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의 여왕 전복, 자연산-양식 구별법

황선도 2015. 0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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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인 미역·다시마 가격폭락이 대규모 양식 계기, 양식은 녹조 색 띠어

해녀 채취 소라는 남획으로 관리 대상 1호, 서해안 피뿔고둥과는 족보 달라

 

 ab4.jpg » 바닷속 전복. 사진=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추억어린 전복 조가비
 
어릴 때 우리 집 비눗갑은 전복껍질이었다. 그 땐 그게 전복이라는 생물의 패각이라는 사실도 몰랐고, 다만 비누를 들추면 나타나는 영롱한 색깔의 무늬가 그저 아름다웠다는 기억이 난다.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전복 껍데기에 나 있는 몇 개의 구멍으로 물이 빠져나가 비누가 불어 물러지는 것을 막을 수 있어 비눗갑으로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어머니는 그 전복 조가비에 담긴 비누로 유난히 거품을 많이 내서 얼굴과 목덜미 여기저기를 비벼 세안을 하셨다.
 
하얀 거품을 물로 씻어내면 백옥같은 흰 살이 드러났는데, 어린 소년인 내 눈에 참 미인이셨다. 이것이 전복에 대한 추억의 시작이다.
 
ab1.jpg » 전복 조가비 비눗갑
 
우리 어머니 손가락에는 커다란 진주가 박힌 반지가 늘 끼워져 있었다. 아무리 굳은 손일을 하실 때도 빼놓지 않으셨다.
 
아마 살갑지 않았던 서방님의 마음이라 생각했을까? 이렇게 조개가 인간에게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은 바로 진주이다. 그 중에서도 전복에서 나는 진주는 색깔이나 희소성 때문에 ‘진주의 여왕’으로 불리는데 우리나라의 명산품이다.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에는 “조선이라는 나라에서는 질 좋은 아발론 펄(abalone pearl)이 나온다.”라는 구절이 있고, <삼국유사>와 <탐라록>에도 우리나라의 전통보석이 전복 진주임이 기록돼 있다고 하니 오래전부터 보석으로 사랑받은 것이 분명하다.
 
요즘은 체내에 진주용 핵을 넣어 인공적으로 진주를 생산하기도 하지만 그 옛날 자연에서 얻을 때는 참 값진 보석이었을 것이다.
 
ab2.jpg » 조가비 진주  

 
어릴 적 살던 집 이웃에는 자개 농방이 있었다. 키가 훤칠한 아저씨는 나무판자를 자르고 못질하여 장롱을 짜고, 호마이카(아마 상표 이름인 듯함)라 부르는 인공수지를 끓여 농짝에 부어 굳으면 물을 뿌려가며 뻬빠(샌드페이퍼 sand paper, 즉 사포의 일본식 발음일 듯함)로 문질렀다.
 
온종일 양손으로 문지르고 또 문지르다 보면 거무튀튀한 호마이카 사이로 영롱한 자개가 드러났다. 이것 또한 전복 조가비였다.
 
전복 조가비는 빛깔이 좋아 나전칠기와 같은 여러 공예품의 재료로 쓰여 왔던 것이다. 이 농방에서 만들어진 공작 암수가 수 놓인 자개농이 우리 집 안방에 가보처럼 모셔져 있었다.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까지는….
 
조개의 황제, 전복
 
전복은 분류학적으로 연체동물문 복족강 원시복족목 전복과 전복속에 속한다. 연체동물이란 연(軟)한 살로 구성된 몸(體)을 가졌다는 뜻이다.
 
복족이란 배복(腹) 자에 다리 족(足)자로 배 즉 공간이 있는 패각을 가지며 발이 있다는 의미이다. 즉 껍데기 안에 공간이 있는데 그 안에 연한 살이 있고 발을 가지고 있어 이동을 하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서양 사람들은 ‘전복은 껍데기가 한쪽밖에 없어 먹으면 사랑에 실패한다.’라는 금기 때문에 먹지 않았으나, 전복이 조가비가 한 짝으로 되어 있는 이매패류가 아닌 복족류임을 알지 못한데서 온 오해는 아닐까.
 
