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양상 보이는 ‘100만 그루 나무 심기’
경관·환경조절 기능 무시해 마치 ‘빈 터 메우기’ 같아
풍속 기온 습도 등 영향력 대단해 인공적 조절은 문제

요즘 <워낭소리>라는 영화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모양이다. 노인과 소의 평생에 걸친 교감을 그린 영화라 하는데, 그 바탕에는 소의 힘을 동력으로 하는 ‘농사문화’가 있다. 소의 어깨에 멍에를 얹고, 여기에 쟁기를 매달아 논이나 밭을 간다. 새참 때가 되면 쟁기를 풀고, 가까운 숲에 소를 데리고 가 풀을 먹이곤 했다. 이렇게 소도 새참을 먹었다. 소가 풀을 뜯던 숲은 아름드리나무들이 줄지어 있고, 나무들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하다. 이 숲은 농경지의 농작물을 강한 바람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 조성한 바람막이숲으로, 마을숲의 한 유형이다.
마을숲은 마을사람들이 공동으로 보호하는 숲이다. 자연적으로 생겨나거나 인공적으로 조성하거나 그 형성 기원은 여러 가지이다.
옛날에는 마을 사람들이 왜 숲을 만들었을까? 요즘처럼 도시녹지를 확보하거나 생물이 살 공간을 만들어주거나 하는 거창한 생각에서 돈과 시간을 들여 한 것은 아니다. 생존과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겨울철 북서풍의 찬바람과 여름철 태풍의 강한 바람을 막기 위해서였다. 또 장마철 일시에 불은 물이 강둑을 무너뜨려 마을을 덮치는 것을 막기 위해 나무뿌리가 흙을 붙잡는 성질을 이용하여 강둑 보강용으로 하천변에 심었다.
또한 읍성 주변에 적의 침입에 대비하는 방어숲을 조성하고, 미로처럼 나무를 심어 숲으로 들어오면 길을 잃게 하여 읍성에 도달하는 것을 지연되게 하였다.
이밖에 풍수적 의미에서 마을에 해가 되는 산이나 바위, 강 등의 자연물을 가리는 숲을 만들었다. 마을숲은 동제 등의 마을 행사 중 가장 중요한 의식이 치러지는 공간이기도 하였다. 이렇게 마을숲은 마을 사람들의 생존과 생활에 관련된 중요한 시설로서의 의미가 컸다.
바람막이숲·강둑 보강용 등 사람들 생존·생활과 밀접

마을숲이 현 정권의 ‘녹생성장’정책으로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도시 녹지 확충에 쏠려있던 관심들이 녹지조성과 보전, 이용이라는 전통이 고스란히 집적된 마을숲에 옮겨가고 있다. 먼저 산림청에서 ‘기후변화와 산림’이라는 큰 과제 속에서 마을숲 복원사업에 나섰다.
도시 녹지 확충은 부산의 ‘100만 그루 나무 심기’사업에서 출발하여 각 도시마다 얼마만큼 많이 ‘나무심기’를 할 것인가의 경쟁처럼 보인다. 이것이 과열되어 마치 ‘빈 터 메꾸기’같은 모양새가 되고 있다. 녹지의 조성은 그것이 이룰 경관과 환경조절적 기능이 매우 중요한데 이것이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마을숲은 그 위치가 매우 환경조절적이다. 즉, 숲이 그곳에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환경 조건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바람막이숲일 경우 풍속이 최고 50%가 감소하고, 온도는 숲을 경계로 마을 안쪽과 바깥쪽이 0.2도 차이가 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 연구결과는 마을숲이 풍속, 기온, 습도 등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하였다. 이외에 숲에서 발생한 낙엽은 부식되어 토양의 유기물 함량을 높이는 구실을 한다.
이러한 마을숲은 마을 사람들의 생활환경을 매우 좋게 만드는 것이었다. 여름철에는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필요 없어 전기 생산을 위해 일어나는 환경부하를 감소시킨다. 숲에서 발생하는 천연유기물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비료를 대신하여 이 또한 환경부하를 감소시킨다. 요즘 큰 문제로 떠오르는 기후변화는 결국 사람들이 살고 있는 환경이 자연적 조절이 아닌 인공적 조절에 의존하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마을숲이 나타나게 된 것은 인간 생존과 생활의 방편을 위한 것이었지만 결국 사람들의 생활환경을 매우 좋은 방향으로 이끈 것이다. 기후변화는 결국 마을숲과 사람들의 생활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장미아(생명의숲국민운동 마을숲 위원·조경학 박사)
풍속 기온 습도 등 영향력 대단해 인공적 조절은 문제

