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정책 강화 필요’, 한국 81%로 1위
미 메릴랜드대, 세계 19개국 대상 여론조사
전체 60% ‘우선순위 높여야’…미국은 52%
세계 주요 국가 국민의 대다수는 자기 정부가 현재보다 기후변화를 더 중시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국제 여론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 조사에서 한국은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답변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의 국제 여론조사 연구기관인 국제정책태도프로그램은 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19개 나라를 대상으로 기후변화 정책에 대한 태도를 조사해 최근 인터넷에 결과를 공개했다.
이 조사에서 기후변화 정책의 우선순위가 현재보다 높아져야 하는지 여부를 물은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60%는 더 높아져야 한다고 대답했다. 현재 그대로가 좋다는 답변은 18%, 낮아져야 한다는 응답은 12%에 그쳤다.

한국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걸고 있지만, 응답자의 81%는 기후변화 정책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대로가 좋다는 응답은 13%, 우선순위를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응답은 6%에 머물렀다.
현재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은 어느 수준의 우선순위인지를 0에서 10까지의 점수로 물은 결과, 한국 응답자들의 46%는 0~4점, 24%가 5점이라고 답해, 정부가 말로는 기후변화를 중시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정책 우선순위는 중간 이하인 것으로 국민이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기후변화 정책의 강화를 요구하는 응답은 한국에 이어 멕시코(79%) 영국(77%) 프랑스·대만(77%)에서 높았고, 기후변화 대책에 앞서 개발할 권리를 주장하는 중국(62%)과 인도(43%)에서도 기후변화를 더 중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했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 들어 전향적인 기후변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후변화를 더 중시해야 한다는 의견은 52%에 그쳤다. 오히려 기후변화 정책의 우선순위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21%로 독일을 제외하고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독일은 현재의 기후변화 정책 우선순위가 적당하다(27%)거나 낮춰야 한다(27%)는 의견을 합치면 우선순위를 높여야 한다(46%)는 사람보다 많았다. 독일인 대부분은 기후변화에 대해 이미 충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자에게 다른 사람은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이 어느 수준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짐작하게 했다. 그랬더니 흥미롭게도 대부분의 응답자는 다른 사람의 요구 수준이 자신보다 낮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77%)과 한국(75%)이 자신의 요구 수준이 남들보다 높다고 여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 강력한 기후변화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과소평가되기 쉬운 것이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스티븐 컬은 “많은 정부 지도자들은 대중이 기후변화 대책의 부담을 짊어질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하지만 이 조사는 오히려 대중이 정부가 충분한 행동에 나서지 않는 것을 못 참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 여론조사 결과 원문http://www.worldpublicopinion.org/pipa/pdf/jul09/WPO_ClimateChange_Jul09_quaire.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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