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가을 소묘

조회수 21380 추천수 0 2011.10.20 01:36:33

가을 소묘

 

소묘1.jpg 

빠른 가을의 상징 한길 가의 가로수 벚나무가 역시 가장 먼저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배경의 산록은 푸르름이 아직 멀쩡해 보이지만 속으론 단풍에 낙엽이 벌써 가득합니다. 저 속에 살고 있는 나는 압니다. 나무들 아래로부터 한발 먼저 다가오는 가을, 색깔 물이 나무 위로 전파될수록 드디어 멀리서도 사람들의 눈에 띄기 시작할 테고, 언제쯤 계절이 오거나 가거나 무심할 수 있을까요? 다른 계절이라면 몰라도 가을이라면 죽을 때까지 그럴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숲 속 담쟁이덩굴이 행여 감성에 부풀어 너무 일찍 벅차하는 무고한 이의 눈에 띄면 어쩔까! 속으로 혼자서만 빨간 열기를 앓아내고 있습니다. 해가 수도 없이 넘어가도 내성이 생기지 않는 가슴앓이, 오로지 시간만이 단방의 묘약일 따름입니다.

소묘2.jpg 

 

서재에 들어오니 북창 밖 억새가 기어코 속새를 틔워 내기 시작했습니다. 조만 간에 은백색에 이어 황금색 물결이 눈이 가 닿는 곳마다 파도를 이룰 겁니다.

소묘3.jpg 

 

결국 이곳에서 억새를 또 다시 마주 대하고야 말았습니다. 반딧불이 동무에 이어 이 친구의 정경을 마주 대하려 그랬던 모양입니다. 억새는 피고 나는 또 속절없이 습관성 연례행사 가을날 생가슴을 앓아야 하는가 봅니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sort
619 살아있는 장수풍뎅이를 만져 보아요-국립수목원, 숲속 곤충 체험 전시회 imagefile 조홍섭 2011-07-19 23279
618 인디카 야생화 사진전 imagefile 조홍섭 2009-12-30 23275
617 맹꽁이 '공개 수배' imagefile 조홍섭 2011-06-13 23147
616 [포토에세이] 벼메뚜기 수수께끼 imagefile kocyoung 2011-10-14 23069
615 자연주의 살림꾼 '효재'를 만나러 오세요 imagefile 조홍섭 2012-02-09 22623
614 사라져가는 산호초 복원 실마리 찾았다 imagefile 물바람숲 2012-07-24 22542
613 [포토에세이] 물방울의 일생 imagefile [3] kocyoung 2011-09-27 22392
612 나도 달려 볼래! imagefile 윤순영 2011-09-01 22264
611 근하신년 imagefile kocyoung 2012-01-01 22007
610 [포토에세이] 봉선화 가족 imagefile [2] kocyoung 2011-10-06 21958
609 동북아식물연구소 식물 파라택소노미스트 양성 과정 참가자 모집 고유식물 2009-02-28 21948
608 [토론회] 에너지 자립마을 길찾기 - 저탄소 녹색마을 정책의 바람직한 전환방향 imagefile 이유진 2011-07-04 21891
607 [포토에세이] 이유 있는 앙탈 imagefile kocyoung 2011-10-08 21703
» [포토에세이] 가을 소묘 imagefile kocyoung 2011-10-20 21380
605 [포토에세이] 둔갑술 은신술 imagefile kocyoung 2011-10-16 20858
604 [포토에세이] 유홍초 파티 imagefile kocyoung 2011-10-31 20783
603 [포토에세이] 순식간에 생긴 일 imagefile kocyoung 2011-10-07 20726
602 [포토에세이] 잠자리 방석 imagefile kocyoung 2011-10-23 20575
601 제16회 환경의 날 제3회 문화행사 imagefile 윤순영 2011-05-31 20437
600 [에세이]그놈, 그 예쁜 놈 때문에 imagefile 고충녕 2013-12-28 20241

최근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