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 찬가(무심 2)

조회수 97886 추천수 0 2011.07.27 13:36:44

며칠 전 어느 분이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무슨 일일까 하며 열어 보니 '본인의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이 주위 분들에게 폐가 된다면 명상을 하러 오지 않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간 이분에게는 '세상에는 들어야 할 소리가 그리 많지 않으며 내면의 소리를 들어야 하는 명상에서는 차라리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이 낫다. 그리고 육체의 장애는 마음의 장애에 비하면 축복이다. 명상을 할 수 있는 몸과 영성을 갖춰주심에 감사하라'는 내용의 말씀을 여러 차례 드리며 격려한 바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이분이 건망증 환자가 되어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물으면 '제 귀가 잘 안 들리나요?', 그러면 옆에 있던 다른 분은 '님의 귀가 잘 안 들리시나요? 그 사실을 잊어버려서 미안합니다' 이렇게 되도록.

이 세상에는 기억해야 할 것이 얼마나 있을까요? 자신의 외모가 불구이거나 어디가 아픈 것, 대학을 안 나온 것, 지위와 돈이 없는 것…. 특히 타인의 잘못은 자나깨나 기억해야 할 것일까요?
우리 모두 건망증 환자가 되어 누가 물으면 '제가 대학을 안 나왔나요? 제가 가난한가요? 제가 박사인가요? 누가 잘못했나요?' 하십시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하늘의 사랑, 땅의 고마움, 타인의 잘못에 앞서 내 마음의 불구,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불완전하므로 우리는 모두 완성으로 향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 외에 또 무엇이 있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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