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노랑배청개구리 아시나요? 삶터에 도로가 뚫려요

조홍섭 2020.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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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1천 마리 남은 자연유산, 국도 우회 4차선 도로로 핵심 서식지 사라질 판

멸종위기 1급인 수원청개구리는 10년 안에 멸종할 위험이 큰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최근 칠갑산 이남의 수원청개구리는 새로운 종인 노랑배청개구리라는 사실이 학계에 보고됐다. 수원청개구리보다 더 위태로운 이 토종 개구리는 이미 전북 군산과 완주에서 서식지를 잃었다. 게다가 주 서식지인 익산에는 도로가 뚫린다. 이곳에서 시민과학자로 개구리 보전과 연구에 참여해 온 이리여고 유다은 양의 글을 싣는다.


y1.jpg » 수원청개구리에서 분화해 진화한 신종 노랑배청개구리. 익산이 핵심 서식지이다.

초등학교 체험행사 때 선생님께서 개구리를 잡아 와 보여주셨다. 신기해서 손바닥에 올려놓고 자세히 보았다. 작고 연약한 개구리의 심장이 쿵쿵 뛰는 것처럼 느껴졌다. 개구리와 눈을 맞추던 그 순간 개구리에게 반했다. 개구리에게 무언가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었다.

2013년 과학만화 잡지에서 수원청개구리가 서식지를 잃어 자꾸 줄어든다는 기사를 읽고 지구사랑 탐사대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지구사랑 탐사대는 잡지 ‘어린이 과학동아’와 이화여대 에코과학부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시민 과학 프로젝트로 가족이 함께 참여한다. 

처음 활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수원청개구리는 경기도부터 충남 서해안 일부 지역에만 서식한다고 알려졌다. 우리 가족은 집 주변부터 시작해 논까지 점차 범위를 넓혀 탐사하다가 익산에서 수원청개구리의 새로운 서식지를 찾게 되었다. 수원청개구리뿐 아니라 금개구리와 맹꽁이도 살고 있었다.

익산에서 수원청개구리의 새로운 서식지를 찾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익산은 수원청개구리의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매년 번식기가 되면 이 귀한 개구리를 보기 위해 서울에서 탐사대대원 가족들이 왔고 수원청개구리의 귀여운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익산의 논 생태환경이 좋아서 개구리도 예쁜 것 같다고 했다. 

이화여대의 수원청개구리 연구자인 아마엘 볼체 박사(현 중국 난징 임업대 교수)는 매년 익산에 내려와 개구리를 연구했다. 아마엘을 통해 우리 가족은 개구리 조사와 실험 방법을 배웠고 기록과 함께 체계적인 방법으로 연구할 수 있었다.

 “개구리가 돈이 돼?”

언제부터 익산 황등지역에 수원청개구리가 살고 있었을까? 예전에 이곳에는 황등호라는 큰 호수가 있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간척사업으로 논으로 바뀌면서 황등호 습지에 살던 수원청개구리는 논에 정착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y2.jpg » 유다은 양의 가족이 익산 황등면의 노랑배청개구리 서식지를 조사하고 있다.

수원청개구리 소리를 녹음하다가 논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개구리가 돈이 되는겨?” 하고 물어보신다. 개구리 연구를 한다고 하면 고개를 흔드시며 가신다. 마치 이상한 사람을 본다는 듯이.

논에서 써레질하시던 할머니는 “우리 논에 암 것도 읎서, 농약을 쳐서 깨끗혀.”라고 하셨다. 관심이 없으면 개구리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해가 지는 지평선의 아름다운 노을 속에서 개구리 소리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저런 말을 하지는 못할 텐데…

매년 열리는 익산 개구리 현장교육에 온 어떤 아빠는 “익산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해가 지는 모습과 달이 떠오르는 모습을 동시에 보면서 수원청개구리 소리까지 들려서 더 특별하다.”며 감탄했다.

