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림)
강마을 일출녘 이제 사 하나씩 눈뜨는 벚나무 가지에 손님이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겨울이 하도 지루했던 만큼 훈풍이 묻어올 남녘을 향한 ‘찌르레기’의 기다리는 자세가 워낙 간곡하고 진지합니다.
기다리는 모두의 뜻과는 달리 하루 종일 두터운 구름 탓에 한낮이 되어도 기온이 그리 오르지 않습니다. ‘멧새’도 그러하거니와 사방에 새들도 그래 그런지 움직임에 기운들이 하나도 없습니다.
해질녘에야 간신히 구름이 벗겨지고 어슷하게 넘어가는 아까운 석양의 가녀린 햇살을 단 한 톨이라도 더 오래 유지하려는 해묵은 참새들의 안간힘이 고지 곧 대로 읽힙니다.
차고 불순한 날씨 탓이겠지요 만, 하루 종일 새들과 의도적으로 함께 했으면서도 이들의 목소리를 들은 기억일랑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외치는 속내의 부름은 다만 한가지일 뿐임을 나는 압니다.
“봄님아, 어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