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 샷’의 비밀로 비행기 연료 줄인다

조홍섭 2009. 06. 05
조회수 87821 추천수 0
골프공 구멍, 마찰저항 줄여 더 멀리 나가게
날개에 적용해 연료비 20% 감소 기술 개발
 
골프공 표면에 옴폭 옴폭 파인 구멍은 골프공이 날아가는 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려준다. 요철 부분이 골프공 표면 공기에 난류를 만들어 저항을 줄여주고 공중에 뜨는 힘을 주기 때문이다.
 
2 copy.jpg골프공처럼 비행기 날개에 수많은 작은 구멍을 뚫어 마찰저항을 줄이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던컨 로커비 영국 워릭대 박사 연구진은 최근 항공기 날개에 별다른 장치를 달지 않고 단지 작은 구멍을 많이 뚫는 방식으로 연료비를 20%까지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영국 공학 및 물리학연구협의회(EPSRC)가 최근 발표했다.
 
날개 표면에 수천~수십만 개의 작은 구멍을 뚫어놓으면, 공기와의 마찰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연료비와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로커비 박사는 “마찰이 줄어드는 것은 실험으로 확인했지만 그 원리를 완전히 파악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일단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배경을 ‘헬름홀츠 공명’이란 원리로 설명했다. 빈 병 꼭지에 비스듬히 바람을 불어넣으면 소리가 울리는 것은 이 원리 때문이다.
 
3 copy.jpg빈공간에 공기를 불어넣으면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안의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간다. 그러나 공기의 관성 때문에 공기가 너무 많이 빠져나가 빈공간의 압력은 바깥보다도 낮아지고, 다시 밖에서 공기가 안으로 들어가는 진동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수많은 구멍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 날개 표면에는 일종의 얇은 공기막이 형성돼 날개와 공기의 마찰에 의한 저항을 줄여준다고 연구진은 추정하고 있다.
 
연구진은 현재 원형모델을 만들어 저항 감소의 원리와 날개 구조의 안전을 해치지 않는지 등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를 지원하고 있는 에어버스사는 2012년까지 새로운 형태의 날개가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 여객기들의 연료 절감 착륙법-연속강하접근
 
아주 민감한 사람이라면 김포공항에 착륙하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여객기가 하강하는 각도가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기존의 접근방식은 마치 계단을 내려오듯이 항공기가 단계적으로 고도를 낮춰 활주로에 접근한다.
 
그러나 2007년부터 시험운영하기 시작한 연속하강접근(CDA)은 이런 수평구간을 없애고 연속적으로 하강한다(<그림> 참조).
 
1.jpg

비행기는 착륙을 위해 속력을 늦추고 고도를 낮춰야 한다. 낮은 고도에서 수평 비행 구간이 긴 기존 방식은 새 방식에 비해 연료 사용량이 많고 소음피해 지역이 넓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연속하강접근은 최첨단 항법장치를 활용해 착륙지점까지 최적의 하강 각도를 계산해 수평 비행이 없는 매끄러운 하강을 한다. 말하자면 기존의 착륙 마지막 단계를 확장시킨다는 것이다.
 
김포공항에서 8개월간 시험한 결과 연료는 40%, 소음과 배출가스는 5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료사용량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했음을 의미한다. 
 
항공교통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비중은 아직 크지 않지만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김민정 한국교통연구원 박사팀이 추정한 2006년 우리나라 항공교통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867t으로, 이 가운데 765t이 국제항공 부문에서 나왔고 증가율도 이 부문에서 12.9%로 국내 부문 3.9%보다 3배 이상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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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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