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 100종 선정

조홍섭 2012. 09. 12
조회수 11696 추천수 1

IUCN 세계 100대 멸종위기종 발표

적은 개체수, 좁은 자생지에 애완용 불법 채취와 외래종 위협도  

 

s1_Lophura edwardsi c Tom Friedel BirdPhotos.jpg » 100대 멸종위기종에 포함된 베트남 야생꿩인 에드워즈꿩. 1996년 70년만에 발견됐으나 2000년 이후 관찰 기록이 없다. 벌목과 고엽체로 멸종 위기에 몰렸다. 사진=톰 프리델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에 놓여있는 생물 100종이 선정됐다.
 

제주에서 세계자연보전총회(WCC)를 열고 있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영국 런던동물학협회(ZSL)와 함께 11일 ‘귀중한 존재인가? 쓸모없는 존재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멸종의 기로에 선 대표적인 생물을 소개했다.

 

100종의 선정 작업에는 자연보전연맹 종 생존위원회(SSC) 과학자 8000여 명이 참여했다. 100종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를 간추려 소개한다.
 
넓적부리도요
 

s_Eurynorhynchus pygmeus Copyright Baz Scampion.jpg » 10년 안에 멸종될 위험이 큰 넓적부리도요. 간척사업도 큰 위협요인이다. 사진=바즈 스캄피온

 

100종 가운데 유일하게 한반도서 서식하는 종이다. 주걱 모양의 독특한 부리를 지닌 이 작은 새는 북동 러시아 툰드라 지방에서 번식을 하고 동남아에서 겨울을 나는데, 중간 기착지로 한반도의 서해안 갯벌을 찾는다.
 

현재 지구에 남아있는 번식 가능한 개체는 100쌍 이하로 세계에서 가장 큰 멸종위기에 놓인 새로 꼽힌다. 지난 10년 동안 26%가 감소했는데, 다음 10년 안에 멸종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위험은 월동지인 미얀마와 방글라데시에서의 사냥이지만 중간 기착지인 황해 갯벌의 간척도 중요한 위험으로 꼽힌다.
 
상하이자라
 

s_zara.jpg » 세계에 4마리만 남은 무게 120킬로의 상하이자라 모습. 사진=팀 매코맥

 

몸무게 120㎏에 등 껍질이 1m까지 자라는 거대한 자라이다. 중국 위난과 베트남 사이의 강에 폭넓게 서식했으나 남획과 서식지 파괴로 현재 모두 4마리만 살아남아 있다.
 

이 거대 자라는 베트남의 수많은 전설에 남아있는 역사적 동물로 문화적 아이콘이기도 하다. 이 자라를 복원하기 위해 중국 수저우 동물원은 2008년부터 늙은 수컷 상하이자라와 마지막으로 남은 젊은 암컷 자라를 이용해 인공증식 사업을 벌였으나 실패했다. 지난해에도 이들이 얻은 알은 모두 무정란이었다. 보전당국은 2007년 베트남 동모 호수에서 발견된 젊은 수컷과의 교배를 추진하고 있다.
 
북부양털거미원숭이
 

 monkey2.jpg » 브라질 대서양 우림의 깃대종 북부양털거미원숭이. 사진=앤드루 영

 

브라질 남동부 대서양쪽 우림에서만 서식하며 1000개체 미만이 남아 있다. 이 거미원숭이는 평화롭고 자유로운 교미행동으로 유명하다. 수컷은 번식기에 암컷을 독점하려 싸우지 않고 참을성 있게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려 암컷과 짝짓기하는 습성이 있다. 암컷은 여러 수컷과 연달아 교미한다. 2016년 브라질 하계 올림픽의 깃대종 후보 가운데 하나이다. 하지만 대규모 산림 벌채와 사냥으로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붉은지느러미푸른눈
 

s_Scaturiginichthys vermeilipinnis Copyright Adam Kerezsy.jpg » 버려진 목장 우물에서 발견된 보석처럼 아름다운 민물고기. 외래종 때문에 멸종위기에 몰려 있다. 사진=아담 케레치

 

호주 퀸즈랜드의 버려진 목장에 띄엄띄엄 있는 샘물 몇 곳에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작은 물고기이다. 1990년 처음 발견됐다. 뜻밖의 장소에서 아름다운 물고기가 출현해 화제가 됐다.
 

