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3m 무게 100㎏ 도마뱀은 독사
코모도왕도마뱀
톱니형 이빨로 물고 치명적 독으로 ‘저혈압 쇼크’
물었다 놔줘 힘 빠질때까지 대기 ‘기다림의 미학’

세계에서 가장 큰 도마뱀인 코모도왕도마뱀은 물소나 사슴, 심지어 사람까지 거꾸러뜨리는 공포의 포식자다.
다 자란 수컷은 무게 100㎏, 길이 3m가 넘는다. 거대한 몸집과 침을 질질 흘리는 날카로운 이빨뿐 아니라 먹이를 공격하는 방법이 특이해 더욱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덤불에 숨어있다 다가온 먹이의 다리나 배를 한 번 문 다음 종종 그대로 놓아준다. 신기하게도 코모도왕도마뱀에 물린 동물은 갑자기 얌전해지다 피를 흘리며 죽어간다. 도마뱀은 저항하지 못하는 먹이를 먹어치운다.
이제까지의 통설은 이 도마뱀의 침 속에 치명적인 박테리아가 살고 있어, 이것에 감염된 동물이 그 독성 때문에 곧 죽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브라이언 프라이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 대학 생물학자는 그런 통념을 “터무니없다”고 일축한다. 그의 연구진은 코모도왕도마뱀에 대한 정밀한 연구결과 이 도마뱀이 독을 분비하는 독사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학술지 <미 국립과학아카데미 회보> 온라인판 최신호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진은 싱가포르 동물원의 죽기 직전인 코모도왕도마뱀과 폐사한 도마뱀을 해부해 조사한 결과 독물을 분비하는 독샘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독샘에서는 두 가지 독물을 분비하는데, 하나는 피가 굳지 못하게 막는 구실을 하고 다른 하나는 혈관을 확장해 혈압을 떨어뜨린다. 이 도마뱀에 물린 먹이가 혈액 손실로 저혈압 쇼크에 빠진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도마뱀의 이빨을 주사현미경으로 조사해, 이빨 표면에 톱니가 나 있고 홈이 패여 먹이에게 독물을 잘 전달하도록 고도로 특화돼 있음을 밝혔다.

코모도왕도마뱀은 이런 이빨을 60개 가지고 있는데, 손상을 입으면 새것으로 곧 대체된다.
연구진은 또 코모도왕도마뱀의 무는 힘은 악어에 견줘 훨씬 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고했다.
프라이 박사는 “코모도왕도마뱀은 톱니 달린 이빨로 손상을 입힌 뒤 함께 분비한 독으로 먹이를 약하게 만들어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강한 턱을 발달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모도왕도마뱀은 인도네시아 일부 섬에만 살며, 현재 전 세계에 4000~5000마리만 남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톱니형 이빨로 물고 치명적 독으로 ‘저혈압 쇼크’
물었다 놔줘 힘 빠질때까지 대기 ‘기다림의 미학’

세계에서 가장 큰 도마뱀인 코모도왕도마뱀은 물소나 사슴, 심지어 사람까지 거꾸러뜨리는 공포의 포식자다.
다 자란 수컷은 무게 100㎏, 길이 3m가 넘는다. 거대한 몸집과 침을 질질 흘리는 날카로운 이빨뿐 아니라 먹이를 공격하는 방법이 특이해 더욱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덤불에 숨어있다 다가온 먹이의 다리나 배를 한 번 문 다음 종종 그대로 놓아준다. 신기하게도 코모도왕도마뱀에 물린 동물은 갑자기 얌전해지다 피를 흘리며 죽어간다. 도마뱀은 저항하지 못하는 먹이를 먹어치운다.

그러나 브라이언 프라이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 대학 생물학자는 그런 통념을 “터무니없다”고 일축한다. 그의 연구진은 코모도왕도마뱀에 대한 정밀한 연구결과 이 도마뱀이 독을 분비하는 독사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학술지 <미 국립과학아카데미 회보> 온라인판 최신호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진은 싱가포르 동물원의 죽기 직전인 코모도왕도마뱀과 폐사한 도마뱀을 해부해 조사한 결과 독물을 분비하는 독샘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독샘에서는 두 가지 독물을 분비하는데, 하나는 피가 굳지 못하게 막는 구실을 하고 다른 하나는 혈관을 확장해 혈압을 떨어뜨린다. 이 도마뱀에 물린 먹이가 혈액 손실로 저혈압 쇼크에 빠진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도마뱀의 이빨을 주사현미경으로 조사해, 이빨 표면에 톱니가 나 있고 홈이 패여 먹이에게 독물을 잘 전달하도록 고도로 특화돼 있음을 밝혔다.

코모도왕도마뱀은 이런 이빨을 60개 가지고 있는데, 손상을 입으면 새것으로 곧 대체된다.
연구진은 또 코모도왕도마뱀의 무는 힘은 악어에 견줘 훨씬 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고했다.
프라이 박사는 “코모도왕도마뱀은 톱니 달린 이빨로 손상을 입힌 뒤 함께 분비한 독으로 먹이를 약하게 만들어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강한 턱을 발달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모도왕도마뱀은 인도네시아 일부 섬에만 살며, 현재 전 세계에 4000~5000마리만 남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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