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취야 동의나물이야...산나물과 독초 구별법

양형호 2017. 04. 14
조회수 11378 추천수 0
도라지 비슷한 자리공 뿌리, 산마늘 모양의 박새, 원추리 닮은 여로…
가장 확실한 중독 예방법은 '산야초는 모두 독초' '마트 판매는 모두 나물'

봄숲.jpg » 기지개 켜는 봄숲. 산나물을 많이 캐는 시기이지만 중독사고도 빈발한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다. 숲에서 생명의 시작은 나무들이 맨 처음 알려준다. 봄기운을 받은 나무들이 맛있는 새싹을 내밀면 곤충들의 애벌레가 알에서 깨어나 새싹을 먹고 오동통 살이 찌고 새들은 애벌레를 물어 아기 새들을 먹이기 위해 분주하게 둥지로 나른다. 그 무렵 새와 작은 동물들을 먹이로 하는 맹금류들이 차례로 알에서 깨어나게 된다. 

사람들도 긴 겨울 동안 보릿고개를 지내면 몸속의 유전자가 본능적으로 봄나물의 맛과 향을 갈망한다. 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사람들도 봄나물을 찾아 산과 들로 나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독초를 조심하라는 경고가 많이 발표되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독초를 나물로 잘못 알아 중독사고를 일으켰다는 소식을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된다. 해마다 반복되는 산나물 중독사고 소식이 안타깝다. 누구나 쉽게 산나물과 독초를 구별하는 법을  정리해 본다.

식물은 다양한 환경에 적응해 생존하면서 자신을 섭취하는 동물들을 가해할 목적으로 방어물질 생성해 몸에 축척하게 되었다. 처음엔 자기 몸에 유해성분을 축척하는 방법이 효과가 있었지만 동물도 오랜 시간 독성물질을 섭취하면서 내성이 생기게 되었다. 사람도 마찬가지여서 오랜 시간 독성이 있는 식물을 조금씩 섭취하면서 내성을 키워 많은 식물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숲에는 아직도 먹었을 때 치명적인 중독 증상을 일으키는 독초가 많다.

곰취.jpg » 봄나물의 대명사 곰취. 습지에서 나는 동의나물과 유사해 조심해야 한다.

곰취는 향이 좋고 쌉싸름한 맛이 좋아 봄에 가장 많이 즐겨 먹는 산나물이다. 곰취는 그냥 쌈으로 먹어도 좋고 장아찌를 담아 먹어도 좋다. 그런데 봄철 독초 중독 사고를 가장 많이 일으키는 동이나물이 곰취와 똑같이 생겼다.

동의나물.jpg » 곰취와 비슷하지만 독성이 있는 동의나물.

전문가들도 동의나물과 곰취의 잎을 눈앞에 두고 서로 구별해도 쉽지 않을 정도로 매우 똑 같이 생겼다. 잎 모양이 거꾸로 된 하트 모양이고 잎 가장자리의 거치의 모양도 똑같이 생겼다. 

다만 동의나물은 잎 표면에 털이 없고 향긋한 향이 없이 광택이 있고 습지 주변에 살아가는 반면 곰취는 잎에 잔털이 있고 잎을 찢으면 향긋한 향이 나는 게 특징이다. 곰취는 숲 어디서나 잘 자라기 때문에 동의나물 자생지와 중복될 수도 있어 일반인은 동의나물과 곰취를 구별하기 쉽지 않다. 

동의나물의 함유된 아네모닌은 중독의 원인이 되는 유해성분이다. 동의나물을 섭취하면 오심, 구토 및 설사를 유발하고 신장을 자극하여 단백뇨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처럼 유독한 식물이지만 ‘동의나물’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어린순은 특별한 독성 정제과정을 거쳐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먹을 것이 천지에 널린 세상인데 나물 하나 맛보자고 죽음의 위험을 감수하는 모험은 하지 말자.  

자리공.jpg » 자리공 1년생 뿌리. 산삼으로 착각해 먹었다간 큰일 난다.

독초 중에서 동의나물과 더불어 아주 많은 사람에게 치명적인 중독피해를 입히는 식물이 자리공이다. 자리공은 뿌리가 산삼이나 도라지와 아주 비슷해 이를 섭취한 사람에게 중독 피해를 입힌다.  

