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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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웩 더 독(Wag The Dog) 포스터


1997년 제작된 영화 ‘웩 더 독(Wag The Dog)’은 더스틴 호프만, 로버트 드니로 등 허리우드의 내로라하는 명배우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볼만 하다. 개가 꼬리는 흔드는 것이 아니라 ‘꼬리가 개를 흔든다’라는 의미의 ‘웩 더 독(Wag The Dog)’은 원래 주식 시장에서 사용되는 용어다. 백과사전에서 그 의미를 찾아보니 주식 시장의 현물(몸통)에 따라 선물(꼬리)이 움직여야 하는데 반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비정상적 상황을 의미한다.

영화 내용 역시 비정상적 상황을 그리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재선에 도전한 현직 대통령이 미성년자를 성추행 한 사건이 발생한다. 비난 여론에 재선이 불투명해지자 참모진들은 가상의 적을 내세워 국민의 관심을 돌린다. 여기에 미디어가 적극 동원되는데, 컴퓨터 그래픽을 동원한 가상의 전쟁 현장이 TV를 타고 전국을 강타한다. 야당이 성추문과 전쟁에 대한 진실 규명을 요구하자 이번에는 전쟁 영웅을 내세워 위기를 모면하는데, 결국 압도적인 지지로 현직 대통령이 재선된다.

영화는 음모 정치와 미디어의 부적절한 관계를 보여 주고 있다. 영화 웩 더 독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흥분하게 되는 것은 현실에서 비슷한 상황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한국판 웩 더 독의 대표적 사례가 평화의 댐 사건이다. 평화의 댐이 추진되던 86년, 87년은 대통령 직선제와 민주화 요구가 거셌던 시절이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이런 국민의 요구를 외부로 돌려야 했다.

이 때 등장한 것이 북한의 수공설이다. 전두환 정권은 북한이 금강산에 높이 200m, 최대 저수량 200 억 톤 규모의 댐을 건설한다면서, 이를 88 서울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한 수공 목적이라 밝혔다. 당시 정부 관계자는 TV를 통해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의 물 폭탄’,‘물 폭탄 이후 남침 전략’ 등을 말하며 전국을 전쟁의 공포로 몰아갔다. 하지만 이는 거짓말이었다. 애초부터 금강산에는 200 억 톤 규모의 댐을 만들 수조차 없었다. 현재 임남댐(옛 금강산댐)의 저수용량은 36억 톤으로 발전 효율을 높이기 위해 동해로 물을 빼고 있다. 그러나 전두환 정권에게 진실은 필요하지 않았다.

정권의 거짓에 호응하고, 이를 확산했던 것이 당시 미디어였다. 거의 대부분의 언론은 ‘금강산댐이 붕괴되면 100m의 물기둥이 수도권을 덮칠 것’이라며 공포 분위기를 조장했다. TV에서는 전문가를 동원해 조잡한 조형물로 200 억 톤의 물이 방류되면 63빌딩의 절반까지 물이 차는 모습을 보여줬고, 서울 전역이 누런 황톳물이 가득한 가상의 항공사진을 보여주기 까지 했다. 남측으로 귀순한 북측 하사관의 입의 빌어 ‘금강산댐은 대남수공 작전용’이라 떠들었다.

전두환 정권의 노림수는 먹혀들었다. 88 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전국은 그야말로 분노의 도가니였다. 금강산댐 규탄 집회에 1천 만 명이 참여 했다는 보도는 당시의 상황을 짐작케 한다. 전두환 정권은 곧바로 대응 댐 계획을 밝히며, 이름을 평화의 댐이라 했고, 언론을 통해 ‘금강산댐의 섬뜩한 흉계, 정성 모아 물리친다’면서 전국적인 모금 운동을 전개했다. 결국 코흘리개에게 까지 모은 돈을 합쳐 1,500 억 원으로 댐을 건설했다. 현재 금액으로 따지면 1 조 원이 넘는 금액이다.

전두환 정권이 끝나자마자, 평화의 댐이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과장된 수공을 핑계로 정권의 정치적 목적으로 댐이 건설됐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당시 방송사는 ‘이제는 말할 수 있다’면서 군사정권에 부하뇌동했던 자신들의 과거를 반성했다.

불행히도 MB 정권 들어 한국판 웩 더 독 사건인 평화의 댐이 다시 논란이 됐다. 현 정권은 1987년 1단계에 이어 2005년 2단계 사업이 끝난 평화의 댐에 또 다시 1,650 억 원을 투입해 보강 공사를 벌일 계획을 밝혔다. 엊그제는 사업 설명회까지 마쳤다고 한다. 정권이 제시한 이유는 기후변화에 따라 극한강우가 증가했기 때문에 댐을 보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타당하지 않다.

정권의 주장은 임남댐 붕괴와 극한강우(1만년 빈도)가 동시에 발생하는 것을 대비하는 것으로, 이러한 확률은 1억 년에 한 번 뿐이다. 1억 년에 한 번 발생하는 상황에 혈세를 투입하는 것이 타당할까? 1억 년 빈도를 대비해야 한다면 한반도 전체를 콘크리트화하는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전혀 타당하지 않다. 북측 임남댐의 붕괴 위험도 비상 상황에서 물을 뺄 수 있는 여수로가 있고,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북측의 현실상 거의 제로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MB 정권이 평화의 댐에 막대한 혈세를 투입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가능하지 않다. 환경운동연합이 끊임없이 의혹을 제기해도, 정권은 그 흔한 해명자료 조차 내지 않고 있다. 어쩌면 MB 정권에게 이성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 혈세가 정권의 쌈짓돈이 아니기 때문에 의혹은 반드시 풀려야 한다.

평화의 댐 논란은 한 번 꼬리가 몸통을 흔들면 이후에도 또 다시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특히 MB 정권처럼 언론이 장악당해 진실이 외면당하는 상황이라면 언제든 되풀이 될 수 있다. 싫든 좋든 곧 다가올 대선에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이유다.



      글 : 이철재(초록정책실)
      담당 : 초록정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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