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제왕 흰꼬리수리, 총알 4발 박힌 채 신음

김영준 2013. 02. 06
조회수 20991 추천수 1

김영준의 야생동물 구조 24시

멸종위기종 1급, 피투성이인 채로 숨만 깔딱깔딱

날개 쫙 펴면 2.4m, 무게 7.5㎏까지...수명 21살 

  
흰꼬리수리의 영명은 ‘흰 꼬리를 지닌 바다 수리’라는 뜻의 ‘White-tailed sea eagle’입니다. 미국의 국조인 흰머리수리(bald eagle, Haliaeetus leucocephalus, leuco-는 흰, -cephalus는 머리라는 뜻입니다)와 같은 바다수리류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밖에도 참수리가 살고 있습니다. 참수리는 ‘스텔라의 바다 수리’란 뜻의 ‘Steller‘s sea eagle’로 부릅니다. 학명은 Haliaeetus pelagicus로 여기서 pelagicus는 바다 혹은 대양을 뜻합니다. 학명을 잘 알아보면 동물의 일반적인 특징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eag1.jpg » 다 자란 흰꼬리수리. 

eag2.jpg » 다 자란 참수리.  

eag3.jpg » 검독수리 어린 새.  
 
흰꼬리수리의 학명은 할리아에투스 아빌리실라(Haliaeetus albicilla)로 Hali- 는 바다/소금 -aeetus는 수리 즉 바다수리라는 의미이며, albi- 는 하얗다는, cilla-는 꼬리를 뜻합니다. 흰꼬리 바다 수리라는 뜻이죠.
 
우리나라에서는 흰꼬리수리는 멸종위기 1급, 1973년 천연기념물 제243-3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강력하게 보호하고 있는 동물임에도 총을 아무렇게나 갈겨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난 1월19일 충남 금산군청에서 부상당한 흰꼬리수리가 있다는 신고가 왔습니다. 현장에 도착하자 등에서 피를 흘리고 입안에 피를 머금은 흰꼬리수리 성조가 다리도 움직이지 못한 채 엎드려 있었습니다. 직감컨대 총상이었죠.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천연기념물은 국가지정문화재로서 제92조는 “국가지정문화재를 손상, 절취 또는 은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류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을 포획ㆍ채취ㆍ훼손하거나 고사시킨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하고, 이를 상습적으로 어긴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함께 물릴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런 엄한 벌칙에도 총질을 해대고 있습니다.
 
총상으로 추정된 흰꼬리수리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로 옮겨와 엑스선 사진을 찍었더니 총알 4발이 목과 복부, 다리에 박혀 있었고 가슴을 관통하여 엉덩이뼈를 뚫고 나와 숨이 새어나오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 보기도 드문, 아름다운 새에게 총질을 해대는 인간은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요? 과연 입으로 밥이 넘어갈까요?
 
혈액검사는 더욱 비참했습니다. 혈액내 고형물질의 양은 통상적으로 37~41%는 돼야 하는데 이 흰꼬리수리는 고작 17%였습니다. 피를 심각하게 많이 흘린 것이었죠. 숨쉴 때마다 등에 난 관통상을 통해 피거품이 끓어오르고, 숨이 새어나왔습니다. 이를 어찌해야 할까요.

eag4.jpg » 센터에 도착한 흰꼬리수리입니다.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습니다.  
 
eag5.jpg » 입가에는 피가 묻어있고, 척추를 다쳐 다리를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eag6.jpg » 등에 난 총상은 관통상입니다. 날고 있는 개체를 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eag7.jpg » 저 아름다운 눈빛은 과연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요?  

eag8.jpg » 호흡기를 다쳐서 숨을 쉬면서 피가 입안으로 넘어옵니다. 우리가 과연 어떤 동물에게 이런 아픔을 줄 권한을 가졌을까요?

eag9.jpg » 숨이 새어나오면 호흡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어 일단 관통상을 폐쇄해 두었습니다만, 내부장기는 얼마나 다쳤을지 상상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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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g11.jpg » 이런 대접을 받으려고 한반도에 찾아왔을까요? 차라리 멀고 먼 동토에서 그냥 어렵더라도 버털 것이지.  
  
eag12.jpg » 가슴에도 큼지막한 상처가 있습니다.  
  
eag13.jpg » 적어도 한개 이상의 총알은 관통해 버렸고 나머지 4개의 총알이 몸안에 남아있습니다. 흰점이 탄환.
 
eag14.jpg » 내부장기가 훼손되었지만 현재의 몸 상태로는 내부장기를 수술하기 위해 마취를 할 수도 없습니다.  
  