자리공 뿌리에 함유된 피톨락신 성분은 오심, 구토, 복통, 설사를 일으키고 중독이 심하면 의식을 잃게 된다. 실제 필자의 지인 한 분은 자리공을 먹고 의식을 잃었다가 죽을 고비를 넘기긴 했지만 풍을 맞은 사람처럼 중추신경이 손상되어 아직도 행동이 어색하고 말을 어눌하게 한다. 

미국자리공.jpg » 미국자리공. 외래종으로 독성이 있어 함부로 먹으면 안 된다.

요즘 인기를 끄는 종편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오는 출연진들이 가끔 자리공의 잎을 뜯어 물에 끓인 후 1시간 정도 찬 물에 다시 우려 쌈으로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일반인들은 절대 따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리공은 우리나라에 3종이 살고 있는데 우리가 흔히 인가 주변에서 보는 자리공은 미국자리공(붉은대자리공)이고 꽃이 곧게 서는 그냥 자리공과 울릉도에 자생하는 섬자리공이 있는데 독성은 모두 위험하다.

울릉산마늘.jpg » 울릉산마늘. 뿌리에서 잎이 하나씩 돋는다.

박새.jpg » 독초인 박새는 잎이 어긋나게 여러개 나온다.

향긋하고 귀한 산나물인 산마늘과 독초인 박새는 사람들이 흔히 혼돈할 만큼 생김새가 비슷하다. 산나물과 박새를 구별하는 방법이 인터넷에 여러 가지 나와 있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박새는 원줄기에 잎이 어긋나고 산마늘은 땅속뿌리에서 각각의 잎이 나는 게  다르다.

그런데 우리가 나물이나 명이장아찌로 먹는 산마늘은 거의 100% 울릉도에 자생하는 울릉산마늘이다. 그냥 산마늘이라 부르는 종은 설악산 등 아주 높은 곳에만 자생하는 종으로 일반인은 만나기 쉽지 않은 종이다. 

울릉도에는 다행히 산마늘과 비슷한 박새가 자생하지 않기 때문에 울릉도에서 만나는 산마늘은 중독 걱정 없이 식용할 수 있다. 설악산에 자생하는 산마늘을 찾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글을 끝까지 읽지 않으셔도 된다.

우산나물.jpg » 나물로 먹는 우산나물.

삿갓나물.jpg » 우산나물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독이 있는 삿갓나물.

우산과 삿갓을 닮아 이름이 붙여진 식물이 우산나물과 삿갓나물이다. 둘 다 이름에 ‘나물’이 붙어 있지만 우산나물은 중독 걱정 없이 삶아서 나물로 먹을 수 있는 반면 삿갓나물은 독성이 있는 식물이라 바로 먹을 수 없다. 우산나물과 삿갓나물이 서로 다른 점은 우산나물은 작은 잎이 가운데로 깊게 갈라져 두 장처럼 보이고 식물체 전체에 솜털이 가득 나지만 삿갓나물은 광택이 있고 매끈한 잎이 6~8장 돌려나는 게 특징이다. 삿갓나물은 주로 습한 곳에서 잘 자란다.

원추리.jpg » 이른봄 나물로 먹는 원추리 어린싹.

여로.jpg » 독초인 여로. 잎에 주름이 났다.

원추리는 ‘넘나물’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나물이지만 약간의 독성이 있어 어린순을 채취해 뜨거운 물에 익힌 뒤 무쳐 먹거나 된장국을 끓여 먹는 봄나물이다. 그런데 원추리와 비슷하게 생긴 독초가 있는데 바로 ‘여로’이다. 

원추리와 여로가 크게 다른 점은 원추리는 잎이 나면 산에 우뚝 솟은 고압 철탑처럼 양쪽으로 잎이 납작하게 어긋나 주맥만 뚜렷하게 살짝 V자로 접혀있고 잎에 주름과 털이 없다. 여로는 잎이 사방으로 어긋나고 잎에 솜털이 뽀송하게 많이 나고 넓게 펴진 잎에 나란히 맥을 따라 주름이 져 있는 게 특징이다.

앉은부채꽃.jpg » 잎보다 먼저 이른봄 피는 앉은부채꽃.

앉은부채잎.jpg » 꽃이 핀 뒤 잎이 돋아난 앉은부채. 쌈으로 먹으면 안 된다.