전복은 서양에서는 아발론(abalone)이라 부르는데, 껍데기가 귀를 닮았다 하여 이어쉘(ear shell) 또는 씨이어(sea ear)라고도 하여 모양새를 보고 이름을 붙였다. 사실 생김새로 말하면 민망하지만 여성의 성기를 닮았다고 하는 것에 반기를 들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점잖은 동양권에서는 일본어로는 아와비(鮑, アワビ), 중국 한자로는 복(鰒), 우리나라에서는 전복(全鰒)이라고 하여 더 말할 것 없이 ‘온전히’ 전복임을 말할 만큼 완벽한 해산물이라고 평가하였다. 전복 조가비가 고대 패총에서도 발견되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우리 인간의 생활과 밀접한 해산물임에는 틀림없다.
 
ab5.jpg » 완벽한 해산물, 전복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전복을 복어(鰒魚)라는 이름으로 소개하며 ‘살코기는 맛이 달아서 날로 먹어도 좋고 익혀 먹어도 좋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말려서 포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 그 내장은 익혀 먹어도 좋고 젓갈을 담가 먹어도 좋으며 종기 치료에 효과가 있다. 봄과 여름에는 독이 있는데, 이 독에 접촉하면 살이 부르터 종기가 되고 환부가 터진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탐라지(耽羅志)>에는 제주도에서 전복이 말(馬), 감귤과 함께 임금께 진상하는 공물 중의 하나로 기록돼 있고, <제주풍토기>에는 ‘해녀들이 갖은 고생을 하면서 전복을 따지만 탐관오리의 등쌀에 거의 뜯기고 스스로는 굶주림에 허덕인다.’라고 적어 관리들의 전복 갈취 행위가 심각했음을 보여주었다.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전복, 해삼, 상어 지느러미, 물고기 부레가 최고의 강정식품으로 인정되어 왔다. 전복을 말리면 아르기닌의 양이 증가하고, 이 아르기닌은 혈액 흐름을 원활히 하고 근육을 강화시키며 남자 정액 고형분의 70%를 점유할 정도라고 하니 자녀 계획을 앞둔 부부들이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이다.
 
전복을 말리면 오징어처럼 표면에 흰 가루가 생기는데, 이것이 타우린이다. 타우린은 담석을 녹이거나 간장의 해독기능을 강화하고 콜레스테롤 저하와 심장 기능 향상, 시력 회복, 신경 안정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전복에는 메티오닌과 시스틴 등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병을 앓은 뒤의 원기 회복과 피로 회복에 좋을 뿐만 아니라 지방대사 촉진, 해독과 배설 촉진, 항우울 작용, 간 기능 향상, 관절염 완화, 만성피로 완화와 심지어 머리카락에 영양공급을 한다 하니 만병통치약쯤 되는 듯하다. 화학분석을 하지 못했을 그 옛날에 얼마나 많은 경험이 이와 같은 근거 있는 효과를 만들어 냈을지 놀라울 따름이다.
   
전복은 수분함량이 많고 단백질과 지방의 함량이 적어 영양이 체내에 잘 흡수되어 회복기 환자나 노약자의 건강식에 많이 쓰인다. 보통 영양식으로는 죽을 쑤어 먹기도 하고, 특유의 오돌오돌하게 씹히는 맛이 좋아 회로도 즐긴다.
 
전복을 요리하는 전문가들은 날로 먹을 때 입과 배설물은 꼭 제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잘못하면 탈이 날 수 있다고.
 
ab6.jpg » 전복 회  

생활 속으로 다가온 전복
 
전복 패각은 난형 또는 타원형이며, 나선모양으로 감겨 있는 나층은 층수가 적으며 높이도 낮고 뒤쪽으로 치우쳐져 있다. 대부분의 패각은 입구에 해당하는 주둥이에서 한바퀴 돌아왔을 때의 가장 큰 한 층인 체층으로 되어 있다.
 
이 체층 위에 관 돌기들이 줄지어 위로 솟아 있는데, 이 관 돌기들은 뒤쪽 몇 개를 제외하고는 막혀 있으며 열려있는 구멍은 호흡공 또는 출수공이라고 하여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통로이다.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음식 중의 하나가 해물뚝배기일 것이다. 여러 해물을 넣고 팔팔 끓여 내놓은 뚝배기 국물을 한 숟가락 떠 입에 넣으면, “앗! 뜨거워” 하지만 그 다음 “시원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뚝배기 안으로 숟가락을 저어보면 달그락거리면서 건져진 것은 다름 아닌 전복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있다. 이때 꼭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이것이 전복이여? 오분자기여?”
 
