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주범 자동차, 그나마 좀더 착한 차는?

조홍섭 2011. 01. 12
조회수 24639 추천수 0
[친환경차 심층분석]
환경부 집계 668종 따져보니 역시 작은 차 큰 기쁨
1대 1년에 CO2 3.2t…도요타 프리우스 친환경 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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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예상 밖으로 많이 배출한다. 환경부가 최근 집계한 국산 자동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 주행할 때 203g이다. 우리나라의 평균 수준인 연간 1만6000㎞를 운행한다면 그 양은 3.2t에 이른다. 가벼운 가스이지만 엄청난 양임을 알 수 있다.

온실가스를 덜 내뿜는 친환경자동차가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모델이 시판되고 있다. 친환경성이 가장 뛰어난 자동차는 단연 하이브리드 차와 경차이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차선책을 찾는다면 어떤 모델을 고를까.
 

하이브리드가 앞줄…차선책은 어떤 모델?
 
에너지관리공단은 홈페이지(http://bpm.kemco.or.kr/transport/)에서 시판중인 모든 차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자료를 공개하고 있어 친절한 길잡이가 된다.

이 자료를 보면, 하이브리드 차인 도요타 프리우스가 ㎞당 80g으로 탁월한 친환경성을 보였다. 이는 2위를 기록한 아반테와 포르테 1.6LPI 하이브리드의 99g보다 월등히 나은 성적이다. 프리우스의 차체가 국산 하이브리드보다 100㎏ 가볍고 배기량도 프리우스가 1800cc으로 큰데도 온실가스 배출량은 적었다. 프리우스는 연비도 29.2㎞/ℓ로 시판중인 모든 차 가운데 가장 높았다.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와 인사이트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각각 101g과 102g으로 비슷한 성능을 보였지만 차체와 배기량이 프리우스보다 작아 친환경 성능은 약간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차는 전기배터리와 휘발유(도요타, 혼다)나 액화석유가스(현대) 엔진을 모두 장착해 최적 출력을 내도록 설계된 차이다. 감속 에너지를 배터리에 충전하기도 해 연료효율이 높다.

도요타의 중·대형 하이브리드 차도 동급에 견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다.  배기량 2362cc인 캠리 하이브리드는 경차 수준인 119g의 이산화탄소를 낸다. 렉서스 RX450h는 3500cc급이지만 연비 16.4㎞에 아반테 1.6GDI(자동) 수준인 142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그렇지만 지구에 덜 나쁘고 연료를 적게 소비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값비싼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용하면서 굳이 이렇게 무겁고 비싼 차를 타야겠는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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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릭하면 확대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


 
배출량 100g 이하여야 최고 수준…국산 i10 유일
 
LPG를 연료로 쓰는 경차인 모닝 1.0LPI가 이산화탄소 100g으로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모델 4위로 나타났다. 또 다른 LPG 경차인 마티즈 1.0 LPG MT도 104g을 기록했다. 지난해 단일 모델로는 가장 많이 팔린 모닝 1.0 5DR(수동)는 연비 21.2㎞에 110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경차 가운데서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100g 이하여야 최고 수준으로 쳐 준다. 영국에선 이 기준을 달성하면 각종 세금감면 혜택 외에 런던의 혼잡통행료를 면제해 준다. 이 등급에 속하는 경차로는 폴크스바겐의 폴로 1.2 TDI(경유)가 있는데 연비 35.3㎞에 이산화탄소를 89g 배출한다. 피아트 500은 휘발유 차인데 연비 30㎞에 이산화탄소 928g을 배출하며, 국내에서 시판되지는 않지만 현대자동차의 배기량 1.1ℓ의 휘발유차 i10도 연비 28.6㎞, 이산화탄소 배출량 99.8g을 기록했다.

국내 경차가 세계 수준보다 친환경 성능이 크게 뒤처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경차에 자동 변속장치를 달면 성능은 신형 준중형차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다. 모닝 1.0 가솔린 자동 4단은 연비 18㎞에 130g의 이산화탄소를 내놓는데, 이는 엑센트 1.4 가솔린(수동)과 똑같다. 마티즈 1.0 DOHC AT(자동 4단)는 연비 17㎞, 이산화탄소 137g인데, 이는 쏘울 1.6 디젤(수동)의 연비 19.8㎞, 이산화탄소 135g보다도 못한 성능이다. 이는 최근 출시된 신형 중·소형차의 환경성능이 일부 경차의 성능을 넘어선데 따른  현상이다.
 

하이브리드와 경차를 빼고 최고는 기아 프라이드 1.5 디젤
 
중·소형 하이브리드 차와 수동변속 경차를 빼고 최고의 환경성능을 보인 차는 기아의 프라이드 1.5 디젤(수동) 모델로 연비 22㎞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122g이었다.

