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호수 세어보니, 모두 1억 1700만개

조홍섭 2014. 10. 07
조회수 30903 추천수 0

'세기의 숙제' 위성 사진으로 풀어, 직접 센 개수 1억 1700만개

0.2~1㏊ 면적이 9000만개로 가장 많아, 시베리아와 캐나다 극지방 많아

 

landsat_art_lena_lrg_s.jpg » 시베리아에 있는 길이 4400km의 세계에서 가장 큰 강의 하나인 레나강 하구. 다수의 작은 호수가 있어 호수를 세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보여준다. 실제 모습이 아니라 적외선 사진 등을 조합한 위성사진이다. 사진=미국지질조사국(USGS)

 

“지구에는 얼마나 많은 호수가 있을까?” 과학자들은 거의 한 세기 전에 이런 질문을 했다. 믿기지 않겠지만 이제야 그 답이 나왔다.
 

그 사이 각종 관측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이런 초보적인 질문에 대한 만족할 만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대부분의 호수가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 위치하는데다 그 수도 만만치 않게 많기 때문이다.

rupotholes_L72001213_lrg_s.jpg » 시베리아 오브강 근처의 다양한 호수 모습. 인공위성에서 자연광으로 촬영한 것이다. 사진=미항공우주국(NASA)

 

이제까지 호수의 수를 추정하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가장 자세한 지도를 구해 호수를 하나씩 세어보는 것이지만 10㎢ 이하의 호수는 아예 지도에 나오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은 통계적인 외삽으로 일부 지역의 호수 분포를 근거로 전체 분포를 예상하는 것이었다. 2006년 연구자들이 이렇게 얻은 세계의 호수 개수는 3억 400만개였다.
 

그런데 이번에 세계의 호수를 직접 세어본 결과가 나왔다. 인공위성 원격탐사 기법을 썼다. 호수로 간주한 가장 작은 크기는 0.2㏊(2000㎡)였다.
 

Pingualuit_pho_2012300_lrg_s.jpg » 눈과 얼음으로 덮인 캐나다 퀘벡 북부에서 핑과루이트 호수가 얼지 않은 모습을 드러냈다. 운석이 충돌해 생긴 이 호수는 수심 246m, 폭 3km로 좀처럼 얼지 않는다. 사진=미항공우주국(NASA)

 

스웨덴 등 국제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지구물리학 연구지>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지구의 호수 개수를 1억 1700만개라고 밝혔다. 이들이 차지하는 면적은 500만㎢로 남한 면적의 50배였고, 빙하로 덮인 곳을 뺀 육지 면적의 3.7%를 차지했다.
 

호수가 가장 조밀한 곳은 캐나다와 시베리아 등 한대와 북극 지방(북위 45~75도 사이)이었고 85%가 해발 500m 이하의 높이에 위치했다.
 

연구진은 “전체 호수 개수를 3억개로 추정했던 과거 연구는 소규모 호수를 과다 평가했다”고 밝혔다. 물론 이번 조사에서도 가장 작은 크기인 0.2~1㏊(1㏊는 가로세로 각 100m 넓이) 호수는 가장 수가 많아 약 9000만개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들이 지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7%에 그쳤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10~100㏊ 면적의 호수로 이들이 전체 지표의 19%나 차지했다.
 

227239main_siberia_20080514_HI.jpg » 기후변화로 줄어드는 시베리아 호수. 1973년과 2002년 사이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미항공우주국(NASA)

 

호수의 수와 크기가 중요한 건 단지 지적 호기심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연구자들은 호수가 생물화학적 활동이 왕성한 곳이어서 여기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기후변화에 큰 기여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호수 바닥에 쌓여있는 유기물 퇴적층은 탄소를 간직하는 구실을 한다. 따라서 호수의 실태를 정확히 아는 것은 기후변화를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일이다.
 

연구자들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에서 소규모 호수의 수가 이제까지 알려진 것보다 줄었지만 생태계에서 하는 일이 작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라고 밝혔다. 작은 호숫가에서 물과 육지의 상호관계가 활발하며 식물과 물고기, 무척추동물 등 생물다양성이 높고 생산성이 높다.
 

이번 연구에서 세계 최대의 호수인 카스피해와 수백개로 추정되는 남극과 그린란드 얼음 밑의 호수는 계산에서 제외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호수는 2013년 현재 모두 1만 7629개이며 이 가운데 거의 대부분인 1만 7516개가 농업용 저수지이다. 자연호수는 18개이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Verpoorter, C., T. Kutser, D. A. Seekell, and L. J. Tranvik (2014), A global inventory of lakes based on high-resolution satellite imagery, Geophys. Res. Lett., 41, doi:10.1002/2014GL060641.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개구리 사냥하는 거미, 나뭇잎 엮어 덫으로 사용개구리 사냥하는 거미, 나뭇잎 엮어 덫으로 사용

    조홍섭 | 2021. 01. 11

    농발거미 나뭇잎 2장 엮어 은신처 겸 덫으로…세계적으로도 개구리는 거미 단골 먹이 푹푹 찌는 열대우림에서 나뭇잎이 드리운 그늘은 나무 개구리에게 더위와 포식자를 피해 한숨 돌릴 매력적인 장소이다. 그러나 마다가스카르에서 크고 빠른 사냥꾼인...

  • 개 가축화, ‘단백질 중독’ 피하려 남는 살코기 주다 시작?개 가축화, ‘단백질 중독’ 피하려 남는 살코기 주다 시작?

    조홍섭 | 2021. 01. 08

    사냥감 살코기의 45%는 남아돌아…데려온 애완용 새끼 늑대 먹였을 것 .개는 모든 동물 가운데 가장 일찍 가축화가 이뤄졌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 어떻게 늑대가 가축이 됐는지는 오랜 논란거리다.개의 골격이 발견된 가장 오랜 구석기 유적은 1만4...

  • 새를 닮은 포유류, 오리너구리의 비밀새를 닮은 포유류, 오리너구리의 비밀

    조홍섭 | 2021. 01. 08

    젖샘 있으면서 알 노른자도 만들어…지금은 사라진 고대 포유류 흔적 1799년 영국 박물관 학예사 조지 쇼는 식민지였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보내온 이상한 동물 표본을 받았다. 오리 주둥이에 비버 꼬리와 수달의 발을 지닌 이 동물을 쇼는 진기한 ...

  • 말의 몸통 지닌 ‘키작은’ 기린 발견, 유전 다양성 감소 탓?말의 몸통 지닌 ‘키작은’ 기린 발견, 유전 다양성 감소 탓?

    조홍섭 | 2021. 01. 07

    우간다와 나미비아서 각 1마리 확인…동물원, 가축선 흔해도 야생 드물어 .아프리카 우간다와 나미비아에서 돌연변이로 인한 골격발육 이상으로 추정되는 왜소증 기린이 발견됐다. 일반적으로 왜소증은 근친교배가 이뤄지는 가축에서 흔히 발견되지만 야생...

  • 스타 동물 자이언트판다 그늘서 반달곰 운다스타 동물 자이언트판다 그늘서 반달곰 운다

    조홍섭 | 2021. 01. 06

    판다 좋아하는 고산 중심 보호구역…반달곰, 사향노루 보호 못 받아 급감 자이언트판다나 호랑이처럼 카리스마 있고 넓은 영역에서 사는 동물을 우산종 또는 깃대종이라고 한다. 이 동물만 보전하면 그 지역에 함께 사는 다른 많은 동물도 보전되는 ...

인기글

최근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