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강원권생물자원관 건립지로 선정된 강원 인제에 신종 2종 등 모두 7047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단위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곤충 2종은 이례적으로 지역 명칭을 딴 학명이 붙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제군은 생물자원조사 결과, 인제군에 신종 2종과 신종 후보 14종, 한국미기록종 56종 등 총 7047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국내 학술지와 국가 조사자료 등 문헌자료를 정리해 2011년 발간된 ‘인제군 생물자원목록집’(6195종)에 견줘 852종이나 늘었다.
인제군은 지역 내 생물다양성 확인을 위해 2013년부터 6억원을 들여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와 서울대 등 11개 기관 15명의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생물자원조사를 진행해왔다. 국가 단위에서 생물자원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기초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생물자원조사를 진행한 곳은 인제가 처음이다.
이번 조사에서 처음 확인된 신종 2종은 국제동물분류학회지인 ‘주택사’(zootaxa)에 발표됐다. 2013년 용대자연휴양림에서 채집된 노린재목 장님노린재과 곤충으로 ‘해당 지역에서 원종을 찾았다’는 것을 명확히 하기 위해 학명에 ‘인제’와 ‘용대리’라는 지역명이 붙었다.
인제라는 지역명이 들어간 페살루스 인젠시스(학명 Psallus injensis·사진1)는 5㎜ 정도의 몸길이에 밝은색 등면, 오렌지색 무늬가 특징이다. 인제군 북면에 있는 용대리라는 지역명이 들어간 페살루스 용대리(학명 Psallus yongdaeri·사진2)는 3~4㎜ 정도의 몸길이에 어두운색 등면과 연한 색 더듬이가 특징이다. 인제군은 학회지 발표에 이어 신종 2종을 환경부에 등록해 국명(우리말)도 지정받을 계획이다.
이밖에 국내에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된 한국미기록종 가운데 이끼식물 5종과 육상곤충 9종, 고등균류 42종 등 56종이 인제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인제는 남한에서 유일하게 디엠제트와 백두대간이 교차하는 지역으로 생물자원의 보고로 평가받고 있다. 2015년 환경부가 추진하는 국립 강원권생물자원관 건립지로 선정된 바 있다.
이해숙 인제군청 생태환경담당은 “이번 조사 결과는 ‘생명특별군 인제’라는 구호에 맞게 지역의 최고 자산인 산림과 생태, 환경 등 미래자원의 가치를 집대성한 결과다. 앞으로 생태관광과 곤충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 자료가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