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강 죽이면서 4대강 살린다니…” 

평화의 댐·한강종합개발 등 경험
정부 ‘물부족’ 주장 등 반박 내놔
“사실상 운하사업 돌이킬수 없어” 



8000741155_20110720.JPG “물이 부족해 4대강 사업을 한다는데,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가 아니다. 그러니 엉터리지, 죄다.”

자료가 빼곡한 방 안, 최석범(56·사진)씨는 끊임없이 서가에서 자료를 꺼내왔다. 연방 수치를 확인하고 이면지엔 도표를 그려댄다. 천생 ‘엔지니어’다.

최씨는 수자원 전문가로 통한다. 1981년 강원대 토목과 졸업 뒤 전국의 하천과 댐 건설 현장에서 30년 세월 떠돌았다. 한강종합개발사업을 시작으로 한탄강 하천정비, 진주 남강댐, 평화의 댐, 횡성댐, 태백 광동댐 등 굵직굵직한 사업의 타당성 조사와 설계·감리에 참여했다. 이른바 ‘업자’임에도 2001년 시작된 한탄강댐 반대 운동에 뛰어들어 법정소송의 기술자문을 맡기도 했다. 그가 2년 넘는 준비 끝에 지난 11일 내놓은 <4대강 엑스파일-물 부족 국가에 대한 감춰진 진실>(호미 펴냄)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최씨는 “4대강 사업은 수자원 확보와 홍수 대책과는 무관할 뿐더러,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고 싶었다”며 “무엇보다 4대강에 거대한 보 16개를 연달아 세워 가뭄과 홍수 대책에 쓰겠다는 정부 주장이 터무니없는 거짓임을 밝혀보이기 위해 책을 썼다”고 말했다. 5개장 206쪽 분량의 책을 보면, 물 부족 국가라는 허울을 쓰게 된 배경부터 우리나라 수자원의 총량과 한해 필요한 수량 등 수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물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하나씩 깨뜨린다.

이를테면, 그는 “우리나라에서 한 해 필요한 물은 약 272억톤인데, 확보 가능한 물은 약 723억톤이니, 우리는 물 풍족국가이자 공급 설비도 잘 갖춰진 물 복지국가”라고 잘라 말한다. 또 “강 ‘살리기’를 하려면 우선 강이 ‘죽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죽은 하천에 대한 정확한 수질 기준이 없다”며 “특히 4대강 상류는 1급수인데도 이른바 ‘살리기 사업’에 포함돼 있으니, 멀쩡한 강을 죽이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한다.

4대강 사업의 핵심인 보에 대한 비판도 에두르지 않는다. 그는 “보는 수위나 높일 뿐 물을 저장하는 시설이 아니어서, 가뭄에 필요한 용수공급 능력이 없을 뿐더러 댐하고 달라서 홍수기에 물을 저장했다가 갈수기에 꺼내 쓰는 유량조절 기능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 왜 ‘보’를 세우는 걸까? 최씨는 주저없이 “운하를 만들기 위한 전 단계라고밖에 달리 생각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비용이 문제지, 토목공사에 불가능이란 없다.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됐으니 터미널이야 지으면 되고, 조령터널이야 지금이라도 뚫으면 그만이다. 교량이야 나중에 높이면 될 일이고, 갑문 역시 돈만 투입하면 된다. 운하는 다 된 거나 마찬가지다.”

최씨는 “이미 핵심 사업인 보와 준설은 95% 이상 끝낸 상태라 이젠 돌이킬 수가 없다”며 “지켜보고 문제가 발생하면 땜질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혀를 찼다. 


춘천/글·사진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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