요즘 <워낭소리>라는 영화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모양이다. 노인과 소의 평생에 걸친 교감을 그린 영화라 하는데, 그 바탕에는 소의 힘을 동력으로 하는 ‘농사문화’가 있다. 소의 어깨에 멍에를 얹고, 여기에 쟁기를 매달아 논이나 밭을 간다. 새참 때가 되면 쟁기를 풀고, 가까운 숲에 소를 데리고 가 풀을 먹이곤 했다. 이렇게 소도 새참을 먹었다. 소가 풀을 뜯던 숲은 아름드리나무들이 줄지어 있고, 나무들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하다. 이 숲은 농경지의 농작물을 강한 바람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 조성한 바람막이숲으로, 마을숲의 한 유형이다.
마을숲은 마을사람들이 공동으로 보호하는 숲이다. 자연적으로 생겨나거나 인공적으로 조성하거나 그 형성 기원은 여러 가지이다.
옛날에는 마을 사람들이 왜 숲을 만들었을까? 요즘처럼 도시녹지를 확보하거나 생물이 살 공간을 만들어주거나 하는 거창한 생각에서 돈과 시간을 들여 한 것은 아니다. 생존과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겨울철 북서풍의 찬바람과 여름철 태풍의 강한 바람을 막기 위해서였다. 또 장마철 일시에 불은 물이 강둑을 무너뜨려 마을을 덮치는 것을 막기 위해 나무뿌리가 흙을 붙잡는 성질을 이용하여 강둑 보강용으로 하천변에 심었다.
또한 읍성 주변에 적의 침입에 대비하는 방어숲을 조성하고, 미로처럼 나무를 심어 숲으로 들어오면 길을 잃게 하여 읍성에 도달하는 것을 지연되게 하였다.
이밖에 풍수적 의미에서 마을에 해가 되는 산이나 바위, 강 등의 자연물을 가리는 숲을 만들었다. 마을숲은 동제 등의 마을 행사 중 가장 중요한 의식이 치러지는 공간이기도 하였다. 이렇게 마을숲은 마을 사람들의 생존과 생활에 관련된 중요한 시설로서의 의미가 컸다.
바람막이숲·강둑 보강용 등 사람들 생존·생활과 밀접

마을숲이 현 정권의 ‘녹생성장’정책으로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도시 녹지 확충에 쏠려있던 관심들이 녹지조성과 보전, 이용이라는 전통이 고스란히 집적된 마을숲에 옮겨가고 있다. 먼저 산림청에서 ‘기후변화와 산림’이라는 큰 과제 속에서 마을숲 복원사업에 나섰다.
도시 녹지 확충은 부산의 ‘100만 그루 나무 심기’사업에서 출발하여 각 도시마다 얼마만큼 많이 ‘나무심기’를 할 것인가의 경쟁처럼 보인다. 이것이 과열되어 마치 ‘빈 터 메꾸기’같은 모양새가 되고 있다. 녹지의 조성은 그것이 이룰 경관과 환경조절적 기능이 매우 중요한데 이것이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마을숲은 그 위치가 매우 환경조절적이다. 즉, 숲이 그곳에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환경 조건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바람막이숲일 경우 풍속이 최고 50%가 감소하고, 온도는 숲을 경계로 마을 안쪽과 바깥쪽이 0.2도 차이가 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 연구결과는 마을숲이 풍속, 기온, 습도 등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하였다. 이외에 숲에서 발생한 낙엽은 부식되어 토양의 유기물 함량을 높이는 구실을 한다.
이러한 마을숲은 마을 사람들의 생활환경을 매우 좋게 만드는 것이었다. 여름철에는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필요 없어 전기 생산을 위해 일어나는 환경부하를 감소시킨다. 숲에서 발생하는 천연유기물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비료를 대신하여 이 또한 환경부하를 감소시킨다. 요즘 큰 문제로 떠오르는 기후변화는 결국 사람들이 살고 있는 환경이 자연적 조절이 아닌 인공적 조절에 의존하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마을숲이 나타나게 된 것은 인간 생존과 생활의 방편을 위한 것이었지만 결국 사람들의 생활환경을 매우 좋은 방향으로 이끈 것이다. 기후변화는 결국 마을숲과 사람들의 생활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장미아(생명의숲국민운동 마을숲 위원·조경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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