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비상, 언제 환기하면 좋을까

장영기 2018. 01. 16
조회수 9038 추천수 0

실내 조리 시, 무조건 팬 틀고 환기해야

안팎 오염도 차이 모를 때도 환기가 정답


05889420_P_0.JPG »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1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으로 인한 자동차 2부제 적용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언제 환기하면 좋을까요? 환기는 실내의 대기오염도가 실외의 대기오염도보다 높을 때 하면 됩니다. 원칙은 간단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를 적용하려면 모든 대기오염물질의 실내와 실외 오염도를 동시에 측정하고 환기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장비와 비용이 뒷받침된다면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환경부에서는 대기환경보전법 제7조의 2(대기오염도 예측·발표) 및 제8조(대기오염에 대한 경보)를 근거로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대응지침을 마련하였습니다. 환경부에서 마련한 고농도 미세먼지에 대한 일반적인 7대 대응요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외출은 가급적 자제하기

 2) 외출 시 보건용 마스크 착용하기

 3) 외출 시 대기오염이 심한 곳은 피하고, 활동량 줄이기

 4) 외출 후 깨끗이 씻기

 5) 물과 비타민시(C)가 풍부한 과일‧야채 섭취하기

 6) 환기, 물청소 등 실내공기질 관리하기

 7) 대기오염 유발행위 자제하기


맞는 말입니다. 틀린 말은 없습니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시된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요령으로 대기오염 피해를 모두 줄일 수는 없습니다. 이 대응요령은 시민들이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환기를 언제 할까요? 이런 질문에 제 대답은 항상 같습니다. 지금 실내에서 무언가 태우거나 굽고 있다면 당장 배기 팬을 틀고 창문 열어 환기하십시오. 평상시에도 미세먼지와 오존주의보 상황이 아니면 아침저녁 하루 2번은 꼭 환기하십시오. 그리고 우리 생활 속에서 대기오염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환기와 함께 네 가지를 기억하십시오.


첫째, 일산화탄소 중독 피하기


03188484_P_0.JPG » 연탄을 때지 않더라도 난로 등을 통해 일산화탄소 중독이 될 수 있어 환기에 신경 써야 한다. 이정아 기자


CO(일산화탄소)는 대기환경기준 항목 중 환경기준 달성률이 가장 높은 물질입니다. 일반 대기 중의 CO 오염도는 높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독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 CO입니다. CO 중독 사고는 즉각적으로 발생하고, 돌이킬 수 없으며,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피할 수 있는 안타까운 사고입니다. CO 중독 사고는 숨은 쉬지만, 체내에 산소 공급이 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질식과 같은 무서운 사고입니다. 


옛날에는 CO 중독을 연탄가스 중독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래서 혹시 CO 중독사고는 가스사용과는 관계없다고 생각하면 큰일 납니다. 가스보일러도 배기관에 틈새가 있거나 막힌 상태에서 가동하면 CO 가스가 새고 이에 노출되면 CO 중독이 발생합니다. 


실제 매년 적지 않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보일러의 배기관은 수시로 확인해야 하고, 환기가 잘 안 되는 좁은 실내나 작업장, 텐트 안에서 배기관 없는 난로, 버너, 연탄을 사용을 금지하여 CO 중독을 피해야 합니다.


둘째, 실내에서 조리와 고기구이 할 때 환기하기


05374166_P_0.JPG » 실내에서 고기를 구울 때는 다량의 유해물질과 미세먼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꼭 환기를 해야 한다. 박미향 기자


고기구이는 많은 미세먼지와 유해 대기오염물질을 발생시킵니다. 실내에서 무언가 태우거나 연료를 이용하여 굽는 행위를 하면 실내 오염도가 미세먼지 주의보 수준보다 높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지방 성분이 많은 고기나 생선을 직화로 구울 때 미세먼지 오염도와 유해 대기오염물질 농도는 더 높아집니다. 더구나 구이용 연료로 연탄이나 번개탄을 이용하는 경우는 CO 농도도 급격히 높아져 치명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식당이나 가정에서 고기구이와 음식 조리 할 때는 배기 팬을 반드시 사용하고 자연 환기도 함께 해야 합니다.


셋째, 디젤 매연 덜 마시기


디젤엔진에서 배출되는 매연은 발암물질입니다. 도로변 노출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통행량이 많은 도로변의 산책로나 자전거 도로에서 운동할 경우 많은 발암물질을 마실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많은 자동차가 통행하는 긴 터널은 외부보다 대기오염도가 훨씬 높을 수 있습니다. 자동차로 터널 안을 주행할 때에는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하여 오염물질 유입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05707080_P_0.JPG » 경유차에서 나오는 매연은 1급 발암물질이다.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김봉규 선임기자

  

넷째, 쓰레기 불법소각 금지


쓰레기의 노천 소각은 도시지역이나 농촌 지역 모두에서 불법입니다. 그러나 도시지역에서는 공사 현장에서, 농촌 지역에서는 농업 잔재물이나 쓰레기를 불법적으로 소각하는 일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쓰레기의 노천 소각은 연소효율이 낮고 연소온도가 낮아서 같은 양을 소각장에서 소각처리 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발생시킵니다. 특히 태우는 쓰레기에 폐비닐, 폐플라스틱, 폐가구 등이 포함된 경우 유해 대기오염물질 발생량은 더 많아집니다. 


쉽게 저지르는 쓰레기 불법소각은 경유차에 매연 여과장치를 달고 석탄 화력을 줄이는 힘든 대기질 개선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 수 있습니다. 안심하고 환기하려면 우선 주변의 불법소각을 금지해야 합니다.


at6.jpg » 부엌에 설치된 배기 팬. 조리할 때는 반드시 가동해야 한다.


최근 대기오염도가 높아지며 이제는 환기를 언제 하는 것이 좋은지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적절한 장비와 시설의 도움이 어려운 상태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환기를 선택하십시오. 확률적으로 실내공간에서는 환기 안 해서 생기는 피해가 환기해서 생기는 피해보다 대부분 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동장에서 마음껏 달리며, 언제든지 창문 열어 신선한 공기를 환기할 수 있도록 실외 공기를 맑게 만드는 것입니다. 외출 시 마스크를 쓰고, 실내로 대피하여 공기청정기를 작동시키는 것은 더 나쁜 상황을 피하기 위한 슬픈 차선책이기 때문입니다.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부 교수, 환경과 공해 연구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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