원래는 바다에 지천이었던 오분자기를 넣었으리라. 육지에서 해녀라 부르는 ‘ㅈㆍㅁ녀’들이 ‘물질’만 하면 쉽게 건져 올렸으니까 말이다.
 
실제 오분자기는 국물 맛이 전복보다 좋아 뚝배기에는 오분자기를 쓰고, 전복은 회로 먹는다. 그러나 인기가 있으면 남용하게 되고 급기야 오분자기 자원이 감소하여 이제 자연에서 채취하기 쉽지 않게 되었다.
 
지금 해물뚝배기에서 건져내는 것은 전복이다. 양식하면서 상품가치가 떨어져 골라낸 전복새끼. 이렇게 시대상황에 따라 우리가 먹는 입맛도 변해야 한다.
 
ab7.jpg » 해물뚝배기 속 전복  
 
우리나라에서 전복을 양식하게 된 역사를 돌아보자. 전복 양식업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금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제주지사가 위치해 있는 1972년 당시 국립수산진흥원(지금은 국립수산과학원) 북제주배양장에서 전복종묘 인공생산 기술개발을 시작하여 1974년부터 양식어업인에게 생산한 종묘를 분양하여 양식하게끔 한 것이 전복양식의 효시이다.
 
1980년대까지 공동어장이나 마을어장에 치패를 뿌려서 그들 전복새끼가 잡아낼 만큼 자라면 해녀가 물속에 들어가 직접 잡아내는 나잠어업이 고작이었다.
 
이러다가 전복 양식업이 틀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이후 육상 수조식 양식방법이 개발되고부터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대 초 만해도 전복 생산량이 200∼300톤에 불과하였다.
 
그러던 것이 전라남도 완도를 중심으로 해상가두리양식이 보편화하면서 양식량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2000년대 말에는 7500여 톤으로 늘어났다. 전남 서남부 지역에서는 일찍이 미역과 다시마 양식들이 발달했는데, 당시 수출 부진으로 가격이 하락하여 전복의 먹이로 공급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전복 10마리 1킬로그램 기준 4만∼6만원으로 가격이 비쌌지만 생산비가 저렴하여 고소득 품목으로 인기가 높아 양식을 희망하는 어가가 크게 는 것이 생산량 증가 이유이다. 이렇게 시작된 전복 대량 생산은 당시 획기적으로 어업인 소득창출에 기여하는 역사가 되었다.
 
2010년 현재 전 세계 전복 양식 생산량은 6만5000톤 수준인데, 그중 중국이 56000톤 정도를 생산하여 86%를 차지하고 있다.
 
세월이 흘러 사람의 입맛도 고급화되고 급기야 양식산과 자연산을 구별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제 양식산 전복의 패각 색깔은 녹색을 띠어 자연산과 쉽게 구분할 수 있다는 팁은 누구나 아는 사실. 과거에 임금님 수라상에나 올랐던 귀한 전복이 이제는 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식재료로 뛰쳐나온 것은 모두 양식 덕분이다.
  
ab8.jpg » 종묘 생산된 전복
 
양식산 전복의 대량생산과 별개로 자연산 전복 자원의 보존을 위한 수산정책이 있다. 어미 전복이 산란에 참여하여 재생산할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제주특별자치도는 10월 1일∼12월 31일) 금어기를 설정하여 채취를 금지하고 있다.
 
또 채취하는 전복의 크기를 제한하여 어린 전복이 어미로 성장하도록 돕고자 전국적으로 각장 7센티미터 이하(제주특별자치도는 각장 10센티미터 이하)를 잡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우리가 즐겨 먹는 전복을 지속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것으로 법은 만들어지는 것보다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강조는 사족이길 바란다.
   
전복은 해변에 물이 빠지면 만나는 간조선에서 수심 5∼50m 되는 외양의 섬이나 암초에 서식하며 바닷물이 깨끗해 해조류가 많이 번식하는 곳에 주로 산다. 주요 먹이가 다시마, 대황, 미역, 감태, 파래 등의 해조류이기 때문이다.
 
