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번데기 탈바꿈, 해부 않고도 속 본다

조홍섭 2013. 05. 20
조회수 25636 추천수 1

영국 연구진, 엑스선 시티 촬영으로 번데기 탈바꿈 3차원 영상 얻어

번데기 첫 날부터 기관계 형성 드러나…해부 않고 발달 연구 길 열어

 

mor2.jpg » 엑스선 시티 촬영을 한 나비 번데기의 발달 과정. 위에서 아래로 1, 4, 7, 10, 13일째. 왼쪽은 등, 가운데 옆, 오른쪽은 배에서 본 모습. 막대는 5㎜ 사진=트리스탄 로웨 외, <왕립학회 인터페이스>  

 

징그럽던 벌레가 어느 날 꼼짝 않고 번데기가 되더니 화려한 나비로 탄생한다. 동물의 탈바꿈(변태) 가운데 가장 극적인 장면이다.
 

그렇다면 번데기 속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이를 육안으로 확인하려면 수많은 번데기를 수시로 해부하는 수밖에 없다. 적어도 의료용으로 널리 쓰는 시티 사진을 곤충 연구에 응용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많은 번데기를 죽이면서 까다로운 해부를 하지 않고도 번데기 내부의 발달 과정을 살아있는 상태에서 정밀하게 알아보는 기술이 나왔다.
 

영국 맨체스터 대 연구진은 네발나비과의 나비 번데기를 해상도 5㎜의 엑스선 시티 스캐너로 촬영해 딱딱한 껍질 속에서 벌어지는 발달 과정을 3차원으로 알아냈다고 최근 국제학술지 <왕립학회 인터페이스>에 실린 논문에서 밝혔다.
 

이 사진을 보면, 번데기는 기관과 더듬이 내장 등을 차례로 성숙시키는 모습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놀랍게도 나비의 기관계는 번데기로 된 첫날부터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촬영 과정의 엑스선 조사에도 번데기는 나비로 태어나는데 지장을 받지 않았다.

 

나비 번데기가 16일 동안 성장하는 단계별 모습을 엑스선 시티로 촬영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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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1.jpg » 16일째 나비 번데기 모습. 맨 위부터 눈, 더듬이, 입, 다리가 보인다. 사진=트리스탄 로웨 외, <왕립학회 인터페이스>
 
나비 번데기 엑스선 시티 스캔 유튜브 동영상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Metamorphosis revealed: time-lapse three-dimensional imaging inside a living chrysalis
Tristan Lowe, Russell J. Garwood, Thomas J. Simonsen, Robert S. Bradley and Philip J. Withers
Published 15 May 2013 doi: 10.1098/rsif.2013.0304
J. R. Soc. Interface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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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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