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일은 하시되 감정을 이입하지 마십시오. 일할 때 지치는 건 감정 때문이지 일 자체 때문은 아닙니다. 일은 그냥 머리 쓰면서 하면 되는데 거기에 감정을 계속 이입하면서 하니까 피곤하고 지치는 겁니다.
아는 한의사가 계신데, 하루에 백 명 이상 진맥하고 약을 지어도 저녁에 만나면 쌩쌩합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 물어봤더니 자기는 무심으로 한다고 그러더군요.
품질 검사할 때 이건 어디가 불량이고 저건 어디가 불량인지 분류하듯이, 그런 정도의 마음으로 하는 겁니다. 사람을 볼 때 여자냐 남자냐가 안 보이죠. 저 사람은 어디가 상했다, 이렇게 그냥 하나의 상품으로 보이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냥 쉽게 '이 사람은 이렇게 하면 되겠다, 저 사람은 저렇게 하면 되겠다' 가 된답니다.
왜 지치고 피곤한가? 저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돈이 많은 사람인지,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삐질지, 비싼 약 지으라고 하면 화낼지, 이러면서 머리가 복잡하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피곤해서 못합니다. 열 명만 상대하면 나가떨어집니다.
늘 일하실 때 사물 그 자체만 보십시오. 자신과 관련시켜서 하지 마시고요. 그렇게 하면 일할
때도 지치지 않고 적은 에너지로도 충분히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가 있습니다.
왜 지치느냐? 우선 생각을 너무 많이 하고, 게다가 거기에 감정이 들어가서 복잡한 겁니다. 머리는 생각만 하도록 하고, 가슴은 느낌만 하도록 하시고 서로 섞지 마십시오. 그리고 지나치게 관여하지 말고 그냥 봐 넘기십시오.
* 무심 41~4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