다음 봄에 조심할 식물이 천남성과 앉은부채이다. 앉은부채는 이른 봄에 먼저 꽃을 피우고 나중에 퍼진 배추 잎처럼 펼쳐진다. 대부분의 천남성과 식물과 마찬가지로 앉은부채에도 독이 있다. 

요즘 숲에 들어서면 산자락 그늘지고 습한 곳에 쉽게 만날 수 있는데, 잎의 생김새가 뜯어서 쌈 싸먹기에 딱 좋게 생겼다. 무심코 산나물이어서 몸에 좋겠다고 삼겹살에 싸 먹었다가는 귀한 목숨을 단축시킬 수 있다.

진달래.jpg » 진달래 꽃은 달콤쌉쌀한 맛에 즐겨 먹어 참꽃이라 부르기도 했다.

산철쭉.jpg » 잎이 꽃이 함께 나는 산철쭉은 독성이 있어 개꽃으로 불렸다.

요즘 산에서 흔하게 보는 진달래는 생으로 먹거나 찹쌀가루와 반죽에 넣어 화전으로도 먹을 수 있어 참꽃이라 부른다. 그러나 조금 뒤에 피는 산철쭉은 독성이 있어 먹지 못해 개꽃이라 부른다. 

산철쭉보다 일찍 피는 진달래는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게 특징이다. 독성이 있는 산철쭉은 잎과 함께 피는데 꽃봉오리가 벌레잡이 식물처럼 끈적끈적한 게 특징이다. 필자도 어렸을 때 뒷동산에 친구들과 올라 산철쭉 꽃을 배불리 따먹고 중독되어 죽을 고비를 넘긴 아픈 추억이 있다. 

이렇게 독초를 나물인줄 알고 섭취하여 중독되었을 때에는 설사나 복통, 구토, 어지러움, 경련, 호흡곤란 등 중독증세가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의식을 잃기 전에 바로 119에 신고해 자신이 있는 위치와 중독 증상을 정확이 설명한 다음 손가락을 목구멍에 넣어 먹은 내용물을 토해내고 따뜻한 물을 마시면서 구급차를 기다려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 받는 게 좋다. 의식이 있는 동안에 먹다 남은 독초가 있으면 챙겨 놓거나 병원에 이동 중에 독초의 생김새를 구급대원에게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게 빠른 치료와 해독에 크게 도움이 된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독초를 잘 구분해서 처음부터 섭취하지 않는 게 가장 현명한 독초 중독 예방법이다.

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은 의녀가 되기 위해 신익필(박은수) 의학 교수로부터 약초에 관한 시험을 보는 장면이 나온다. 다양한 약재를 늘어놓고 약초와 독초를 구별하는 시험인데, 장금은 공부한 대로 아주 정확하게 양초와 독초를 구별해 답안지를 작성하지만 결과는 최하위 점수를 받게 된다. 

이 시험의 정답은 약재란 사람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약초가 될 수도 있고 독초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에 나열된 독초들도 사람의 병이나 체질에 따라 독초가 될 수도 있지만 의사의 처방을 받아 유용한 약재로 사용될 수 있다. 작년 봄에 고향에서 가져온 옻순을 아내와 같이 먹고 나는 항문에 옻이 올라 가려움으로 일주일 넘게 큰 고생을 했지만 아내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대장금2.jpg

결론이다. 앞에서 사진과 글로 산나물과 독초의 구별법을 자세히 설명해 놓았지만, 일반인 가운데 숲에서 이 글을 참고해 산나물과 독초를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마 그런 사람이 있다면 산야초 공부에 타고난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산나물과 독초를 구분하려면 그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들 들여 공부하고 배워야 한다.

지금까지 산나물과 독초에 대해 길게 설명했지만 다 잊어도 된다. 다가오는 수명 100세 시대에 독초에 중독되지 않고 맛있는 산나물을 즐기며 건강한 삶을 살기 원한다면 아래 두 가지는 꼭 명심하고 기억했으면 좋겠다.

첫째, 마트나 시장에서 파는 산나물은 다 먹을 수 있다.

둘째, 산과 들에서 나는 산야초는 모두 독초라 먹을 수 없다.

글·사진 양형호/ 국립수목원 전시교육과 현장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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