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견 1만 8000 신종 중 '톱 10’

조홍섭 2013. 0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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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물 10종 중 8종은 아직 모른다…생물다양성 인식 확산 위해 6년째 선정

지난해 새로운 학명 얻은 1만 8000종 가운데 재미나고 기상천외한 종

 

반딧불이처럼 밤에는 빛을 내는 바퀴벌레, 하프처럼 생긴 포식성 해면, 사회 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신종으로 밝혀진 나비 등이 2012년 이후 세계에서 학계에 공식 보고된 신종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10종으로 선정됐다.

미국 애리조나 대 국제 종 탐사 연구소는 24일 전문가 심사위원회를 거쳐 확정한 ‘2013 신종 톱 10’을 발표했다. 이 연구소는 올해로 6번째 선정결과를 해마다 5월23일 발표하는데, 이날은 현대 생물 분류체계를 확립한 18세기 스웨덴 식물학자 칼 린네의 탄생일이다.
 

이번에 선정된 종은 세계적인 생물다양성 감소와 새로운 생물종 발견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가장 특이하고 흥미로운 종을 고른 것이기 때문에, 이들이 보전가치 등이 가장 높다는 뜻은 아니다. 심사는 2012년에 학계에 보고돼 새로운 분류명을 얻은 1만 8000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연구소 설립자인 퀜틴 휠러는 애리조나 대학의 보도자료에서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생물종이 10종 가운데 8종을 넘어선다. 우리가 사는 지구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무지한지 충격적이고, 또 생물이 얼마나 다양하고 복잡한지 경탄할 만하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연구소가 선정한 10가지 종이다.


Peter Vrsansky & Dusan Chorvat _ASU_ Lucihormetica-luckae--008.jpg » 발광 바퀴벌레. 오른쪽이 밤의 모습이다. 사진=피터 브르산스키, 두산 코르바트, 애리조나 주립대

 
발광 바퀴벌레
 

밤중에 빛을 내는 대형 바퀴벌레가 1999년 이래 10여 종 발견됐다. 이들은 모두 희귀하며 묘하게도 빛 공해가 없는 외딴 지역에서만 나왔다. 최근 이 목록에 오른 것이 에콰도르에서 발견된 ‘루시호르메티카 루카에’란 학명의 바퀴벌레이다. 이 벌레는 70년 전 수집된 표본 단 하나가 있을 뿐인데, 서식지는 2010년 화산폭발로 심하게 파괴됐다. 따라서 이 벌레는 멸종됐을 가능성이 있고 있다 해도 매우 희귀할 것이다. 등딱지 반점에 있는 발광 박테리아가 빛을 내는데, 빛을 내는 부위의 위치와 크기에 비춰 볼 때 독성이 있는 발광 방아벌레를 흉내 내는 것처럼 보인다.

MBARI_ASU_Chondrocladia-lyra--002.jpg » 육식성 해면. 사진=몬터레이만 수족관 연구소, 애리조나 주립대

 
육식성 해면
하프 또는 수금 모양의 대형 해면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근처인 북동 태평양의 3399m 심해에서 발견됐다. 하프처럼 생긴 ‘날개’가 2~6개 달려있는데, 각각에 20개 이상의 평행한 수직 가지가 달려 있으며 끄트머리는 방울처럼 확대된 모습이다. 이런 형태는 먹이인 플랑크톤을 잡기 위해 표면적을 최대화한 것으로 보인다.

 

Sevastian Lotzkat_ASU_Sibon-noalamina--007.jpg » '광산은 안돼'라는 학명의 뱀. 사진=세바스찬 로츠카트, 애리조나 주립대
 
‘광산은 안돼’ 뱀
파나마 서부 고지대의 열대우림에서 발견됐다. 야행성으로 물렁물렁한 먹이를 주로 사냥하는데, 다슬기와 민달팽이 이외에도 몸이 부드러운 지렁이와 양서류 알을 잘 먹는다. 소심하고 독이 없는 뱀이지만 맹독성 산호 뱀과 같은 짙고 옅은 고리무늬가 교대로 아 있는 형태로 위장했다. 이 뱀의 서식지는 광산 개발로 위협받고 있는데, 그래서 연구자는 이 종의 이름을  “광산은 안돼”라고 지었다.

 

Guek Hock Ping_ASU_Semachrysa-jade--009.jpg » SNS 도움으로 신종으로 밝혀진 풀잠자리. 사진=궉 혹 핑, 애리조나 주립대
 
SNS 풀잠자리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인근의 공원에서 날개 기부에 독특한 어두운 무늬가 있는 풀잠자리를 발견한 혹 핑 궉은 사진 공유 사회 관계망 서비스인 플리커에 사진을 찍어 올렸다. 미국 식품농업부에서 일하는 곤충학자가 이 곤충이 범상치 않음을 알아차렸고, 궉이 표본을 채집하자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전문가인 스티픈 브룩스에게 보내도록 해 신종으로 발표하게 됐다.