암수가 따로 있는 자웅이체이며, 알을 낳는 난생으로서 늦가을에서 초겨울까지 산란한다. 생식소가 황백색인 것이 수컷이고 녹색인 것이 암컷이다.
 
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껍데기는 1년 동안에 2∼3센티미터 정도 자란다. 물고기는 이석으로 나이를 알 수 있다면 전복과 같은 패류는 패각에 뚜렷하게 나타나는 윤문으로 나이를 알 수 있다.
 
ab9.jpg » 5년생 전복. 사진=김지학 바람아래 대표
 
전복은 산란기인 가을철을 제외하고 연중 맛이 있으며, 남방계 전복류는 겨울철에 산란한 다음 봄철 이후 여름까지 육질이 비만해지기 때문에 여름철이 제철이다.
 
전복이 여름철 보양식으로 많이 소비되고 있고, 수온이 내려가는 가을 이후에는 전복의 성장이 둔화하기 때문에 가을철 이전에 출하를 하게 되는 시장경제의 반영이기도 하다.
 
더불어 전복 양식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전복의 과잉생산, 일본시장에만 의존하는 수출시장의 한계, 소비형태 변화에 따른 유통상의 혼란 등의 현안을 해결해야 할 일이다.
 
전복과 그 형제들
 
전복류는 전 세계적으로 100여종이 서식하며 우리나라에서는 크기가 작은 오분자기(Sulculus diversicolor aquatilis)와 마대오분자기(Sulculus diversicolor diversicolor)를 비롯해 북방전복(참전복, Nordotis discus hannai), 둥근전복(까막전복, Nordotis discus discus), 말전복(Nordotis gigantea), 왕전복(Nordotis madaka) 등이 주로 발견된다고 보고되어있다.
 
왕전복은 오랫동안 말전복과 구분없이 취급되다가 1979년에 신종으로 분리되었고, 1990년대에는 북방전복이 둥근전복의 지리적 변이종으로 판명되었으며 2001년에 북방전복으로 명명되었다. 또한 시볼트전복은 말전복과 같은 종이라고 보고하여 이 이름이 사라지게 되었다. 이런 근거는 2000년에 제정된 국제명명규약 제 23조 선취권의 원리에 따라 먼저 얻어진 이름을 따르기 때문이다.
 
전복류는 형질 차이가 뚜렷하지 않아 분류가 어렵고, 이름조차도 전복, 참전복, 까막전복, 시볼트전복 등 다양하게 혼용되어 왔다. 이와 같은 혼동이 2014년에 이준상 박사와 원승환 박사 등에 의해서 정리되었다.
 
이렇게 과학의 결과는 잠정적인 결론이지 진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과학은 살아있다.
   
오분자기, 마대오분자기와 둥근전복, 말전복은 남방종으로 겨울철 25미터 저층 수온이 12도 등온선인 대한해협과 거문도 북쪽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경계수역의 남쪽에서 나고, 그 밖의 북쪽 찬 해역에서는 둥근전복의 아종인 북방전복이 생산된다.

ab10.jpg » 둥근전복(왼쪽)과 북방전복.  
 
ab11.jpg » 말전복(왼쪽)과 왕전복. 이들 4종은 모두 둥근전복속이다. 사진=이준상 박사  
 
보통 전복이라 부르는 둥근전복(Nordotis discus discus)은 조가비의 겉면은 검은 빛깔이 강한 갈녹색이며 안쪽은 강한 진주광택이 있어 까막전복이라고도 부른다. 수온이 12 도씨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제주도 연안에 서식하는 남방종이다.
 
제주도 해녀들이 특히 좋아하는 전복이다. 그래서 제주에서는 둥근전복 양식 또한 선호한다. 외양의 섬 부근이나 육지에서 튀어나온 암초 주변에 물이 깨끗하고 미역, 다시마, 감태 등의 갈조류가 많은 수심 20미터 바위 지역에 주로 산다.
 
7∼11월에 산란하며, 수정한 다음 3∼7일간 부유생활을 하고 바로 저서생활로 들어간다. 다 자라면 패각의 길이인 각장 20센티미터, 패각 폭인 각폭은 17센티미터이고 패각 높이인 각고가 7센티미터로 높은 편이다.
 
