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떠다니는 발전소가 대안이다

육근형 2018. 02. 08
조회수 9690 추천수 1
구조물 물에 띄우고 케이블로 바닥 고정
경관 침해와 어업피해 막고 입지 제한 적어

Untrakdrover _1280px-Agucadoura_WindFloat_Prototype-1.jpg » 세계에서 두 번째로 건설된 전면적인 부상형 해상풍력발전소. 포르투갈 아구카두라 해안 5km 지점에 설치됐으며 2MW 용량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2030년이 되면 우리가 쓰는 전기의 20%를 재생에너지가 공급하게 된다. 지난 연말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놓은 ‘재생에너지 2030 이행계획’의 목표치이다.1) 계획에서 정부는 2016년 기준으로 7% 수준인 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을 2030년까지 현재의 3배인 20%로 늘리겠다고 한다. 설비용량으로는 5배 가까운 수준이다. 현재의 재생에너지의 발전량 비중을 달성하는 데 15년이나 걸린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그 3배나 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 

<그림> 재생에너지 발전량 확대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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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산업통상자원부, 2017,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안

그에 비하면 유럽 국가들의 최근 재생에너지 성장률은 놀라운 수준이다. 독일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2010년 16.7%에서 2016년에는 29.3%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영국은 같은 기간 6.8%에서 24.7%로 네 배 가까이 급증했다. 원전이 많은 프랑스와 일본에서는 비중이 크게 늘진 않았지만, 이미 전체 발전량의 17.3%와 15.9%(2016년 기준)를 차지한다. 적어도 7% 수준인 우리보다 배 이상 높다.

<그림> 주요 국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2010년 vs.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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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산업통상자원부, 2017,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안

2030년 태양광과 풍력이 원전 약 30여 기를 대신 

정부는 늘어나는 재생에너지의 대부분을 태양광과 풍력에서 얻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재생에너지의 58%를 폐기물이 공급했다. 열병합발전소에서 폐기물을 태워 전력을 생산하고 난방용수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2030년에는 폐기물의 비중이 6%로 줄어들고, 태양광(57%)과 풍력(28%)이 85%를 차지하게 된다. 설비용량으로 보면 태양광이 36.5GW(기가 와트, 1기가와트는 10억W), 풍력이 17.7GW 수준이다. 최근 원전 한 기가 1.4GW의 용량임을 고려하면, 태양광과 풍력이 약 30여기의 원전을 대신한다고 볼 수 있다. 

산에서 길을 잃은 풍력, 바다로, 바다로

04783732_P_0.JPG » 백두대간 한가운데인 강원도 평창군 횡계리 대관령삼양목장의 풍력발전기. 육상풍력발전은 산림생태계 파괴 문제를 안고 있다. 대관령/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원전 정책을 재검토하고 더욱 안전하고 환경에도 해가 덜한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이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더욱이 그 과정에서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등 의미 있는 사회적 경험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태양광이나 풍력 역시 환경에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고, 시설 입지 자체를 지역민이 거부하는 사례도 있다. 특히 풍력발전은 저주파 소음이나 경관 훼손이 문제가 되었다. 풍력터빈이 바람이 풍부한 산 능선을 따라 건설되면서 백두대간과 같은 핵심 생태축이 훼손된다는 것도 큰 문제다. 풍력발전에 대한 지역의 민원이나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대응해 온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이를 두고 “산으로 간 풍력발전이 길을 잃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2) 

지난 연말에 발표된 ‘재생에너지 2030 계획’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인식해 대부분의 풍력발전을 해상에서 이룩할 전망이다. 해상풍력발전은 전 세계적으로 약 14GW(2016년 기준)에 달하는데, 불과 5년 전인 2011년에 4GW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거침없는 성장세이다.3) 유럽이 전 세계 해상풍력 발전설비용량의 88%인 12.6GW를 차지한다. 영국이 5.1GW, 독일이 4.1GW, 덴마크 1.3GW, 네덜란드 1.1GW로 4개국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처음 발전을 시작한 탐라 해상풍력 30MW(3MW, 10기)가 있고, 미국은 블록 섬(Block island)의 30MW급 (6MW, 5기) 풍력단지가 유일하다. 

<그림> 전 세계 해상풍력발전 시설용량 누적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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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GWEC, 2017, Global Wind 2016 Report, p.61.