이 물고기의 주요 위협은 모기를 잡기 위해 사람들이 풀어놓은 외래종 물고기이다. 2007년 조사에서 토종 물고기는 샘 4개에서 2000~4000마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을 잡아먹는 외래종 물고기는 30개 샘에서 수백만 마리가 있었다.
 

보전당국은 토종 물고기의 인공증식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현재  외래종이 없는 샘에 이들을 이주시키거나, 외래종만 죽이는 화학약품을 살포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아텐보로 네펜테스
 

s_Nepenthes attenboroughii Copyright Stewart McPherson.jpg » 함정의 크기가 세계 최대의 식충식물인 아텐보로네펜테스. 사진=스튜어트 맥퍼슨

 

세계적 방송인이자 자연주의자인 데이비드 아텐보로 경의 이름을 학명에 넣은 식충식물이다. 벌레잡이 통발의 길이가 30㎝에 이르러 네펜테스 가운데 가장 큰 축에 든다.
 

이 식물은 2007년 필리핀 빅토리아 마시프 산 꼭대기 근처에서 발견됐는데 접근이 몹시 어려워 서식지 파괴의 위험은 적은 편이다. 그러나 유명세를 탄 이 식물을 관상용으로 채집하려는 주민과 방문자의 과도한 채취압력이 주요한 위협이 되고 있다.

 

타히나 스펙타빌리스(자살 야자)
 

s_Tahina spectabilis Copyright William Baker Royal Botanic Gardens Kew.jpg » 마다가스카르 석회암 지대에 사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독특한 야자인 '자살 야자'. 사진=윌리암 베이커, 큐가든

 

싹이 튼 지 100년 만에 원주민이 ‘축복’이라고 이름붙일 만큼 화려한 꽃을 피운 뒤 죽어버리는 독특한 야자이다. 인공위성에서도 보일 만큼 커, 밑둥의 지름이 5m 이상이고 키는 18m이며, 성숙하면 나무 꼭대기에 4~5m 높이로 형광을 뿜어내는 수많은 작고 노란 꽃을 매단다.
 

현재 90그루가 남아있는데, 워낙 개체수가 적고 자생지가 좁아 열대폭풍이나 산불 등 자연재해로 송두리째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종자 보관 등 대책을 마련 중이다.
 
타잔카멜레온
 

s_Calumma_tarzan Copyright Frank Gaw.jpg » 카멜레온의 천국 마다가스카르에서 발견된 신종 타잔카멜레온. 사진=프랭크 가우

 

정글 위에 울려퍼지는 텔레비전 드라마 ‘타잔’의 외침처럼 종 보전에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을 지었다. 마다가스카르 동부의 작은 열대우림에 사는데, 서식지는 작은 숲 3개가 전부로 모두 합쳐도 10㎢가 안 된다. 수컷은 화가 났을 때 노란 줄무늬를 드러내며 아름답다. 화전과 산림벌채로 미래가 불투명하다.
 
피그미세발가락나무늘보
 

s_sloth.jpg » 파나마에만 소수가 살아있는 피그미 나무늘보. 사진=크레이그 터너

 

남아메리카에 사는 나무늘보의 절반도 되지 않는 소형 나무늘보로 파나마의 카리브해 해안의 작은 홍수림에만 서식한다. 갈색 털에는 조류가 자라 녹색 빛을 띠는데 은폐를 위한 것이다. 약 200개체밖에 남지 않아 예기치 않은 환경변화에 취약하다.
 
마다가스카르쟁기날거북
 

s_Psammobates geometricus Copyright Erik Baard.jpg » 앞발 사이로 쟁기 날처럼 생긴 돌기가 있어 애완용으로 불법 포획이 많은 쟁기거북. 사진=에릭 바아르드

 

세계에서 가장 멸종 위험이 큰 거북이다. 앞발 사이에 쟁기 날 같은 돌출물이 달려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사냥과 산불로 인한 서식지 파괴 그리고 독특한 외모로 인한 애완동물용 불법 포획이 주요 위협이다. 애완동물의 수요처는 동남아와 중국이다. 현재 500마리 미만이 남아있다. 1996년에는 보호구역 안에서 73마리가 도난당하는 등 관리도 허술하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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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한겨레신문 환경전문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로서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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