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로 코로나 검사, 개 활용 연구 활발

조홍섭 2020.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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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공항 현장 배치…80∼90% 정확도 감염자 실시간 찾아

d1.jpg »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서 코로나19 감염자를 냄새로 가려내는 시험 사업을 위해 현장 배치된 개 코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공항에도 지난달부터 비슷한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요양원 식구들이 아침마다 돌아가며 개와 아침 인사를 나누는 것만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사람보다 10만배나 뛰어난 개의 후각을 이용해 빠른 시간에 코로나19 검사를 높은 정확도로 하는 실험연구가 유럽에서 활발하다.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는 23일부터 코로나 탐지견이 배치돼 입국자들을 검사하고 있다. 짐을 찾은 승객이 땀을 닦은 거즈를 비커에 담으면 독립된 방에서 이를 넘겨받은 개가 냄새를 맡는다. 무언가를 감지한 개가 짖거나 앞발로 긁거나 드러누우면 시료를 통상의 피시아르(PCR) 검사로 넘겨 확인한다.

넉 달 동안의 시험 사업으로 추진될 이 사업에는 2∼10주 동안 훈련받은 개 10마리가 교대로 투입된다. 연구를 맡은 헬싱키대 수의학자들은 “개들은 100% 가까운 정확도로 바이러스 감염 검체를 가려내고 증상이 나타나기 전 감염자도 가려낸다”고 밝혔다. 개가 검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초 미만이고 전체 검사 과정도 1분이면 끝난다.

개는 국제 규격 수영장 20개 분량의 물에 떨어뜨린 액체 한 방울도 가려낸다. 이런 뛰어난 후각을 활용해 암, 당뇨병, 뇌전증 발작 등을 미리 아는 데 활용하려는 연구가 이뤄진다. 

개가 병에 걸린 세포와 정상 세포가 내는 화학물질의 미세한 차이를 구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직접 검출하지 못하더라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가 내는 미세한 화학물질을 감지해 정상 세포 냄새와 구별할 수 있을까.

d2.jpg » 코로나19에 감염된 세포가 내놓는 화학물질을 가려내는 훈련을 받는 헬싱키대 탐지견 미이나. 로이터/연합뉴스

도미니크 그란전 프랑스 알포 국립수의대 교수 등은 이런 의문을 품고 폭발물 및 대장암 탐지견 훈련을 받은 개 8마리에게 코로나19 환자에서 직접 채취한 겨드랑이 땀 샘플 냄새를 맡겨 정상인과의 차이를 구별하는지 알아봤다.

미발간된 생물학 분야의 연구를 동료 비평을 듣기 위해 미리 공개하는 누리집인 ‘바이오 리시브’ 6월 5일 치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실험을 368번 했는데 4마리는 냄새 차이를 100% 알아냈고 나머지 개도 83∼94%의 정확도를 보였다”며 “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을 독특한 땀 냄새로 찾아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환자의 땀이 아니라 침에서 나는 냄새도 개가 구별해 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홀거 포크 독일 하노버 수의대 교수 등은 과학저널 ‘비엠시 감염병’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불과 1주일 훈련한 개가 뛰어난 정확도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가려냈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병원에서 얻은 코로나19 환자의 침을 포함한 무작위 샘플 1012개를 8마리의 개에게 주고 실험했는데 개가 감염 샘플을 찾아낸 비율은 94%에 이르렀다. 연구자들은 “코로나19의 연쇄감염을 막으려면 조기에 실시간으로 감염 여부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짧은 기간 동안 훈련받은 탐지견을 이용한 검사는 정식 검사를 위한 기초자료로 쓸 만하다”고 밝혔다.

d3.jpg » 헬싱키 공항의 탐지견은 직접 승객과 접촉하지 않고 땀을 닦은 시료를 별도의 공간에서 냄새 맡아 감염의 위험은 없다. 그러나 직접 대면 방식의 검사는 안전 논란을 부를 수 있다. EPA/ 연합뉴스

개를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에 이용할 때 감염될 위험은 없을까.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개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지만 감염의 취약성은 고양이나 페릿보다 덜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헬싱키 공항에서처럼 감염 환자와 대면 접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이 아닌 공연장, 운동시설, 요양원 등에서 무작위로 감염자를 찾는 일이라면 개의 안전 논란이 일 수도 있다.

인용 논문: bioRxiv, DOI: 10.1101/2020.06.03.132134, BMC Infectious Diseases, DOI: 10.1186/s12879-020-05281-3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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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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