해상풍력발전, 대형터빈 개발, 대단지 확대, 해안에서 먼바다로 이동

DanishWindTurbines.jpg » 덴마크 코펜하겐 항구의 해상풍력발전 단지.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우리가 해상풍력으로 눈을 돌리기에 앞서 해상풍력 중심지인 유럽에서는 어떤 일이 논의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럽 내 해상풍력을 보면 크게 세 가지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개별 풍력발전기(터빈)의 용량이 커지고 있다. 풍력터빈은 2000년대 이후에 들어서야 2MW 용량의 터빈이 사용됐다. 2016년에는 평균 4.8MW 수준까지 커졌고, 8MW 용량의 터빈에서 전기가 생산되기 시작했다. 2024년에는 그 용량이 두 배까지 늘어난다는 전망4)도 있다. 

<그림> 풍력 터빈기 평균 용량(위)와 크기(아래)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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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위) WindEurope(2017), p.27, (아래) http://www.telegraph.co.uk/business/2017/05/16/worlds-largest-wind-turbines-may-double-size-2024/ (검색일: 2017.1.25.)

둘째, 풍력단지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06년에는 단지 평균 크기가 46.3MW였으나, 2016년에 건설된 해상풍력단지는 379.5MW까지 늘었다. 혼시 원 계획(Hornsea One Project)처럼 개별단지의 총 용량이 1.2GW에 달하는 것도 등장한다. 현재 계획된 것까지 포함하면 풍력단지의 규모는 평균 1GW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풍력터빈이 갈수록 더 깊고, 먼바다에 설치되고 있다. 2000년대만 해도 풍력터빈은 수심 20m 이내, 해안에서 20㎞ 이내에 설치되었다. 2010년 이후 수심 20m, 해안에서 20㎞ 이상 떨어진 곳에 설치되기 시작했는데, 2015년 이후에는 수심도 깊어졌지만 해안에서 약 40㎞ 이상 떨어진 곳에 설치되었다.5)

<그림> 해상풍력터빈의 설치 수심과 해안에서의 거리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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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http://windmonitor.iwes.fraunhofer.de/windmonitor_en/4_Offshore/2_technik/2_Kuestenentfernung_und_Wassertiefe/ (검색일: 2018.1.15.)

Alpha Ventus supplied by Adwen in the North Sea-1.jpg » 북해에 설치된 대규모 풍력단지.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해상풍력에 대한 여론의 지지, 그러나 경관 침해에 대한 우려 갈수록 커져

최근 해상풍력 단지가 더 깊고, 더 먼 바다로 이동하는 것은 왜 그럴까? 연안에서 더 가깝고 얕은 수심에 설치하면 건설비용이 줄어드는 데도 말이다. 유럽에서는 경관 침해가 풍력단지의 입지 선정에서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유럽 내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해상풍력단지인 뉘스테드(Nysted)와 혼스레브(Horns Rev.) 풍력단지에서 풍력터빈이 경관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지역민의 태도를 비교한 연구를 보면6), 기본적으로 해상풍력발전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이 응답자의 80%에 달한다. 그런데 이와 함께 해상풍력단지의 경관 침해 문제를 줄이기 위해 외해로 풍력단지를 옮겨야 한다는 의견도 응답자의 50% 이상이다. 풍력단지를 외해로 이동하는 데에 대한 지불의사액을 물어본 결과, 우리 돈으로 12만원에서 22만원까지 지불의사가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7) 해상풍력은 필요하지만 해안에서 보이지 않는 곳으로 이동하라는 요구다. 

풍력발전에 기술력을 갖춘 미국의 경우 의외로 해상풍력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유럽처럼 국가가 풍력에 보조금을 제공하지도 않을뿐더러, 해운이나 어업과의 이해관계 충돌도 크기 때문이다. 또한 이곳에서도 경관 침해에 대한 우려가 크다. 2011년 뉴욕주 18㎞ 떨어진 앞바다에 지정한 풍력에너지구역에서의 사업도 여의치가 않게 되면서, 작년에는 다시 30㎞ 이상 떨어진 먼바다에 풍력단지를 설치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8) 9)

해상풍력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유럽이나 기술력이 있는 미국의 사례를 보면 풍력발전단지는 어업이나 경관 침해와 같은 이해관계자와의 협의 문제로 난항을 겪거나 적어도 그 대안으로 점점 더 먼 바다로 이동하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해안에서 불과 1㎞ 내외에 설치되는 국내 해상풍력단지

05853479_P_0.JPG » 탐라 해상풍력 단지의 모습. 해안에서 불과 1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허호준 기자