 
지난 1월 초순 방문했던 경북 울진군 왕피천 하류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흰꼬리수리 어린 새 2마리와 참수리 어린 새 한마리가 날고 있는 사이로 원격조정 모형비행기를 몰아대며 위협하던 사람들입니다. 대체 어떤 정신세계를 가진 것일까요?

  
꼭 그런 사람만 있는 건 아닙니다. 동물을 돕기 위한 노력도 있습니다.
 
지난 2011년 1월 20일에 발견된 흰꼬리수리 어린 새입니다. 농약에 중독된 뒤 낙동강변에 쓰러져 있다가 다리가 물과 함께 얼어붙어 상주 의용소방대분들이 얼음을 깨고 구조한 흰꼬리수리 어린 개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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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g15.jpg » 동상으로 인해 발가락을 움직이는 인대의 손상이 심해서 발가락을 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eag16.jpg » 발가락을 펴지 못해 발가락 등 부분이 손상당하는 것을 막고자 인조잔디를 깔아주었죠.  
   
eag17.jpg » 또한 다리가 양쪽으로 벌어지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가죽끈으로 양다리를 묶어두었습니다. 또한 사람의 발목에 해당하는 부위에 욕창이 생겨 추가적인 손상을 막고자 부목을 대두었죠.  
 
최종적으로 2개월 정도 극진한 간호 끝에 일어설 수 있게 되었고 이 개체는 드디어 비상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박상현님의 도움을 얻어 야생 훈련을 진행하였고 하늘을 날 수 있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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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g19.jpg » 동상으로 인해 좌측 다리 아래쪽의 깃털이 빠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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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g21.jpg » 때때로 이러한 훈련은 야생 적응에 도움이 됩니다.   

흰꼬리수리는 어떤 새인가

Yathin sk_660px-White-tailed-eagle.jpg » 노르웨이에서 촬영한 흰꼬리수리. 사진=야틴 S K, 위키미디어 코먼스  
 
흰꼬리수리는 매우 큰 대형 수리종이다. 수리라고 하면 말 그대로 큰 맹금류를 뜻한다. 보통은 3㎏이 넘어가는 종을 가리킨다. 전신은 약 66~94㎝에 달하고 양 날개를 편 길이는 1.8~2.4m에 이를만큼 큰 조류이다.

 

암컷은 일반적으로 4~6.5㎏에 달하며, 수컷은 3.1~5.4㎏까지 나가지만 암컷이 여전히 더 크다. 유럽 스코틀랜드에서 확인된 가장 큰 개체는 7.5㎏에 달할 정도였다니 실로 어마어마한 크기이다. 세계에서 4번째로 거대하고 무거운 수리 종으로 알려져 있다.

 

날개는 문짝처럼 넓고 길게 발달해 있고, 큰 머리에 크고 두터운 부리를 가지고 있다, 다 성장한 성체는 회백색의 몸깃이 있고 날개는 다소 검다. 하지만 이름처럼 꼬리는 완전히 하얗게 변한다. 부리와 다리는 노랗다. 어린 개체는 부리와 꼬리가 검고 꼬리는 얼룩덜룩하다. 나이가 들수록 꼬리깃과 부리의 색은 점차 변해간다.
 
야생에서는 25년 이상 생존하며, 평균적으로 21년 정도를 산다고 알려져 있다.
 
북유럽과 아시아 북부에서 주로 서식한다, 유럽에서는 노르웨이의 연안에 가장 많이 서식하고 있고 2008년도 조사에서 전 세계에 약 9000~1만 1000쌍의 개체가 살고 있다. 한반도를 찾는 흰꼬리수리는 주로 러시아에서 겨울에 찾아오며, 남해안의 신안군 일부 섬에서는 번식 개체군이 있다.
 
지난 겨울에 날려보낸 흰꼬리수리 어린 새는 아무르강 중앙부에 위치한 섬에서 여름을 났고, 현재 동해안에 들어와 있는 게 확인되었다.
 