수입차로는 소형차 시장을 겨냥해 최근 출시된 폴크스바겐의 경유차 골프 1.6 TDI 블루모션이 연비 21.9㎞에 이산화탄소 122g으로 거의 비슷한 성능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블루모션의 차체가 프라이드보다 270㎏ 무겁고 배기량도 크기 때문에 폴크스바겐 쪽 환경기술이 앞선다. 국내에 출시된 모델이 자동 7단이지만 유럽에 나온 수동 모델은 배기량 1.6ℓ인데도 연비 31.6㎞, 온실가스 배출량 99.8g으로 환경성능 면에서 웬만한 하이브리드 차를 능가한다.

푸조의 경유차 HDi MCP E5와 308 1.6 HDi MCP 모델도 연비 21.2㎞ 이산화탄소 127g의 뛰어난 성능을 기록했다. 국산으로는 현대의 휘발유 차인 엑센트 1.6 GDI(수동)가 연비 18㎞, 이산화탄소 128g으로 두드러졌다. 엔진 효율이 높아진데다 차체가 프라이드보다도 가벼워진 덕분으로 보인다.

정부는 2012년부터 자동차업체마다 생산차의 평균 연비를 17㎞/ℓ 이상, 온실가스 평균 배출량을 140g/㎞ 이하로 규제하고, 2015년부터는 모든 차량에 이런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앞에서 든 차를 빼고 이런 온실가스 기준을 만족하는 자동차를 들면 현대 i30 1.6 디젤 수동(20.5㎞, 131g), 지엠대우 젠트라 1.2DOHC MT(17.5㎞, 132g), 기아 포르테와 현대 아반테 1.6 GDI 수동(17.5㎞, 134g)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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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공해차의 대명사? 휘발유보다 낫다!
 
경유는 휘발유보다 에너지밀도가 높아 같은 양의 연료로 더 높은 출력을 낸다. 따라서 온실가스 배출량 면에서 경유는 휘발유보다 유리한 연료이다. 지금까지 경유차는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해 공해 차의 대명사로 불렸지만 최근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발전하면서 오히려 친환경차라는 이미지가 짙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스포츠실용차(SUV)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최근 쌍용이 야심적으로 내놓은 친환경 SUV인 코란도C 2.0 DI CDPF 2WD(수동)는 연비 17.6㎞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153g으로 웬만한 중형차나 준중형 휘발유차보다 환경성적이 낫다. 같은 배기량의 현대 YF쏘나타 2.0 가솔린 차는 연비 13.8㎞에 이산화탄소 170g이었다.

투싼ix 2.0 디젤 2WD(수동)와, 같은 R엔진을 쓰는 스포티지 2.0 디젤도 연비 17.4㎞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154g의 좋은 성적을 보였다. 배기량이 훨씬 작은 프라이드 1.4 가솔린 자동 4단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같고 연비는 더 높았다. 투싼ix는 환경부의 배출가스 시험에서 입자상물질(미세먼지)이 ㎞당 0.001g 나와 기준치의 2.3%에 그쳤다.

구형 SUV와 비교하면 얼마나 성능이 향상됐는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쌍용의 액티언스포츠 2.0 2WD(수동)는 연비 12.6㎞에 이산화탄소는 213g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 친환경성 자체는 아직 자동차를 고르는 주요 기준이 아니다. 그러나 연비가 높으면 자연히 온실가스 배출량이 낮기 때문에, 경제성을 중시하는 최근의 분위기는 친환경차를 베스트 셀러로 만들기도 한다.
 

2008년 전국 교통부문 온실가스 발생량은 9654만t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최근 집계한 지난해 11월까지 모델별 가장 많이 팔린 국산차를 보면, 모닝, 아반테, 마티즈, 포르테 등 환경성능이 뛰어난 경차와 중·소형차가 포함돼 있다. 모닝 1.0은 YF소나타 2.0보다 1만 대가 많은 8만여 대가 팔렸다. 아반테 MD 1.6과 아반테 HD 1.6은 각각 6만 대가 판매됐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도 4만 7000여 대가 팔렸고, 신형 아르 엔진을 단 투싼ix, 스포티지, 소렌토, 싼타페도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집계한 2008년 전국의 교통부문 온실가스 발생량은 9654만t이며, 이 가운데 수도권이 45.2%를 차지한다. 자동차 한 대가 내뿜는 이산화탄소가 모여 지구의 미래를 위협하는 것이다.

지난해 많이 팔린 마티즈와 에쿠스 3.8의 온실가스 배출량 차이는 117g이었다. 연간이면 1.9t의 온실가스를 더 내보낸 셈이 된다. 이 정도면 어린 소나무 684그루를 평생 길러야 흡수할 수 있는 양이다.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는 자동차를 선택하는 것이 해마다 684그루의 나무를 심어 기르는 것보다 쉬운 일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시판중인 668종의 자동차를 훑어보고 얻은 결론은 간단하다. 최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획기적인 기술을 자동차회사들이 앞다퉈 내놓고 있지만 아무리 환경성능이 뛰어나도 가볍고 작은 차를 당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보다도 윗길의 선택은, 가능하면 승용차를 타지 않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하고 걷는 것이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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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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