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까마귀 콜레스테롤 수치 높다

조홍섭 2019. 09. 16
조회수 8693 추천수 0
패스트푸드 영향…단기 건강상태는 오히려 좋아

h1.jpg » 햄버거를 먹는 까마귀. 도시에 풍부한 패스트푸드 찌꺼기는 도시로 몰려드는 야생동물의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그 양상은 단순하지 않다. 안드레아 타운센드 제공.

도시는 야생동물에게 질 낮은 먹을거리가 넘치는 ‘덫’이다. 도시 까마귀가 농촌에 사는 까마귀보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안드레아 타운센드 미국 뉴욕 해밀턴대 생물학자 등 미국 과학자들은 사람이 던져준 먹이나 음씩 찌꺼기가 까마귀의 건강과 생존율에 끼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도시와 교외, 농촌 등 도시화 정도가 다른 장소에 있는 까마귀 둥지 140곳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번식 중인 새는 그 지역의 먹이를 주로 먹고 새끼에게 먹이는 데 착안했다. 어린 까마귀의 혈중 농도와 체중, 체지방을 재고, 둥지를 떠난 뒤 3년 동안의 생존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도시에 가까운 곳에 사는 까마귀일수록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음식 찌꺼기 때문인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매일 치즈버거를 둥지 근처에 제공하는 실험을 다른 지역에서 1∼6주일 동안 했다.

실험 결과, 치즈버거를 제공한 까마귀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그렇지 않은 집단에 견줘 5%가량 높게 나왔다. 이런 결과는 여우, 참새, 이구아나 등 도시에 사는 다른 야생동물에서 나타난 것과 일치하는 현상이다.

h2.jpg » 연구 대상인 아메리카까마귀. 이들이 주로 먹는 음식 쓰레기는 칼로리가 높지만 무기질이 부족하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그렇다면 이런 패스트푸드가 까마귀의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도시에서 태어난 까마귀의 3년 뒤 생존율은 농촌 까마귀보다 낮았다. 그러나 놀랍게도 체중 등 몸의 상태는 도시 까마귀 쪽이 좋았다.

까마귀의 도시 삶을 위태롭게 만드는 원흉은 콜레스테롤이 아니었던 셈이다. 연구자들은 “도시에서 포식자와 사냥 위험이 적지만 교통사고, 플라스틱에 얽히는 사고, 감전 등 전체적인 위험은 농촌보다 더 크다”고 설명했다.

패스트푸드가 까마귀에게 곧바로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지도 분명치 않았다.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건강에 득이 됐다.

타운센드는 “콜레스테롤은 건강에 안 좋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세포막과 일부 호르몬의 중요한 성분을 이루는 등 몸의 핵심기능에 도움을 준다”고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그는 “사람에게 과다한 콜레스테롤은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지만, 야생조류에게 어느 수준이 과다한지는 아직 모른다”며 “또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의 장기적 영향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콘도르: 조류학적 응용’ 최근호에 실렸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Andrea K. Townsend et al, Urbanization and elevated cholesterol in American Crows, The Condor: Ornithological Applications, Volume 121, 2019, pp. 1–10 DOI: 10.1093/condor/duz040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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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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