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의 방문

 

가끔씩 이슬비가 내리시던 9월도 중순의 낮은 제법 추웠습니다. 가을도 곧 본판으로 깊어질 모양입니다. 저녁이 지나고 밤이 깊어지면서 오히려 더위를 느낄 정도로 기온이 올라가는 참말로 이상한 날씨였습니다. 바람이 잘 통하도록 모처럼 동쪽 유리창을 활짝 열어 제켰습니다. 낮에도 하지 않던 일이었습니다. 물론 아직은 안정을 믿을 수 없는 물 컷들 곤충들 때문에 옹골찬 철사 방충망은 안과 밖을 분명하게 가름하고 있었습니다. 그간의 경험으로 아무리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한단들 어차피 삶의 구역이 다를 바에야 상호간 한 걸음쯤 떨어져있음이 피차에게 두루 유리하단 깨우침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설사 사는 구역이 같은 동질관계라 해도 은근히 한걸음쯤 의식상에서 이격되어있음이 보다 원만하단 사실도 알고 보니 큰 지혜이더이다.

 

탁상용 삼파장 탁상조명등 불빛에 이끌린 청개구리 한 마리가 수직의 시멘트 벽돌 벽을 잘도 기어올라 찾아왔습니다. 온갖 자연계 이웃들이 밝은 조명에 이끌려 이리로 다가들긴 해도 대다수 날개곤충들이지 막상 청개구릴 손님으로 받긴 처음이었습니다.

 

"어라? 여긴 어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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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와! 아까 낮에 알밤동산에서 본 학 아저씨 글방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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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야! 안은 밝고 따스하고 좋네! 나도 들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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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차! 밀어라! 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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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면 발로 차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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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헥! 지쳤다, 지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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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아저씬 나만 미워하시나 봐, 나 가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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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엄연히 들도 나도 못할 치밀한 철창 안에 갇혀 고립된 사람은 학이 아저씨이고, 저들은 훨훨 열린 대자연 천지 바깥에 얼마든지 자유롭게 놓여있는 처지인데도 말입니다. 녀석이 딱히 반대를 일삼기로 소문난 청개구리여서가 아님을 압니다.

안에 있는 자는 밖의 자유로움을 부러워하고, 밖에 있는 자는 안의 안정감을 소원하는, 역시 다른 이의 입장, 남의 몫을 더 주목하는 속성이란 생각이 있는 생물들에겐 피할 수 없는 비교 대비적 갈등인 모양입니다.

불안정한 미래? 만족을 모르는 창고에 대한 불만? 어느 쪽이든 제 분수에 감사함이란 소박하고도 사실적인 의식, 자족의 묘미, 행복의 소재지에 대해 오늘밤엔 한 번 더 깊이 생각할 것입니다.

“잘 가거라! 행복한 청개구리야, 넌 지금 화엄천국의 한복판에 살고 있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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