 

Wang, Labandeira, Shih and Ren_ASU_Juracimbrophlebia-ginkgof-010.jpg » 중생대 밑들이잠자리. 사진=왕, 라반데이라, 신, 렌, 애리조나 주립대
 
쥐라기 밑들이잠자리
이 곤충은 나뭇잎 밑에 숨어있다가 지나가는 곤충을 잡아먹는다. 중국 내몽골에서 1억 6500만년 전 중생대 쥐라기 때 은행나무의 일종이 화석으로 남았는데, 그 갈라진 은행잎 사이에 당시의 밑들이잠자리가 숨어있음이 밝혀졌다. 은폐는 완벽해서 화석으로 남은 뒤에도 나뭇잎과 구별하기가 힘들었다.

 

 Pedro M. Martin-Sanchez _ASU_Ochroconis-anomala--004.jpg » 라스코 동굴을 습격한 신종 곰팡이. 사진=페드로 M. 마틴-산체스, 애리조나 주립대
 

라스코 벽화를 덮은 곰팡이
프랑스 라스코 동굴은 구석기 인류의 벽화가 남아있는 곳으로 유명한데, 곰팡이가 호시탐탐 서식지를 늘리려 하는 곳이기도 하다. 2001년에 이어 2007년 곰팡이가 습격했지만 관리자들이 퇴치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몇 달 뒤 다시 검은 곰팡이가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라스코 동굴에서 두 종의 신종 곰팡이를 보고했는데, 이들은 토양에서 식물의 부패에 관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David-Rabehevitra-006.jpg » 마다가스카르 모래 해안의 신종 관목. 사진=데이비드-라베헤비트라, 애리조나 주립대
 
멸종위기 해안 숲
마다가스카르 동부에서 발견된 이 관목은 키가 3m까지 자라며 반짝이는 상록 잎에 아름다운 붉은 꽃이 달린다. 해안가 모래밭 위의 습한 지대에 자생하는 특이한 관목으로 세계적인 희귀종이다. 한때 이 숲은 길이가 1600㎞에 이르렀지만 개발로 잘리고 고립된 형태로 남아있다.

 

Arizona State University_01b_viola_lilliputana_circle_only.jpg » 세계에서 가장 작은 제비꽃 표본. 사진=애리조나 주립대
 
난장이 나라 제비꽃
세계에서 가장 작은 제비꽃이자 쌍떡잎 식물 가운데서도 가장 작은 제비꽃이 페루에서 발견됐다. 페루 고원지대의 메마른 초원지대 단 한 곳이 자생지이다. 표본은 1960년대 채집됐지만 분류가 이뤄진 것은 지난해였다. 지상의 몸체 길이는 1㎝에 불과하다.

 

Christopher C. Austin_ASU_Paedophryne-amanuensis--005.jpg » 세계에서 가장 작은 개구리. 사진=크리스토퍼 C. 오스틴, 애리조나 주립대
 

세계에서 가장 작은 척추동물
파푸아뉴기니에서 발견된 작은 개구리로 성체의 몸길이는 평균 7.7㎜이다. 참고로 가장 큰 척추동물은 대왕고래로 길이는 25.8m이다. 이로써 가장 작은 척추동물의 영예는 동남아 잉어과의 소형 물고기에서 개구리로 넘어갔다. 열대의 축축한 낙엽층이 이렇게 작은 개구리의 서식을 가능하게 했다.(▶관련기사: 새끼 손톱 안에 넉넉히 올라앉는 초소형 개구리 발견)

 

Maurice Emetshu_ASU_Cercopithecus-lomamiensis-003.jpg » 콩고에서 발견된 신종 원숭이. 사진=모리스 에메추, 애리조나 주립대
 
금발 원숭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견된 신종 긴꼬리원숭이로 사람과 비슷한 눈과 황금빛 털을 지녔다. 아프리카에서 원숭이 신종이 발견된 것은 28년만이다. 물론 원주민들은 이 원숭이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이 원숭이는 숲 깊숙한 곳에 살지만 원주민이 고기용으로 사냥하기 때문에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관련기사콩고서 금발의 신종 원숭이 발견)

 

 

2012년 신종 톱 10 기사: 소시지만한 노래기, 걷는 선인장, 스폰지밥…2012 신종 톱10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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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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