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 높은 아프리카들개

아프리카 전역에 분포하던 아프리카들개는 현재 급격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아프리카에선 자취를 감췄고 중앙과 북동아프리카에서도 크게 줄었다. 현재 개체수는 3000~5500마리로 추정된다. 개체군 밀도가 매우 낮아 서식지에서도 쉽게 보기 힘들다.
아프리카들개는 다른 대형 포식자에 견줘 사망률이 매우 높다. 이는 천적인 사자나 경쟁자인 하이에나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망원인의 절반 이상은 사람이다. 보호구역 밖에서 아프리카들개는 자동차, 총, 덫, 독약, 개 등의 위협에 노출된다. 개는 이들에게 치명적인 질병인 광견병과 개 홍역 병원체를 옮긴다.
아프리카들개는 중형 영양을 주로 사냥하는데, 자신의 몸집인 20~30㎏보다 훨씬 큰 평균 50㎏짜리를 잡는다. 주요 먹이는 임팔라, 쿠두, 톰슨 가젤, 윌더비스트 등이지만 물소 같은 대형 동물을 사냥할 때도 있다.
이들은 매우 넓은 지역을 다니며 사냥한다. 문제는 아무리 큰 보호구역도 이들의 사냥구역을 온전히 포함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 무리의 아프리카들개가 통상 이동하는 거리는 40㎞인데, 면적이 5000㎢인 보호구역도 이들의 이동범위를 모두 감싸 안지 못한다.
사자에게 잡아먹히거나 하이에나에게 밀려 아프리카들개의 밀도는 잘 보전된 보호구역 안에서도 매우 낮아 문제가 된다. 스위스 만한 4만 3000㎢ 면적의 셀루스 야생동물 보호구역에도 불과 800마리의 아프리카들개가 있을 뿐이다. 이처럼 개체수가 작기 때문에 전염병 발생 등 치명적 사건이 발생할 때 집단 전체가 소멸해 버릴 위험성이 크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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