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상괭이 150여 마리 떼죽음 ‘생태 재앙’

조홍섭 2011. 02. 08
조회수 24853 추천수 0
멸종위기 소형 고래, 내부 개발 방조제 안 둥둥
“호 물 무리하게 빼 염도 낮아져 얼음 얼어 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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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에 놓인 소형 고래인 상괭이 150여 마리가 내부 개발이 진행중인 새만금 방조제 안쪽 해역에서 떼죽음한 채 발견됐다. 국제적 보호종인 상괭이가 그물에 걸리거나 기름오염 때문에 1~2마리씩 죽은 예는 있지만 이처럼 대규모로 폐사하기는 처음이다. 충남 태안의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 때도 6개체의 상괭이만이 죽은 채 발견됐다.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과 군산 해경, 죽은 상괭이를 거두는 작업을 한 어민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3일부터 새만금 방조제 안쪽 제방과 수면 위 그물 등에 죽은 채 떠밀려온 상괭이가 잇따라 발견됐다. 해경의 현장조사 뒤 4일 쓰레기수거업체가 12마리를 매립한데 이어 7일엔 농어촌공사의 요청을 받은 어민들이 선박 5척을 동원해 67마리를 수거했다. 8일에도 어선 2척이 나가 25마리를 거두었다. 18일 현재 어민들이 수거한 상괭이의 주검은 모두 150여 마리에 이른다.
 
수거작업을 한 어민들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괭이를 뱃전이 넘치도록 수거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상괭이가 죽은 채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괭이는 대개 길이 1.5~2m의 성체였으며 암컷 한 마리의 뱃속에선 출산이 임박한 태아가 죽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고 신씨는 덧붙였다. 죽은 상괭이는 특히 신시도 배수갑문 근처에서 가장 많이 발견됐는데, 이는 호수 상류에서 죽은 상괭이들이 조류가 가장 센 이곳으로 떠내려 왔기 때문으로 어민들은 추정했다.

 
해경은 상괭이에 불법 포획의 흔적이 없어 자연적인 이유로 죽은 것으로 추정했다. 새만금사업단 환경관리팀 김동원씨는 “어민들이 불법으로 쳐놓은 그물에 상괭이가 걸려 죽었다”고 밝혔다. 방조제가 완공된 뒤 새만금 호에서의 어업은 불법이지만 생계터전을 잃은 어민들이 전어, 숭어 등을 잡아 왔다. 그러나 내부공사로 수문을 막으면서 이런 어업조차 불가능해 어민과 농어촌공사 사이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민과 환경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본격적인 새만금 개발을 위해 무리하게 수위를 낮추었기 때문에 빚어진 예고된 생태재앙이라고 반박한다. 새만금 시민조사단 오동필씨는 "근본적 원인은 내부 개발을 위해 수위를 낮추고 두달 동안 수문을 닫으면서 호수의 염도가 떨어지고 수질이 악화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호수가 결빙하면서 상괭이가 익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지의 한 어민은 "지난 한파 때 호수가 넓게 얼어붙은 날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추위 때도 새만금 수역이 모두 얼어붙은 것은 아니라는 게 현지 주민들의 말이다. 정부는 이번 떼죽음 사태에 대한 원인 조사에 나서지 않고 있다.  

 

 
정부는 새만금 내부에 방수제를 쌓고 매립을 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새만금 호의 수위를 해수면보다 1.6m 낮게 유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썰물 때 수문을 열고 밀물 때 수문을 막는 방법으로 수위를 낮춰 왔는데, 이 과정에서 새만금 호의 염도가 낮아지고 오염이 심해져 쭈꾸미, 조개, 물고기 등이 폐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환경부는 내부개발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환경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예상되는 동물 떼죽음 등에 대해 주검에 의한 2차 오염을 막는 등의 사후처리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상괭이는 쇠돌고랫과의 해양포유류로 우리나라 서해, 남해, 동해남부 등 육지에서 가까운 바다에 살며, 야생 동·식물 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의해 보호받는 국제 보호종이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성명서>
 

2011년 새해 벽두부터 새만금에서는 상괭이의 떼죽음이 이어지고 있으며, 죽음의 원인에 대한 정부당국의 해명이 불충분하거나 불분명해 진상규명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지난 2 3일 설 연휴 기간 중 지역 어민들의 신고로 발견된 이래 새만금방조제 내해에서 죽은 채 발견된 상괭이는 지난 11일자로 이미 130마리를 넘어섰다. 한국에서 상괭이를 비롯한 고래들이 혼획이나 불법포경, 좌초 등으로 죽은 경우는 있었지만, 지금처럼 인간의 직간접적인 어로행위 이외의 원인으로 떼죽음을 맞은 경우는 극히 예외적이다.

