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흥화력, 수도권 미세먼지 시한폭탄 되나

김정수 2014.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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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흥화력 석탄으로 연료변경 추진, 경유택시 12만대 분량 미세먼지 배출
온실가스도 연간 1천만톤 나와…산업부 경제성 내세워, 인천시 환경 우려 반대

 

pm1.jpg » 인천 영흥화력 전경. 석탄을 연료로 쓰는 대규모 화력발전 영흥화력 7·8호기 건설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남동화력  
 
서울시는 이달 초 국토교통부의 경유 택시 배정을 거절했다. 환경성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기존 액화석유가스(LPG) 연료 택시에 비해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많이 내보내고, 엘피지 택시에서는 안 나오는 미세먼지를 배출해 수도권 대기질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처다. 경유차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는 호흡기는 물론 심혈관계까지 파고들어 조기 사망을 초래하는 대표적 대기오염물질이다.
 
자동차부품연구원이 2012년 택시용 YF쏘나타 엘피지 승용차와 비슷한 사양의 i40 경유 승용차의 환경성을 비교한 자료를 보면, 경유 승용차는 주행거리 ㎞당 평균 0.0038g의 미세먼지를 배출가스와 함께 내보내는 것으로 측정됐다.
 
택시의 하루 평균 운행거리 203.5㎞와 정비일을 뺀 연간 운행일수 360일을 고려하면 경유 택시 1대의 연간 미세먼지 직접 배출량은 278.4g이 된다. 서울시가 국토부의 경유 택시 2782대 배정을 거절한 것은 해마다 미세먼지 약 0.77t이 수도권 대기에 추가로 흩뿌려지는 것을 막은 것과 같다.

pm2.jpg » 지난 3월24일 서울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을 때 광화문 주변의 모습. 서울 미세먼지의 주범은 자동차인데, 석탄을 태는 영흥화력 7·호기가 들어서면 경유택시 12만대가 뿜어내는 미세먼지가 추가로 나온다. 사진=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인천 영흥도를 포함한 수도권은 대기질 개선을 위해 천연가스와 같은 청정연료 사용이 의무화된 지역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영흥도에 들어선 남동발전의 영흥화력 1~6호기는 모두 석탄을 땐다. 저렴한 전기 공급을 앞세운 산업통상자원부와 발전회사의 경제성 논리에 수도권 대기질 개선이라는 환경 논리가 늘 밀린 탓이다. 산업부와 발전사는 2019년 가동을 목표로 증설하려는 발전용량 1740㎿의 7·8호기도 석탄발전소로 짓겠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에 비춰 보면 수도권 경유 택시 도입을 둘러싼 그동안의 논란은 하찮은 것으로 보일 정도다. 환경부가 이달 초 국회의 영흥화력발전소 관련 토론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영흥 7·8호기가 석탄발전소로 지어질 경우 해마다 약 42t의 미세먼지를 수도권 대기로 날려보내게 된다.
 
7만대에 이르는 서울시 전체 등록 택시 대수의 갑절 가까운 12만7000여대의 경유 택시가 직접 배출하는 미세먼지와 같은 양이다. 함께 배출되는 연간 1213t의 황산화물(SOx)과 872t의 질소산화물도 대기 중 물리화학적 반응을 통해 미세먼지로 전환된다. 천연가스발전소로 지어지면 황산화물과 미세먼지는 나오지 않고 질소산화물만 393t 배출될 뿐이다.
 
아주대 환경공학과 김순태 교수팀은 대기 영향 모델링을 이용해 석탄발전소로 지어지는 영흥 7·8호기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역의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했다. 김 교수는 “영흥도에서 가까운 인천에서는 인체에 특히 유해한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시간 최대 15.814㎍/㎥, 1일 최대 5.389㎍/㎥까지 증가하는 지역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5.389㎍/㎥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24시간 권장기준치(25㎍/㎥)의 20%가 넘는 수준이다.
 
석탄 연소 과정에서 나오는 수은·크롬·니켈 등의 중금속과 온실가스 배출도 문제다. 환경부는 영흥화력 7·8호기가 석탄발전소로 가동되기 시작하면 해마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보다 731만t 많은 1000만t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산한다.
 
온실가스 1000만t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온실가스 배출 업종인 철강산업 부문이 국가온실가스 감축 계획에 따라 2020년까지 감축해야 하는 양(760만t)보다 많고,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에 의무참여하는 석유화학·정유·시멘트·목재·제지·유리·요업·비철금속업종 213개 업체가 2020년까지 감축해야 하는 양(1010만t)과 맞먹는다.

pm3.jpg » 8월13일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날 서울 남산이 희뿌옇게 보인다. 사진=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30년 이상 가동되는 발전소의 내구연한을 고려할 때 영흥화력 7·8호기를 석탄화력 발전소로 짓는 것은 향후 수십 년 동안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의 발목을 잡을 거대한 온실가스 폭탄을 장전하는 셈이 된다. 최근 페루에서 열린 제20차 기후변화당사국 회의의 합의에 따라 앞으로 온실가스 다량 배출 개발도상국에 대한 감축 요구가 높아질 것을 고려하면 다른 산업 부문에 더 큰 감축 부담을 떠안길 위험이 높다.
 
영흥 7·8호기를 석탄화력발전소로 짓는 것은 수도권 대기질 관리 주무부처인 환경부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영흥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3개 시·도는 모두 석탄 사용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부는 지난해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환경부와 동의도 받지 않고 영흥 7·8호기를 석탄발전소로 포함시켰다가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됐을 정도로 일방적으로 밀어부치고 있다.
 
이에 맞서 환경부는 영흥 7·8호기 증설 계획에서만은 청정연료 사용 원칙이 지켜지도록 하겠다는 태도다. 환경부 관계자는 “2009년 5·6호기 환경영향평가는 향후 신증설을 1~4호기 (오염물질) 배출허용 총량 범위 안에서 하고 반드시 청정연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전제조건 아래 협의됐던 것”이라며 “2012년 이후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부와 발전사가 요구하는 석탄연료 사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환경부의 이런 주장이 규제 완화에 다걸기를 하는 듯한 정부 안 의견 조율 과정에서 끝까지 지켜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 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며 다양한 에너지원을 개발하고, 중소 규모의 분산 자립형 발전 시스템을 확충해 나간다면 영흥화력 증설을 강행할 필요성이 없게 될 것”이라며 “산업부는 수도권 시민의 건강을 아랑곳하지 않는 영흥화력 7·8호기 증설 계획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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