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림 보존’도 아슬아슬…알맹이 없는 협상안

조홍섭 2009.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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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통신
“이빨빠진 내용” 보호단체 강력 반발 

 
 
코펜하겐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벌어지지 않는 의제도 있다. 바로 개도국의 산림 보전 문제이다.
 
나무는 공기 속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축적하면서 자란다. 따라서 숲을 없애면 발전소에서 화석연료를 때는 것처럼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브라질 온실가스 배출량의 75%는 아마존 산림 벌채에 의한 것이다.
 
숲을 벌채해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7%에 이르며, 전 세계 교통수단에서 뿜어나오는 온실가스를 합친 양보다 많다. 따라서 브라질,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등 개도국의 열대림 훼손을 막는 것은 효율적인 기후변화 대책이기도 하다.
 
지난 15일 고위급회담 개막식 연설에서 찰스 영국 왕세자는 “기후재앙과 맞서는 싸움에서 시간을 벌 수 있는 가장 빠르고 비용이 적게 드는 길은 살아있는 나무를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은 2005년부터 ‘개도국 산림 감소 방지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REDD) 사업을 벌여오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주요한 사업으로 이 의제를 다루고 있다. 오는 2012년 시행을 목표로 현재 논의가 되고 있는 방안은 개도국이 산림을 훼손하지 않는다면 개발을 억제하는 대가로 유엔이 크레디트 형태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이미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들은 이런 방식의 시범사업을 개도국에서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인도네시아와 열대림 훼손을 막는 500만 달러 규모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미국은 상원에 계류중인 기후변화 법에서 교토의정서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REDD 크레디트는 구입할 수 있도록 해 이 사업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브라질의 산림 벌채나 개간의 약 80%가 가축 방목을 위해 이뤄지며, 이런 개발을 하지 않았을 때 잃게 되는 기회비용은 이산화탄소 1톤 당 최고 2달러 정도여서 REDD 사업의 전망이 높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의 마지막 열대우림인 크로스리버 주의 산림관리 책임자인 오디가 오디가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주민들의 벌채압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REDD 사업을 조속히 실시해 이 지역 100만㏊의 열대우림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그런데 이날 한 비정부기구에 누출된 협상문안 때문에 논란이 빚어졌다. 애초 협정문안 서문에 있던 개도국의 벌채를 2020까지 50% 줄이고 2030년까지는 완전히 중단시킨다는 목표를 언급한 부분이 빠진 것이다. 열대림 보호단체 등은 이를 ‘이빨이 빠진’ 내용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번 협상문안의 후퇴는 온실가스 감축을 둘러싼 선진국과 개도국의 갈등구도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REDD 의제의 한국 쪽 협상책임자인 임은호 산림청 서기관은 “선진국이 개도국에게 산림개발 억제를 요구하기 전에 재정지원 액수부터 분명히 하라는 개도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개도국이 자발적으로 산림개발을 줄이는 것이면서도 억제비율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데 부담을 느낀 측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이산화탄소 1톤당 10달러 보상하면 열대림 보존 가능성 있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1톤당 10달러 정도를 보상할 수 있다면 브라질과 인도네시아의 열대우림을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15일 코펜하겐에서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브라질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75% 정도는 아마존의 삼림 벌채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는  또한 토지이용에 따른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14%를 차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개도국이 열대우림을 보호할 경우 재정 지원을 해주는 `숲 파괴와 훼손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REDD) 프로그램이 유엔 지원 하에 시행하고 있다며,  이 프로그램의 활용에 초점을 두고 이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등의 경우 늘어나는 식량 수요 때문에 숲을 계속 개간해 나가면서 엄청난 양의 열대우림을 잃었다고 밝혔다.
 
브라질의 삼림 벌채나 개간 가운데 80% 가량은 가축 방목을 위해 시행되는데, 이를 개발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을 경우 잃게되는 기회비용은 이산화탄소 1톤 당 최고 2달러 정도다.
 
콩 재배를 위한 기회비용은 이산화탄소 1톤당 2.5~3.5달러, 상업적 벌채에 대한 기회비용은 서남아시아와 태평양 인근 지역의 경우 3.44달러, 수마트라 섬의 경우 1.65달러다.
 
문제는 야자수 재배다.
 
식품과 비누 등의 원료인 야자유는 최근 바이오연료의 원료로 새로운 각광을 받고 있으며 주산지인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새로운 야자수 재배지를 확보하기 위해 숲을 베거나 불태우는 일이 잦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탄소 배출의 85% 가량이 벌채와 개간 때문에 일어나는데, 야자수 재배에 대한 기회비용은 소규모 농장의 경우 이산화탄소 1톤당 49센트에서부터 비쌀 경우 19.6달러까지 천차만별이다.
 
보고서는 REDD에 대한 거래비용이 이산화탄소 1톤에 1달러 정도이며, 벌채와 개간에 대한 기회비용이 5달러 이하인 브라질에서는 REDD가 경쟁력있는 정책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코펜하겐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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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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