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온실가스 '폭증'…감축 공수표?

김정수 2013. 02. 28
조회수 21204 추천수 0

배출량 6천만t 늘어나 9.8% 상승, 폭염·한파·제철시설 증설 등 원인

2020년 30% 감축 양속에 `빨간불', 1993년 이후 최고 증가율

 

04614012_P_0.jpg » 변덕스런 날씨로 인한 전력사용 급증 등의 이유로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화력발전은 그 주요 배출원이다. 사진=환경운동연합

 

2010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도에 비해 10% 가까이 급등해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2010년 온실가스 총배출량이 이산화탄소로 환산해 6억6900만t(이하 온실가스 배출량은 모두 이산화탄소 환산량임)로, 전년 대비 6000만t(9.8%) 증가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고 27일 발표했다. 2010년의 전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 9.8%는 1993년에 12.2%를 기록한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직전 4년간 전년 대비 배출량 증가율이 0.8~2.6%를 유지한 것과 비교하면 ‘폭증’이라 할 만하다.
 

2010년 온실가스 배출량의 급증은 주로 화력발전과 철강업 등 제조업에서의 배출량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분석했다. 폭염과 한파로 냉난방 전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화력발전소에서 총 배출량 증가분의 42%인 2500만t가 추가 배출됐고, 제철시설 증설과 자동차 생산 증가 등으로 철강업에서 총 배출량 증가분의 32%인 1900만t이 추가 배출됐다는 것이다.
 

이번 온실가스 배출량 폭증으로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 공약 이행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우리나라는 2009년, 2020년까지 아무 감축 노력을 하지 않았을 때의 배출량(BAU) 대비 30%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정부가 2020년 예상 배출량을 8억1300만t로 잡은 것을 고려하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통해 2020년 배출량을 5억6900만t까지 줄이겠다는 의미였다.
 

table.jpg » 자료=<한겨레> 2013.2.28일치 12면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은 “지금까지 온실가스 감축 약속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정책이 없었다. 온실가스 감축 약속을 지키려면 지금이라도 연도별 감축 목표를 제시한 뒤 감축 정책을 제대로 디자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2020년 배출량 전망을 편법으로 수정해 목표를 맞추려 한다면 국내외적으로 큰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명박 정부는 애초 올해부터 시행하려던 배출권 거래제를 산업계 반발을 이유로 2015년으로 늦췄으며, 일부 유상할당하려던 배출권도 무상할당하기로 했다. 또 마지막 업무일인 지난 22일에는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는 석탄화력발전소를 2027년까지 12기나 신설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기준인 2020년 배출량 전망치(BAU)를 사실상 8억6000만t으로 늘리는 내용으로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새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량 급증을 심각한 문제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7일 국회 인사청문위원회에 출석한 윤성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2020년까지 30%를 줄이는 목표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인 것을 대통령도 이미 알고 있고, 당선인 시절에 로드맵을 새로 만들라는 말씀이 있었다. 배출권 거래제 등이 실효성 있게 다듬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최근기사 목록

  • 얼굴에 손이 가는 이유 있다…자기 냄새 맡으려얼굴에 손이 가는 이유 있다…자기 냄새 맡으려

    조홍섭 | 2020. 04. 29

    시간당 20회, 영장류 공통…사회적 소통과 ‘자아 확인’ 수단 코로나19와 마스크 쓰기로 얼굴 만지기에 어느 때보다 신경이 쓰인다. 그런데 이 행동이 사람과 침팬지 등 영장류의 뿌리깊은 소통 방식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침팬지 등 영장류와 ...

  • 쥐라기 바다악어는 돌고래처럼 생겼다쥐라기 바다악어는 돌고래처럼 생겼다

    조홍섭 | 2020. 04. 28

    고래보다 1억년 일찍 바다 진출, ’수렴 진화’ 사례 공룡 시대부터 지구에 살아온 가장 오랜 파충류인 악어는 대개 육지의 습지에 산다. 6m까지 자라는 지상 최대의 바다악어가 호주와 인도 등 동남아 기수역에 서식하지만, 담수 악어인 나일악어...

  • ‘과일 향 추파’ 던져 암컷 유혹하는 여우원숭이‘과일 향 추파’ 던져 암컷 유혹하는 여우원숭이

    조홍섭 | 2020. 04. 27

    손목서 성호르몬 분비, 긴 꼬리에 묻혀 공중에 퍼뜨려 손목에 향수를 뿌리고 데이트에 나서는 남성처럼 알락꼬리여우원숭이 수컷도 짝짓기철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과일 향을 내뿜는다. 사람이 손목의 체온으로 향기를 풍긴다면, 여우원숭이는 손목 분...

  • 뱀을 향한 뿌리 깊은 공포, 새들도 그러하다뱀을 향한 뿌리 깊은 공포, 새들도 그러하다

    조홍섭 | 2020. 04. 23

    어미 박새, 뱀 침입에 탈출 경보에 새끼들 둥지 밖으로 탈출서울대 연구진 관악산서 9년째 조사 “영장류처럼 뱀에 특별 반응” 6달 된 아기 48명을 부모 무릎 위에 앉히고 화면으로 여러 가지 물체를 보여주었다. 꽃이나 물고기에서 평온하던 아기...

  • 금강산 기암 절경은 산악빙하가 깎아낸 ‘작품'금강산 기암 절경은 산악빙하가 깎아낸 ‘작품'

    조홍섭 | 2020. 04. 22

    북한 과학자, 국제학술지 발표…권곡·U자형 계곡·마찰 흔적 등 25곳 제시 금강산의 비경이 형성된 것은 2만8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 때 쌓인 두꺼운 얼음이 계곡을 깎아낸 결과라는 북한 과학자들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북한의 이번 연구는 금강산을...

인기글

최근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