호흡공 3∼5개로 중간 정도로 돌출되어 있다. 패각이 난원형이고 측면경사가 가파르며 나선모양으로 나 있는 가로줄인 나륵은 굵고 패각 주둥이 입구면인 내순의 폭은 좁다. 등면에 나 있는 돌기인 결절은 약하고 꼭지인 각장은 낮아 등면 높이를 벗어나지 않는다.
 
ab12.jpg » 자연산 둥근전북. 사진=고혜웅 수산자원조사원
 
일반인들이 참전복이라고도 부르는 북방전복(Nordotis discus hannai)은 둥근전복의 북방형으로 수온이 낮은 북쪽 해역에 서식한다. 즉, 동해에 주로 분포한다.
 
패각이 난원형이고 측면경사가 가파르며 굵은 나륵이 있고 내순 폭이 좁다. 등면 결절은 강하고 각정이 높아 등면 높이를 벗어난다.
 
최대 각장 11센티미터, 각폭 8센티미터이고 각고는 25센티미터로 중간 정도이며, 호흡공 3∼5개로 심하게 돌출되어 있다. 자웅 이체로 9∼11월에 체외수정하며 수명이 12년 정도이다.
 
전남 서남부 지역에서 인공종묘생산 대상종으로 2년 정도 양식한 전장 4센티미터보다 큰 크기 개체를 자원조성을 위해 3∼6월 춘계와 10∼11월 추계에 바다에 방류한다.
 
ab13.jpg » 전복종묘를 검수하여 해녀들이 직접 물에 들어가 방류한다.  
 
시간이 지나서 바다에서 잡은 전복을 살펴보면 패각에 녹색을 띠는 부분과 갈색을 띠는 부분을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다. 실내양식장에서 자라는 어린 시기에는 파래와 같은 녹조류를 먹여 패각에 녹색 클로로필 성분이 배어나게 되어, 이를 보고 양식산을 구별할 수 있다.
 
ab14.jpg » 양식되어 패각이 녹색을 띤 전복 종묘
 
말전복(Nordotis gigantea)은 9월에서 다음해 1월 사이의 늦가을에서 초겨울에 산란하며, 최대 각장 20센티미터, 각폭 17센티미터, 각고 7센티미터까지 자라는 전복중 가장 대형종이다.
 
패각 형태는 타원형이며 측면경사는 완만하며 나륵이 없다. 각고는 높고 호흡공은 3∼4개로 수심 15∼30미터에 서식하는 남방종이다. 그다지 맛이 있지 않아 아직까지 양식 산업화되어 있지 않다.
   
그밖에 왕전복(Nordotis madaka)은 패각이 난원형이고 측면경사가 가파르다. 굵은 나륵이 있고 내순 폭이 넓다. 호흡공이 4∼5개이며 패각에 뚫려있는 호흡공인 공열은 매우 높다. 최대 각장 18센티미터, 각폭 1 센티미터, 각고 5센티미터까지 자라 제주도 조간대 수심 50미터 바위 지역에 주로 서식한다.
   
오분자기속에 오분자기(Sulculus diversicolor aquatilis)와 마대오분자기(Sulculus diversicolor diversicolor)의 두 종이 있다. 패각은 주로 붉은색을 띠는 갈색으로 초록빛 띠가 있다.
 
패각에 출수공이 7개로 전복보다 많아 이것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같은 크기라도 전복보다 육질 부분이 더 두껍다.
 
수공이 관 모양으로 돌출하지 않다. 최대 각장 8센티미터까지 자라는데, 다 자란 크기가 손가락 길이를 넘지 않지만 전복은 손바닥만 한 것까지 있어 전복 새끼라고 하는 사람이 생겼다.
 
4미터 이내 얕은 수심에서 사는 남방종이다. 7∼10월에 산란하는데, 한번 산란할 때 190만개의 알을 낳는다. 야행성으로 낮에는 큰 자갈 아래에 붙어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밤에 바위 표면으로 기어다니며 해조류를 먹는 초식동물이다.
 
ab15.jpg » 마대오분자기(왼쪽)과 오분자기(오른쪽). 사진=원승환 박사        

바다 소리 들리는 소라

ab16.jpg » 오를 땐 기고 내려올 땐 구르는 소라.

