은 산악빙하가 깎아낸 ‘작품'금강산 기암 절경은 산악빙하가 깎아낸 ‘작품'

    조홍섭 | 2020. 04. 22

    북한 과학자, 국제학술지 발표…권곡·U자형 계곡·마찰 흔적 등 25곳 제시 금강산의 비경이 형성된 것은 2만8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 때 쌓인 두꺼운 얼음이 계곡을 깎아낸 결과라는 북한 과학자들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북한의 이번 연구는 금강산을...

인기글

최근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