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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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몰래 다녀온 줄 알았습니다.
풀잎마다에 송알송알 매달렸다가
마르지 않은 가슴을 확인하고
생명의 온기 소담함을 확인하곤
무사히 데려온 줄 알았습니다.
한 방울이 없었습니다.
짝이 맞지 않아 얼른 알았답니다.
일부러 챙기려 애쓰지 않는 짝
그리움 옆에 사랑
사랑 곁에 그리움
마음 순한 인간들에게 놔두면
모두가 눈물 되어버리기에
적셔만 주고 회수하기를 일삼았건만
오늘은 그만 깜박
그리움 옆에 사랑이 없었습니다.
사랑을 돌려주시겠어요?
그리움을 마저 가져가시겠어요?
하나만 있으면 알알이 눈물 되는
인간세상의 기나긴 비애
산골짜기 님프는 두고 볼 수 없어라!
짝 찾아 떠나려는 속성은 차라리 숙명
끊임없는 방황과 방랑의 원천
모두가 내 탓임을 알았으니
님은 방황하면 안 되고
나는 방랑이 천직
봄에, 사랑을 돌려주시겠어요?
가을에, 그리움을 마저 가져가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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