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거미 동료식

조회수 26931 추천수 0 2012.07.17 00:11:20

(거미 동료식)

꽃게거미0.jpg

다름 아닌 ‘꽃게거미’ 수컷의 참담한 비극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짝짓기가 끝난 수컷이 미처 대피를 하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곧바로 암컷의 먹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주변 초록의 잎새 위에 남겨진 크고 작은 두 마리의 발톱자국이 그간의 처절했던 상황을 묵묵히 어지러운 자취로서 말해주고 있습니다.

거미들의 동료식 행사도 보다 확실한 수태를 위한 허용된 희생의 일각이랍니다. 수컷의 생식능력만 가지곤 새 생명의 수태를 위한 준비로서 모자라기 때문이랍니다.

꼭 있어야 할 필연적인 수컷의 죽음은 아니기에 암컷에게 잡아먹히면서도 재빨리 도망칠 수 있다면 단지 그럴 뿐, 대항하거나 역습이란 있을 수가 없답니다. 암컷의 덩치가 더 크다는 이유만은 아닙니다. 무엇을 위한 희생적 사태인지 미물들이 너무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꽃게거미02.jpg

 

위에 사진처럼 초기 발견했을 땐 비록 빠져나갈 수 없게 단단히 붙들린 수컷이라도 회피하기 위해 악착같이 저항하는 다리의 꼼지락거림을 볼 수 있었지만, 사건이 벌어진지 불과 몇 분 흐르지 않아 수컷은 움직임도 멈췄을 뿐더러 본래의 제 모습도 완전히 잃었습니다. 그만큼 암컷 꽃게거미의 먹성은 대단했습니다.

 

우리 인간들의 상식으론 생각할 수 없는 비극이고 패악이라 말할 순 있어도 이보다 더한 집단범죄, 계획범죄는 인간세상 이외엔 사실상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두 가지 상반된 잣대를 가지고 얻어지는 이익에 따른 판단을 너무도 쉽게, 다분히 자기 주관적으로 쉽게 내리는 존재가 우리들 인간이란 뜻입니다.

결국 죄와 덕이 한 그릇 안에 있는 같은 성질의 것에서 태동된달 때, 인간에겐 최악의 악마적 상황일지라도 저들에겐 육보시의 바라밀은 말하지 않을 수 없음입니다.

눈으로 잔학함이 분명한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면서도 더한 내막적 최악의 상황을 알고 행하고 있는 우리 인간은 꽃게거미에게 뭐라고 탓을 말할 수 있을까요?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sort
619 묏비나리를 겸한 신년 산행 / 1월 5일~6일 imagefile 윤주옥 2013-01-03 10854
618 [에세이] 개구리 장날 kocyoung 2011-12-07 10908
617 물바람숲 필진, 김성호 교수가 자연과 만난 사연 admin 2011-10-20 10916
616 [에세이]밥 짓는 연기 imagefile 고충녕 2013-07-16 10923
615 녹색당 정책포럼 ‘동물과 공존하는 우리동네 만들기’ 조홍섭 2013-03-28 10925
614 쉬잇! 습지의 소리를 들어보렴 imagefile 조홍섭 2012-05-02 10942
613 응답하라! 설악산 산양 imagefile 조홍섭 2013-12-23 10945
612 녹색교육센터 활동가 공채 image 조홍섭 2011-12-13 10947
611 [에세이] 선배 그러면 안 돼 3-3 고충녕 2012-10-20 10958
610 [에세이] 잡석에 대한 단상 고충녕 2012-11-12 10981
609 4대강사업의 평가와 미래지향적인 물 관리 정책방향 토론회 조홍섭 2013-03-03 10986
608 글로벌 기후변화 홍보대사 모집 조홍섭 2012-04-30 10988
607 <Post-2020 국가 감축목표에 대한 시민사회의 제안> 공개세미나 imagefile 조홍섭 2015-02-03 10995
606 '기후변화 시대, 집도 진화한다!' 월례 포럼 imagefile 조홍섭 2012-01-12 10998
605 미군기지 환경오염문제를 둘러싼 ‘민관공동조사’의 과제 조홍섭 2013-08-20 11000
604 [엽편사진소설] "통화 중" imagefile 고충녕 2012-06-23 11007
603 닥치고 탈핵, 오늘부터 인터넷 생방송 조홍섭 2011-12-02 11010
602 저어새 섬 그림대회 및 탐조대회 imagefile 조홍섭 2013-05-29 11026
601 제28회 우이령포럼 '산림생태의 최대 보고, 가리왕산이 부서진다' 조홍섭 2012-10-23 11036
600 2011 인천 환경영화제 열려 조홍섭 2011-11-03 11037

인기글

최근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