반면 국내에서 설치된 해상풍력발전은 해외 사례에 비춰볼 때 초기 단계의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유일한 해상풍력인 탐라 해상풍력단지는 해안에서 불과 1㎞ 이내에 위치하고, 가까운 곳은 해안에서 500m 거리에 있다. 이 정도면 경관 침해는 사실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는 수준이다. 3MW 용량의 터빈이 날개 높이까지 합하면 약 100m 정도이니 해안에서 보는 풍력기의 거리와 높이의 비는 약 5:1 정도다. 이는 55인치 티브이(122㎝ × 68㎝)를 3.4m 떨어져 보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더욱이 풍력단지의 폭이 1㎞가 넘으니 가로세로 비율은 티브이보다 넓다.

탐라 해상풍력발전 단지의 인근 주민들이 경관의 변화를 어떻게 느끼는지는 궁금한 사항이다. 처음에는 바다 위 풍력단지가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고, 실제 환경영향평가서에도 풍력기가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최근 인근의 다른 곳에 해상풍력단지를 지정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경관에 대한 우려는 심각하게 볼 필요가 있다. 탐라 풍력단지에서 직선거리로 20㎞ 남쪽에 계획된 대정 해상풍력단지는 경관 침해의 우려와 지역주민의 반발 등으로 도의회 심의가 두 차례나 보류되었다. 심의 보류의 사유가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후에도 지구 지정이 원만하게 이루어지리라 기대하기 어렵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라

Lars Christopher_1280px-Hywind-1.jpg » 하이윈드 해상 풍력발전단지.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제주도의 탐라나 대정 풍력단지 모두 해안에서 2㎞만 벗어나도 수심이 40m 이상 급격히 깊어진다. 화산섬이기 때문이다. 비교적 수심이 낮은 서남해안이라 하더라도 풍력기를 세우기 위해서는 암반까지 파이프를 박아 넣어야 한다. 수면에서 높이 100m 이상 되는 큰 구조물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기반 시설 작업에 많은 에너지와 비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유럽에서는 기둥 설치 방식보다 저렴한 부유식 풍력발전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해저 수십 미터에 기둥을 박는 대규모 공사가 아니라 해저에 고정 케이블만 걸어 두는 부유식 풍력발전은 이미 작년 스코틀랜드 해상에 설치되었다.10)

부유식 풍력발전기는 수심이 깊은 곳에도 설치할 수 있다. 아직은 해저에 고정하는 케이블이 필요하지만 기술 개발에 따라 완전 부유식 역시 개발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처럼 연안해역에서 어업이 활발하고, 바다로 몇 킬로미터만 나가면 수심이 수십 미터 이상 깊어지는 조건에서는 기둥을 박고 어선의 출입을 통제하는 풍력발전 방식이 쉽지 않다. 특히 경관 침해 문제 역시 유럽이나 미국처럼 갈수록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좀 더 먼 바다에서 풍부한 바람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부유식 풍력발전기의 도입이 입지 확보의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다. 

744px-Floating_loose_mooring_catenary_plain.svg.png »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기 개념도. 발전기 몸체는 물에 떠있고 해저 케이블로 고정돼 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해상풍력발전 확대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협의 절차 확보 필수

정부의 계획처럼 해상에서 풍력발전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문제와 의사결정과정에서 드러난 문제 모두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풍력터빈의 대부분을 외국 회사에서 수입하고 있고, 대안이 될 수 있는 부유식 해상풍력에 대한 기술도 일천하다. 외국 기술로 덩치만 키워봤자 경제성은 물론 해외 진출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해상풍력에서 기술 개발의 필요성과 방향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또한 바다를 이용하는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협의 과정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정부의 2030 계획에서 이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까지 서남해안이나 제주의 풍력단지 개발 과정에서 지역민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했는지 의심스러운 정황이 나오고 있다. 다양한 대안을 실질적으로 검토하고, 대안을 정하면 정말 그대로 실현될 수 있는 합리적인 절차가 필요하다. 이해관계자들이 제시하는 문제 역시 하나하나 꼼꼼히 챙겨보고, 영향 여부를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미국만 해도 뉴욕주의 해상풍력계획을 수립하기에 앞서 20건의 분야별 연구를 진행했다.11)

정부의 재생에너지 2030 계획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기초를 다지는 일이다. 과감하고 도발적인 목표 이상으로 꾸준하고 치밀한 이행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적어도 지금 정부는 4대강 사업을 하던 정부와는 다르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육근형/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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