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절약 달인 큰캥거루쥐

미국 캘리포니아 고유종인 큰캥거루쥐는 캥거루처럼 기다란 뒷다리를 지닌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다. 땅속 깊은 곳에 구멍을 파고 사는데, 건조지대에 놀랍게 적응했다.
이 쥐는 사람보다 다섯 배나 뛰어난 콩팥기능을 지녀 수분을 최대한 회수하고 난 농축된 오줌만을 배설한다. 또 먹이를 산화시켜 세포 속에서 물을 생성시킨다. 땀샘도 없다. 덕분에 따로 물을 먹지 않고도 살아간다. 필요한 수분의 90%는 체내 합성과 콩팥회수로 충당하고 나머지 10%는 먹이에서 흡수한다.
유일한 수분손실은 호흡 과정에서 일어난다. 사막의 더위를 피해 큰캥거루쥐는 깊은 굴속에 사는데, 굴 안은 호흡 때 나온 수분으로 밖보다 축축하다. 이 쥐는 먹이인 씨앗을 구하면 바로 먹지 않고 굴에 한동안 놔둬 습기 빨아들이도록 한 뒤 먹는 악착같은 물 관리 습성을 보인다.
큰캥거루쥐는 산 후아킨 계곡의 남서쪽 경계를 따라 드문드문 서식하고, 몇 개의 서쪽 계곡에서도 발견된다.
이 동물은 20세기 동안 사막지역이 농경지로 바뀌면서 서식지를 잃어 급격히 줄어들었다. 현재 서식지가 농지로 바뀌는 일은 줄어들었지만 역사적인 서식지의 2%가량만이 남아있으며, 그나마 도시와 산업개발로 위협받고 있다.
큰캥거루쥐는 미국 연방법의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고 복원계획이 추진중이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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