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캐럴 고엽제 드럼통, 없는 것 알고도 찾고 있나

곽현 2011. 0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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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삼성물산 보고서에서 이미 '드럼통 없다' 결론

환경부도 이미 한 달 전 맹독성 발암물질 오염 사실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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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경북 칠곡군 왜관읍 캠프 캐롤에서 열린 고엽제 매립 의혹 주한미군 기존 보고서 공개와 조사 진행상황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한미공동조사단 버츠마이어 공동단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칠곡/김태형 기자 


주한 미군은 23일 미국 캠프캐럴 기지에 관한 두 가지의 중요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하나는 1992년 미 육군 공병단 보고서이고 다른 하나는 2004년 삼성물산의 환경오염 조사보고서이다.


보고서 공개를 통해 충격적인 사실도 밝혀졌다. 캠프캐럴 지하수에 맹독성 발암물질인 테트라클로로에틸렌(PCE)가 국내 먹는물 기준의 1110배, 트리클로로에틸렌(TCE)이 47배가 넘으며, 중금속인 비소도 기준치의 2420배, 수은은 808배, 페놀은 58배, 살충제 린데인은 최대 4300배를 초과했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환경부가 캠프캐럴에서 맹독성 발암물질이 검출되었다는 것을 5월 26일 관련 보고서를 미측으로부터 제출받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정부만 알고 국민들은 이러한 실상을 아는데 한 달가량 시간이 걸렸다.

 

또 이미 캠프캐럴에는 드럼통이 없다는 사실을 조사한 보고서가 있었다는 점이다. 삼성물산은 2004년 작성한 환경오염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리고 있다.


"D구역, 41구역에서 실시한 전자탐사, 탐사용 시굴조사에 근거하여 볼 때 매몰된 드럼은 이전에 채굴하여 옮겨진 것으로 판단됨"

 

지금 캠프캐럴은 한미 소파 환경분과회의에서 결정한 대로, 지하투과레이더(GPR)를 이용한 지중탐사를 진행하고 있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아도 토양시추조사(CORING)를 하는 것으로 한미간에 합의가 되었다고 정부는 말하고 있다.

 

그런데 2004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드럼통은 이미 없다는 것인데, 지금 조사는 무엇을 위한 것인가.

 

미군측과 우리 정부는 맹독성 발암물질에 대한 정보도 차단하고, 이미 없다는 사실을 알아 드럼통이 안 나올 것을 뻔히 알면서도 찾는다고 국민들 앞에서 지하 투과 레이더 조사 장치를 끌고 다니면서 '생쑈'를 벌이고 있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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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에 있는 캠프캐럴 한 미공동조사단이 고엽제 등이 묻혀있는 물체를 발견하기 위한 지표 투과 레이더(GPR)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정말 미군과 우리 정부가 숨기고 있는 것이 이것만일까 하는 근본적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곽현/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이미경 국회의원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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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현 현직 국회의원 보좌관 (파워블로거)
환경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깊숙한 정보가 풍부한 글쓰기로 유명한 파워 블로거. 현직 국회의원 보좌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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