 

 

새만금의 상괭이가 100여 마리 이상 죽었을 시점까지 새만금사업단과 해경은 이 사건을 단순히 자연적인 폐사로 단정짓고 수거한 사체를 쓰레기업체를 시켜 소각 처리한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되고 있다. 뒤늦게 상괭이의 떼죽음 사건이 언론과 일반시민들에게 알려졌지만 정작 떼죽음의 원인에 대해서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변명수준에 그치고 있다. 새만금사업단은 해수차단, 오염 등의 문제가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고, 상괭이 사체수거 초기부터 거짓말로 은폐하면서 정작 멸종위기야생동물의 죽음은 제대로 밝혀진 것이 하나도 없는 상태이다.

 

지난 10일 고래연구소와 전북대의 공동조사 및 부검이 뒤늦게 실시되었지만 그 결과가 새만금 상괭이 죽음의 원인을 전부 밝혀줄 지는 의문이다. 밝혀진다 하더라도 정작 멸종위기 해양포유류에 대한 보호조치와 관리책임은 정부기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상괭이와 같은 해양생물은 국토해양부에서 해양생물보호종으로 지정할 수 있지만 농림수산식품부가 어족자원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이유로 보호종 지정을 미루고 있으며, 환경부는 국제협약에서 보호종으로 지정한 결과에 따라 국내법의 적용을 받도록 조치해야 함에도 현재까지 책임을 미루고 있다. 해경은 상괭이를 단순히 자연사한 것으로 판단해 소각처리함으로써 폐사원인의 진상규명을 회피했다. 마지막으로 새만금사업단은 수질오염, 해수차단 등의 비난을 우려해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은폐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이번 상괭이 집단 떼죽음은 새만금방조제라는 인공적인 공간에서 발생한 인재인만큼 관련 기관은 책임소재에 따라 처벌을 받는 것이 타당하다.

 

 

상괭이(영어명. Finless porpoise, 학명. Neophocaena phocaenoides)는 정작 한국에서는 그 어떤 법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지만, 고래에 속하는 해양생물로 국제기구 및 단체들에 의해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고 있다. 상괭이는 IUCN(국제자연보호연맹) CITES(멸종위기야생동식물의국제거래에관한협약)에서 각각 멸종위기 취약종 및 부속서1에 지정한 해양생물로 전 세계적으로 수만 마리 정도만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에서만 발견되는 상괭이는 수심이 50미터 이내의 연안에 주로 서식하며 황해와 같이 대륙붕이 얕은 곳에서는 연안에서 15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발견되지만 주로 연안 가까운 바다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해는 지금까지 연구조사로는 아시아 최대의 상괭이 서식지로 3만 마리 정도의 상괭이가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된 적도 있다.<!--[if !supportFootnotes]-->[1]<!--[endif]-->

 

 

그렇지만 이번에 새만금 내해에서 죽은 상괭이가 무려 130마리나 된다는 것은 황해 전체의 면적과 비교해 봤을 때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다른 지역의 바다보다 서식밀도가 최소 4배 이상 되기 때문이다. 만약 이 상괭이 개체들이 새만금 내해에 서식하고 있었다면 새만금이 해양생물의 서식지로 중요하며, 멸종위기 해양생물의 보호구역으로 지정될만한 생태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지 않고 새만금 외해에서 유입되었다 하더라도 봄에 출산을 하는 상괭이가 새만금 내해를 찾았다면 이곳 바다가 어린 상괭이를 키우기에 적합하거나 회유하면서 먹이활동을 하기에 좋은 서식지라 할 수 있으므로 이 경우에도 당연히 보호를 할 필요가 있다.

 

 

우선적으로 이번 새만금 상괭이 떼죽음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와 같거나 비슷한 형태의 인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민관이 함께 후속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CITES와 같은 국제기구에서도 신뢰받을 수 있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방법에 따라 새만금의 상괭이 서식실태를 조사해야 한다. 조사결과에 따라 필요하다면 새만금을 해양생물의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도 뜻있는 일이 될 것이다. 2010년은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해양보호구역을 지금보다 10배 더 확대하겠다는 아이치목표(Aichi Target)”<!--[if !supportFootnotes]-->[2]<!--[endif]-->를 최초로 제출한 해이다. 만약 한국 정부가 새만금의 살아있는 바다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한다면 아이치목표를 달성하는데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는 해양생물보호를 위해 활동하고 있으며, 이번 새만금 상괭이 떼죽음에 대한 원인과 결과가 밝혀지는대로 CITES 등 국제기구와 단체에 보고서를 전달할 계획이며, 한국 정부가 해양생물보호를 위해 적극 의무를 이행하도록 촉구할 계획이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위원장 윤준하

2011.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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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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