몇 해가 지나면서 평온하던 수원청개구리 서식지에 변화가 생겼다. 논이 메워지고 축사가 생기기 시작했다. 흙 수로가 콘크리트 수로로 바뀌면서 흔하게 보이던 참개구리도 보이지 않았다. 금개구리 역시 보이지 않았다. 축사에서 나는 분뇨 냄새가 코를 찌를 정도로 고약한 곳으로 변했다.

y3.jpg » 중앙아메리카에서 기원한 청개구리 조상이 1800만년 전 육지로 연결된 베링 해를 건너 동북아로 온 뒤, 빙하기 때마다 육지로 드러난 황해 주변에서 중국 양츠강 유역의 민무늬청개구리, 한반도의 수원청개구리, 노랑배청개구리 등으로 분화해 진화했다. 사진은 익산의 노랑배청개구리 수컷.

멸종위기종 수원청개구리와 금개구리가 산다는 것은 그만큼 생태적으로 우수한 환경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논 면적이 줄어들면서 우수한 생태환경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지구사랑 탐사대 ‘닥터구리’ 팀으로 활동한 8년 동안 나는 많은 연구를 수행했다. 개구리들이 탈출할 수 있는 콘크리트 수로의 개선방법을 제안했고, 외래종 왕우렁이, 식용곤충, 야간에 우는 도시 매미의 환경요인, 수원청개구리 서식지 보전 방안을 연구해 발표했다. 

자연탐구에 관심이 많아 자연히 생태환경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연구해 결과를 냈다. 부끄럽지만 ‘자연 관찰과 분석 능력이 남다르다’며 올해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기도 했다. 주변의 소중한 자연을 더욱 열심히 조사하고 지키라는 격려로 받아들였다.

개구리가 행복해야 우리도 행복

지난 6월 익산, 부여, 논산 등 금강 유역의 습지와 논에 분포하는 청개구리가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사는 신종으로 밝혀져 ‘노랑배청개구리’란 이름을 얻었다(▶익산서 발견된 신종 ‘노랑배청개구리’…“멸종위기종 지정해야”).

익산 수원청개구리는 그동안 수원청개구리로 알려졌으나 전혀 다른 새로운 종인 ’노랑배청개구리‘로 밝혀졌다. 

요즘 우리 가족에는 큰 고민이 생겼다. 신종 노랑배청개구리 서식지인 넓은 논에 국도 대체도로가 생긴다는 것이다. 오산면과 황등면 신기리 황등리를 가로지르는 도로가 생기면 노랑배청개구리의 가장 중요한 서식지를 잃게 되고 가까운 시일 내에 절멸할 우려가 크다.

y4.jpg » 수원청개구리와 노랑배청개구리는 울음소리로 서식실태를 조사할 수 있어 시민과학자들이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황등면의 노랑배청개구리를 한 시민과학자가 녹음된 다른 청개구리 울음소리를 들려주며 조사하고 있다.

황등리와 신기리의 논 한가운데를 지나가는 국도 대체 우회도로는 논 생태계를 다시 회복할 수 없이 파괴할 것이다. 그나마 황등리 탑천이 흐르는 남쪽에 도로를 건설하면 노랑배청개구리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 텐데,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애초의 계획을 엎고 논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도로를 낸다고 한다. 

익산은 사람과 생물이 살기 좋은 곳이었다. 그동안 개구리, 제비, 매미, 벌, 나비, 등에, 귀뚜라미, 우렁이 등 여러 생물종을 관찰하면서 느꼈던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멸종위기 1급인 수원청개구리와 지구 위에 1000마리밖에 남지 않은 노랑배청개구리가 수만 년 동안 살아온 것 아닐까. 

익산지방국토관리청과 익산시는 국도 대체 우회도로를 내기 전에 충분히 환경평가를 해서 이처럼 소중한 자연유산이 망가지지 않도록 현명한 결정을 내렸으면 좋겠다. 개구리가 행복하면 이곳에 사는 우리 또한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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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유다은/ 이리여고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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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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