흰꼬리수리는 디엔에이(DNA) 연구 결과 북미에 서식하는 흰머리수리와는 매우 유사종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도 북태평양에 서식하던 개체군이 동부로 이동하면서 북미의 흰머리수리로 진화하였고 서부로 이동한 개체군은 유라시아 대륙에 정착하여 흰꼬리수리가 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먹이는 매우 다양하고 기회주의적 먹이습성을 보인다. 즉 보이는대로 먹으며, 계절에 따라 먹이를 달리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먹이는 물고기, 조류와 포유류를 포함한다. 종종 청소동물로서 살아가며, 경우에 따라서는 수달 같은 포식동물이나 가마우지 등 다른 조류가 잡은 먹이를 가로채기도 한다. 동물사체를 잘 먹는데, 고래류부터 가축까지 가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토끼와 오리류도 잘 잡는 맹금류이기도 하다. 하루에 필요로 하는 먹이량은 500~600g 정도이다.
 
유럽에서는 검독수리와 서식권이 겹치기도 하는데 검독수리에 비해서 더 높은 밀도로 서식이 가능하다. 그 이유 중 하나가 검독수리에 비해서 덜 활동적이기도 하지만, 장의 길이가 더 길어서 영양분의 흡수력이 나아 적은 먹이로도 더 오래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공격성에 대한 재미있는 보고가 있는데, 1932년 6월 5일 노르웨이의 한 시골에서 흰꼬리수리가 4살짜리 여자 아이의 옷을 뒤에서 잡아채 들고서 해발 800m 정도에 위치한 둥지로 들고 가는 일이 벌어졌다. 약 1.6㎞를 날아갔는데 둥지에서 약 15m 정도 낮은 절벽 모퉁이에 내려놓았다고 한다. 주민이 재빨리 수색대를 조직해 둥지로 찾아갔더니 아이는 많이 다치지 않았는데, 발톱이 아이의 옷만 잡아서 들고 온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흰꼬리수리는 약 4년에서 5년 정도 성장해야 번식을 할 수 있다. 한번 짝을 지으면 평생을 같이 하며, 짝이 죽어야 다른 짝을 맞는다. 이러한 짝짓기는 텃세권이 명확해진 이후에 가능하다. 아주 특징적인 공중제비 구애를 펼치는데 공중에서 서로 발톱을 끼워서 붙들고 지면으로 나선형을 그리며 떨어지는 구애 행동을 한다.
 
둥지는 주로 절벽이나 나무의 중간 가지를 이용해서 만든다. 대부분 둥지는 다시 사용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몇 세대에 걸쳐 수 십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슬랜드의 한 둥지는 150년 넘게 사용된 적도 있었다.
 
세력권은 일반적으로 30~70㎢ 정도이고 거의 바닷가를 끼고 살지만 경우에 따라 큰 호수나 강을 따사 살기도 한다. 검독수리의 세력권과 겹치기도 하지만 별로 상관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검독수리가 산악이나 황무지 지대를 선호하는데 반해 흰꼬리수리는 연안이나 바다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일단 성장을 하게 되면 더는 천적이 없는 최상위 포식자가 된다.
 
알은 매년 1~3개 정도를 낳고 3월에서 4월에 2~5일 간격으로 하나씩 낳는다. 알을 품은 지 약 38일 뒤 부화한다. 5~6주 정도 성장한 이후부터 스스로 먹이를 먹을 수 있으며 11~12주 정도 자라면 이소를 시작하여 둥지 주변을 돌아다닌다. 이후 6주에서 10주(생후 네달 반에서 5달 반 정도) 정도 더 부모들이 돌본다.
 
폴란드에서 설치한 흰꼬리수리 둥지의 웹캠으로 이 새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이 글은 위키피디아의 관련 항목을 참고했습니다. )

 

글·사진 김영준/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전임수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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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국립생태원 동물원부장
<수의사가 말하는 수의사>의 공동저자, <천연기념물 야생동물의 구조 치료 및 관리>의 대표저자. 단순한 수의학적 지식보다 야생생물의 생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수의사로, '야생동물소모임'의 회원이다.
이메일 : ecovet@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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