 
전복과 함께 제주에서 많이 생산되고 많이 이용되는 소라는 전복과 모양은 많이 달라도  같은 연체동물문 복족강 원시복족목에 속하니 분류학상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과 수준에서 달라져서 소라과로 분류되어 나뉜다. 


ab17.jpg » 감태의 구조(위)와 야간에 감태를 먹기 위해 활동하는 소라. 사진=한은규 연구원

수건을 둘둘 감아 틀어올린 듯한 터번을 닮았다 해서 영어로는 터번쉘(Turban shell)이라 부르는 소라(Turbo (Batilus) cornutus)는 나층이 7층로 각고 10센티미터까지 자란다. 또한 소라에는 패각에 가시형 돌기가 있어 큰 특징이다.
 
그런데 가시돌기가 있는 개체와 없는 개체가 있지만, 가시 유무의 변이 요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잠수를 잘하는 동료의 말에 의하면 소라가 바위 위로 오를 때는 기어올라가고 내려올 땐 떼구르르 굴러 내려오는 행동을 관찰하였다고 하는데, 혹 이런 행동을 반복하는 늙은 소라의 경우 돌출된 돌기가 마모되지 않았는가 추측할 뿐이다.
 
주로 제주와 남동해 조간대에서 수심 20미터 바위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조류는 뿌리, 줄기, 잎으로 구분되는 육상식물과 다른 구조를 가진다. 뿌리처럼 보이는 부착기, 줄기처럼 보이는 경부 또는 자루 그리고 잎처럼 넓은 엽상부로 나뉘는데, 이 모두를 엽상체라 하며 어디서나 광합성이 이루어진다.
 
소라라는 놈이 맛을 알아서 감태의 부착기와 경부는 단단해서 먹기 힘들고 그래도 연한 엽상부를 좋아하는데, 자루를 타고 올라가기가 만만하지가 않다. 생각해낸 것이 먼저 자루를 갈아 쓰러뜨린다.
 
그 다음에 엽상부를 택해 먹어치운다. 참 머리 좋은 놈이다. 그런데 감태가 순순히 당할 것인가. 감태의 경부가 잘려나가면 이곳에서 무슨 물질을 내보낸다.
 
이를 신호로 주변에 있는 동족인 감태들이 엽상체 표면에 쓴맛을 많이 내서 소라의 공격을 막는다고 한다. 근거 있는 이야기인지 확인할 수는 없으나 충분이 일리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자연에는 먹고 먹히는 관계와 반대로 피하고 물리치는 대처방안이 함께 공존한다.
 
ab18.jpg » 감태의 구조(위)와 야간에 감태를 먹기 위해 활동하는 소라. 사진=한은규 연구원  
 
소라 하면 하얀 백사장에 뒹구는 소라 껍데기를 주워 귓가에 대면 파도소리가 들린다는 영화 같은 장면이 떠오를 것이다. 낭만적이고 목가적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면 그런 장면 또한 자원이 풍부하게 많을 때나 있을 법한 일이다. 흔할 땐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지만, 이젠 눈 부릅뜨고 찾아봐도 보기 어려운 존재가 되었다.
 
자원이 감소하니 소라자원을 회복시킬 방안이 마련되고 수산자원관리 정책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획량을 할당제로 관리하는 총허용어획량(Total Allowable Catch, TAC) 제도가 있는데, 소라가 그 최초의 대상종이다.
   
 
해녀가 물질하다가 호흡하러 올라와 휘파람 같은 소리를 내는데, 이를 ‘숨비 소리’라 한다. 바다에서 소라는 거의 대부분을 해녀들이 맨몸으로 잠수하는 나잠어업으로 잡아온다.
 
