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송곳니 지닌 초식 공룡 발견
2억년 전 남아프리카 살던 소형 공룡, 60년 전 발굴 화석에서 '재발견'
고슴도치처럼 억센 강모 덮이고, 앵무새 부리 모양 입 지녀
» 2억년 전 초식공룡 페고마스탁스 아프리카누스의 상상도. 날카로운 송곳니가 눈길을 끈다. 그림=토드 마샬
턱 위·아래로 삐죽 튀어나온 긴 송곳니와 앵무새 부리처럼 생긴 입, 여기에 고슴도치 모습의 억센 강모를 가진 초식 공룡이 발견됐다.
폴 세레노 미국 시카고대 고생물학자는 생물다양성 분야의 동료 평가 온라인 공개저널인 <주키스>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이런 사실을 밝혔다. 세레노 교수는 이 논문에서 조반류 공룡인 헤테로돈토사우르에 속하는 공룡의 분류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두 발로 걸어다니는 고슴도치 같은 독특한 모습의 이 공룡은 길이 60㎝, 몸무게 6~7㎏으로 고양이 비슷한 크기였다. 초대륙 판게아가 갈라지기 시작하던 약 2억 년 전 남아프리카에서 서식하던 종으로 ‘페고마스탁스 아프리카누스’란 학명을 붙였다.
» 페고마스탁스 아프리카누스 복원도(위)와 두개골. 스테고사우루스나 트라케라톱스와 같은 부류에 속한 초식공룡이다. 그림=타일러 케일러
세레노 교수는 “공룡시대 초창기 때 다른 공룡의 발목 부근에서 잽싸게 돌아다녔을 것”이라고 <내셔널 지오그래픽 뉴스>에서 밝혔다.
이 공룡은 0.8㎝ 길이의 송곳니가 두드러지는데 그렇지만 포식동물은 아니라고 세레노는 밝혔다. 턱을 다물 때 송곳니가 다른 이와 빗기거나 맞물려 고기를 찢는 기능을 하는 게 아니라 빈틈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 페고마스탁스 아프리카누스의 전체 골격을 복원한 모습. 사진=폴 세레노, 주키스
세레노 교수는 “멧돼지 등 다른 초식동물처럼 송곳니는 방어나 동료와의 경쟁, 땅 파기 등에 사용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초식동물인 고라니에게서도 긴 송곳니를 볼 수 있다.
앵무새 부리와 비슷한 입으로는 식물의 씨앗이나 견과류를 깨물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공룡의 화석은 1960년대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이 발굴한 것인데 최근 이를 다시 분류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공룡을 찾아낸 것이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Taxonomy, morphology, masticatory function and phylogeny of heterodontosaurid dinosaurs
Paul C. Sereno
ZooKeys 226: 1?225, doi: 10.3897/zookeys.226.2840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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