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환경운동연합 


4대강 녹조, 빙산의 일각일 뿐 

- <영화 속 생태이야기> 타이타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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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이미지>

80년 대 초반, 우리 집에 처음 냉장고가 들어 왔을 때가 기억난다. 11살 어린 마음에 지금처럼 뜨거운 한여름 학교 친구들이 얼음물을 싸와 먹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던 나는 동네를 돌아 냉동고에 들어 갈만한 가장 큰 놈을 구했다.

수돗물을 꼭꼭 눌러 담아 냉장고에 넣어 두고 설레는 마음에 밤잠까지 설쳤다. 형들이 먼저 채가는 걸 막기 위해 해가 뜨기도 전에 일어나 냉장고를 열었다. 하지만 내 눈에 주둥이부터 밑동까지 서늘히 금이 가 있는 덩어리가 들어 왔다. 당시는 우유가 유리로 된 병에 담겼던 시절로, 거기에 물을 담아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물이 얼면 부피가 증가한다는 것을 그 때, 슬프게 깨달았다. 나중에 액체 상태의 물이 고체가 되면 원래 부피보다 1/10만큼 증가한다는 것도 배웠다. 그래서일까? 얼음을 물위에 띄우면 물 위로는 1/10만큼만 보인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배가 침몰했던 이유가 바로 얼음, 즉 빙산과 충돌했기 때문이다. 물 위로 보이는 빙산은 제 크기의 1/10 만큼만 보이니 ‘빙산의 일각’이란 말이 나왔던 것이다.


1997년에 전 세계인들에게 공개된 영화 ‘타이타닉’은 아카데미 11개 부문을 휩쓸었던 것만큼이나 엄청난 흥행 돌풍이었다. 영화는 두 남녀 주인공인 잭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로즈 (케이트 윈슬렛)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이야기를 타이타닉의 침몰 상황과 맞물려 보여주고 있다.


잭이 선상 맨 앞에서 팔을 벌리고 바람을 맞는 로즈를 뒤에서 앉아주는 장면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이자 사람들이 가장 좋아 했던 장면이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한강 유람선에서 이 모습을 따라하다 남녀가 물에 빠져 고생했다는 당시 언론 보도가 있을 정도였다.


영화 타이타닉은 실제 참사를 배경으로 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12년, 첫 항해에 나섰던 초호화 유람선 타이타닉호는 대서양 횡단 중에 빙산과 충돌해 침몰했다. 이 사고로 1,500 명의 목숨을 잃었다. 당시 사람들은 한꺼번에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다. 또한 유람선의 침몰 자체가 충격이었다. 타이타닉호는 그 당시 과학 기술의 총집결 체로서 결코 침몰하지 않는 배라는 의미로 불침선이라 불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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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타이타닉 영화 화면 갈무리 (네이버 이미지)>


영화에서 빙산을 발견한 다른 배가 타이타닉호에게 경고를 주지만, 상류층의 개인 통신을 감당하기에도 벅찬 상황에서 경고는 무시된다. 실제 상황이 어떠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불침선이란 오만, 즉 과학기술의 환상이 비극적 상황을 만든 원인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한다. SF영화에서 과학에 대한 맹신과 오만은 흔히 재앙을 야기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영화 ‘X맨 1편’과 ‘트랜스포머 1’에서는 공통적인 장소가 등장하는데, 미국 콜로라도 강을 막고 선 후버댐이 그곳이다. 후버댐은 ‘X맨 1편’과 ‘X맨 울버린의 탄생’에서는 외계에서 날아온 금속인 아다만티움으로 울버린의 체질을 변화 시키는 은밀한 실험이 벌어지는 장소로 나온다.


‘트랜스포먼 1’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외계 행성에서 날아와 과학 기술 발전에 막대한 공헌을 한 큐브를 지키는 공간으로 등장한다. X맨에서 음모의 공간이 되지만, 트랜스포머에서는 인류 문명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와 같은 공간으로 보여 지고 있다.


후버댐이 과연 어떤 곳이기에 전혀 상반된 이미지가 사용될까? 1936년 완공된 후버댐은 높이 221m, 폭 379m에 저수용량 320억 톤의 아치형 댐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평화의 댐보다 100 여 미터 가까이 높고, 29억 톤으로 저수용량 최대인 소양강댐보다 11배 많은 용량이다. 1930년 대 미국인들은 중국의 만리장성처럼 후버댐도 달에서 보일 것이라 믿었다고 한다. 인간이 만들어 낸 거대한 크기에 대한 환상, 자연을 정복 했다는 착각이 배경에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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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이러한 의식은 후버댐 완공 기념식에서 미국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의 “왔노라, 보았노라, 정복당했노라”라는 연설에서도 드러난다. 후세 전문가들은 후버댐이 주위를 압도하는 위대함과 권능을 강조 하도록 설계 됐다고 분석한다.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로 자연을 정복한 증거이기 때문에 영화에서 여러 이미지로 비춰지는 것이다. 정작 후버댐으로 그랜드 캐니언의 수많은 비경이 수몰돼 자연과 유전자자원이 사라진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은 TV를 통해 방영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죽은 시화호가 복원 됐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최첨단 과학과 기술로 복원 했듯이 4대강 사업 역시 수질을 맑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시화호 사례를 든 것이다. 그러나 완전 헛다리다. 시화호 수질을 개선시킨 결정적인 것은 해수유통이다.


90년 대 방조제 공사 당시에도 최첨단 기술로 수질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장담했다. 결과는 날이 갈수록 썩어 들어가는 암갈색 호수가 상황을 대변했고, 이를 해결한 것은 최첨단 과학이 아닌 자연과 비슷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었다.

4대강 사업도 마찬가지다. 22조원을 들여 물을 맑게 하겠다더니 대규모 녹조 현상만 가득하다. 녹조 중에는 암을 유발하는 남조류도 대량으로 번성하고 있다. 녹조와 남조류는 4대강 사업 부작용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예측의 한계가 너무나 분명한 자연을 대상으로, 정권의 탐욕에 의해 공사가 강행한 4대강 사업은 그 부작용이 계속 될 수밖에 없다.


4대강 사업의 부작용을 저감하는데 국민의 혈세가 또 다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에서 빙산의 일각의 경고를 무시해 침몰하는 경우는 영화에서만이 아니다. 우리의 강과 자연은 우리에게 심각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글 : 이철재(초록정책실) 
      담당 : 초록정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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