한 해녀의 말을 빌리면 소라는 미역이나 감태, 모자반 등의 갈조류가 무성한 해역에 바위틈 구멍에서 잘 잡힌다고 한다. 특히 조간대 아래에서 5미터 수심까지는 성게류와 함께 작은 크기의 소라가 살고 10미터보다 더 깊어질수록 큰 소라가 산다고 하는데, 나는 눈 부릅뜨고 봐도 보이지 않더라.
 
ab19.jpg » 해녀들이 물질해서 잡아들인 소라. 사진=고혜웅 수산자원조사원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제주지사 수산자원조사원들은 전복 어획량을 모니터링하고 어획 금어기과 금지 체장 등을 해녀들에게 홍보하는 일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조사원들이 전복 자원을 유지시키고 회복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 전복 어획량 변동을 보면, TAC제도가 적용되기 시작한 2001년에는 2000톤 정도 할당하여 어획을 하게 하였던 것이 2000년대 중반부터는 약간 감소하여 1500톤 내외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해조류가 녹아내리고 무절석회조류가 바위를 덮어버리는 갯녹음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서식환경이 변화면서 어획량과 달리 자원량은 점점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자원회복에 비상이 걸린 상태이다.
 
ab20.jpg » 제주 소라 총허용어획량 연 변동. 자료=김민주 수산자원조사원 

금지 체장은 전국적으로 각고 5 센티미터(제주도, 울릉도, 독도는 금지 체장이 각고 7센티미터)이며, 금어기는 여수시 삼사면, 제주도는 6월 1일∼8월 31일 그리고 울릉도와 독도는 6월 1일∼9월 30일이다. 실제도 어업인들 역시 자원회복을 바라는 마음과 함께 이러한 금지사항을 지키기 위해 자체적인 규율을 마련하기도 한다.
 
ab21.jpg » 어획된 소라의 금지체장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고혜웅 수산자원조사원  

소라와 전복의 씹는 느낌을 비교해 본 적이 있다. 소라의 식감이 더 쫄깃하다.
 
특히, 삶으면 오히려 더 쫄깃해져서 날 것보다 삶아 먹는 것을 현지인들은 선호한다. 소라 껍데기 안쪽에 들어 있는 속살을 뽑아먹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현지인들은 소라 뚜껑 안쪽으로 젓가락을 쑤셔넣고 돌려가면서 쉽게 빼내는데,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삶은 소라 껍데기 안에 고여 있는 국물은 절대 버리지 말고 마셔야 한다는 것을 팁으로 알려준다.
 
ab22.jpg » 삶은 소라와 흑돼지 구이의 만남
 
소라라 부르는 소라 아닌 조개
 
서해에는 소라하고 비슷한 조개가 하나 있는데, 피뿔고둥(Rapana venosa venosa)이 그것이다.
 
나층은 5층이고 최대 각고 15센티미터이며, 서해 조간대에서 수심 10∼20미터 바위지역에 서식하며 5∼6월에 산란한다.
 
사는 해역만 다르지 언뜻 보면 제주 소라와 비슷하여 착각을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실제 이 지역 사람들은 피뿔고둥을 소라라고 부른다.
 
그런데 분류체계를 보면 피뿔고둥은 연체동물문 복족강 신복족목 뿔소라과에 속하는데, 피뿔고둥이 오히려 형태가 아주 다른 전복보다 모양새가 비슷한 소라와 분류체계상 유연관계가 더 멀다. 해산물에도 생김새는 다르지만 같은 동네에 사는 이유만으로 더 가까운 지연관계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ab23.jpg » 서해에 주로 서식하는 피뿔고둥  

남해에서도 잡히는 갈색띠매물고둥(Neptunea (Barbitonia) cumingi)은 피뿔고둥과 아주 비슷하지만 나층이 7층으로 더 길고 체층 입구의 수관구가 길어 전체적으로 길쭉한 형태를 보이며, 껍질은 황백색 바탕에 굵고 가는 갈색 띠가 나타나 있어 점선 무늬의 피뿔고둥과 확연히 구별된다.
 
각고가 46센티미터로 큰 편이며 전국 어디에나 분포한다. 남해바다 여수 돌산 군내항에서 FnC 수산물 유통사업을 하는 오일 대표는 갈색띠매물고둥 침샘을 제거하지 않고 먹을 경우 체질에 따라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주의를 전해준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목소리다.
 
ab24.jpg » 남해바다 여수 돌산 앞바다에서 어획된 갈색띠매물고둥. 사진=오일 FnC 대표
 
글·사진 황선도/ 한겨레 물바람숲 필자,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연구위원·어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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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도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연구위원·어류학 박사
고등어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어류생태학자.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서 자원조성 업무를 맡고 있다. 뱀장어, 강하구 보전,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수산자원 회복 등에 관심이 많다.
이메일 : sanisdhw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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