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3000만 년 전 진드기, 호박 속에서 발견

조홍섭 2012. 08. 29
조회수 25064 추천수 1

공룡시대 이전 침엽수 나뭇진에 빠진 절지동물 모습 드러내

기존보다 1억년 오랜 최고 화석, 7만개 물방울 호박 일일이 조사해 찾아

 

mitea.jpg » 2억 3000만년 전 진드기의 모습. 나뭇진이 굳은 호박에서 발견됐다. 사진=알렉산더 슈미트, 고팅겐 대학, 미 국립학술원회보

 

스티븐 스필버그의 공상과학 영화 <쥐라기 공원>에서 과학자들은 공룡의 유전자를 얻기 위해 공룡의 피를 빤 뒤 나뭇진에 갇혀 화석이 된 모기를 이용한다. 여기서 나뭇진이 굳어 화석이 된 호박으로부터 고대 곤충을 연구하는 것까지는 과학이지만 그 이후는 공상의 영역이다.
 

호박은 고대 생태계를 들여다 볼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 대부분의 화석이 죽은 뒤 쉽게 분해되지 않는 뼈나 껍질 정보를 주는 데 비해 호박은 좀처럼 화석으로 남기 힘든 연약한 곤충 등의 생생한 모습을 간직하기 때문이다. 호박에선 고대 세계의 곤충뿐 아니라 거미, 거미줄, 개구리, 나무 조각, 꽃, 털, 깃털 등이 발견되기도 한다.
 

740px-Spider_in_amber_(1).jpg » 거미가 든 호박. 호박은 고 생태계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이제까지 호박에서 나온 절지동물의 가장 오랜 화석은 중생대 백악기인 1억 3000만 년 전의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그보다 1억 년이나 앞선 시대의 절지동물이 호박 속에서 발견돼 눈길을 끈다. 공룡시대가 미처 시작되기도 전 나무에 살던 절지동물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데이비드 그리말디 미국 자연사박물관 큐레이터 등 국제 연구진은 최근 <미 국립과학원회보> 인터넷판에 실린 논문에서 가장 오랜 절지동물 호박 화석의 발견 사실을 보고했다.
 

Typical appearance of numerous amber droplets found in the paleosol of the Dolomite Alps Triassic outcrop. Scale bar∶5 mm..jpg » 연구진이 알프스산 노두에서 발굴한 직경 2~6밀리의 호박 모습. 사진=S. 카스텔리, 파도바 대학, 미 국립과학원회보

 

amber1.jpg » 개별 호박의 모습. 현재는 멸종한 침엽수의 나뭇진이 굳어 만들어졌다. 사진=S. 카스텔리, 파도바 대학, 미 국립과학원 회보  

 

연구진은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산의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노두에서 지름 2~6㎜인 물방울 모양의 호박을 다수 발굴했다. 현재는 멸종한 침엽수가 분비한 나뭇진이 굳어 화석이 된 이들 호박 7만여 개를 일일이 조사한 연구진은 그 속에서 절지동물이 들어있는 3개를 찾아냈다.
 

하나에는 깔다구의 일종이, 다른 두 개에는 진드기가 들어있었다. 보존상태가 좋지 않은 깔다구와 달리 진드기는 형태가 온전해 1600배까지 확대 분석이 가능했다. 진드기의 몸 길이는 각각 0.124㎜와 0.21㎜였다.

 

2mite1.jpg » 트라이아스기 진드기 모습. 다리가 두개밖에 없는 등 현생 종의 모습과 유사했다. 사진=알렉산더 슈미트, 고팅겐 대학, 미 국립과학원회보

 

이 진드기는 혹응애의 일종으로 밝혀졌는데, 현재 혹응애는 3500여종이 있으며 화석의 진드기와 달리 거의 대부분 속씨식물을 먹는다.
 

흥미롭게도 화석의 진드기는 발이 두 개밖에 없는 등 현재의 혹응애와 형태상으로 거의 비슷했다고 논문은 밝혔다.

 

Emmanuel Boutet_535px-Gouttes-drops-resine-2.jpg » 나뭇진이 흘러내리는 모습. 곤충이 진에 갇힌 뒤 굳어 오랜 세월이 흐르면 일종의 타임캡슐이 된다. 사진=에마누엘 부테트, 위키미디어 코먼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Arthropods in amber from the Triassic period
Alexander R. Schmidt, Saskia Jancke, Evert E. Lindquist, Eugenio Ragazzi, Guido Roghi, Paul C. Nascimbene, Kerstin Schmidt, Torsten Wappler, and David A. Grimaldi
www.pnas.org/cgi/doi/10.1073/pnas.1208464109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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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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