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케이블카 예정지 현장 보고-지리산을 그대로 놔 두라

윤주옥 2011.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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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지자체 무한경쟁 돌입, 갈등과 반목 시작돼

건설비 1천억까지 드는데 "한 명이 와도 우리 지역에 지어야"

 

2010년 10월 1일 이명박 대통령이 환경부가 주도한 자연공원법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을 확정하여 공포하자 지리산국립공원에 접한 4개 지자체는 몹시 분주해졌다. 산청을 시작으로 구례, 남원은 곳곳에 현수막을 붙이며 케이블카는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며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유용한 수단이라 하였다.

 

2011년 11월 6일 현재 환경부는 구례, 남원, 산청에서 신청한 '지리산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국립공원계획변경신청서'(이하 지리산케이블카신청서)를 접수한 상태이며, 함양이 제출한 지리산케이블카신청서는 아직 접수하지 않았다고 한다. 함양이 제출한 지리산케이블카신청서는 차기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에서 확정되는 '국립공원 케이블카 시범사업지 결정계획'에 따라 접수여부가 결정될 듯하다.

 

환경부가 어떤 의도로 국립공원 케이블카 촉진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어떤 날은 경제성을, 어떤 날은 장애인과 노약자를 이야기하니 그 말을 하는 곳이 환경부인지도 의심스럽고, 환경부가 저래도 되는 건지 심히 걱정스러울 때가 많다. 

 

환경부의 의도가 무엇이든지 간에 결과적으로 지리산국립공원에 접한 4개 지자체는 무한 경쟁에 돌입한 상태이며, 우리 지역이 지리산케이블카의 최적지이고 다른 지역은 우리 지역보다 못하니 반드시 우리 지역에 건설되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리산케이블카로 지리산권은 갈등과 반목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다.

 

지리산케이블카 캠페인을 하다보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대체 어디다 놓겠다고 합니까?'이다. 지리산케이블카, 대체 어디에 놓겠다는 걸까?

10월 중순, 하부 정류장을 중심으로 지리산케이블카 예정지를 돌아봤다. 

 

구례가 추진하는 지리산케이블카는 산동온천에서 출발하여 성삼재를 경유하여 노고단까지 올라간다. 구례군 공무원들은 지리산케이블카가 이미 훼손된 지역에 들어서니 추가 훼손이 없다고 말한다.

 

구례가 추진하는 지리산케이블카의 하부정류장은 구례군 산동면 좌사리 산79번지이고, 중간 지주는 구례군 산동면 좌사리 산70-2, 산71, 산70-1, 산110-1, 산20-1번지에 들어서며, 중계지는 구례군 산동면 좌사리 산110-3, 산110-6, 산110-1번지이고, 상부정류장은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 산20-1번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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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례군은 성삼재 아랫마을인 산동에서 출발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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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삼재에서 쉬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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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고단 송전탑 아래까지 올라가는 약 4.5㎞ 지리산케이블카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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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례군이 추진하는 지리산케이블카 노선 (그림_ 구례군) 

 

남원이 추진하는 지리산케이블카는 반선에서 출발하여 와운마을을 경유하여 반야봉까지 올라간다. 남원시 공무원들은 지리산케이블카 상부정류장이 반야봉이 아니라 반야봉 아래 중봉이니 괜찮지 않냐고 한다.

 

남원이 추진하는 지리산케이블카의 하부정류장은 남원시 산내면 부운리 216-4번지이고 중간정류장은 남원시 산내면 부운리 산107번지이며, 상부정류장도 남원시 산내면 부운리 산107번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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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원시는 천연기념물인 와운 천년송 옆에 중간정류장을 세우겠다고 한다. 케이블카 길이는 6.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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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원시가 추진하는 지리산케이블카 노선 (그림_ 남원시)

 

산청이 추진하는 지리산케이블카는 중산리에서 시작하여 제석봉까지 올라간다. 산청군 공무원들은 천왕봉은 피했고, 제석봉은 한번 훼손된 지역이니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산청이 추진하는 지리산케이블카의 하부정류장은 산청군 중산리 544-1번지이고 상부정류장은 산청군 중산리 산208번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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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청군이 추진하는 지리산케이블카 하부정류장에서 바라본 구름 가득한 제석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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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청군이 추진하는 지리산케이블카 노선 (그림_ 산청군)

 

함양이 추진하는 케이블카는 공식 자료가 나오지는 않았으나 들리는 말로 백무동에서 출발하여 제석봉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어느 지자체는 건설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케이블카를 위해 도로를 뚫고, 모든 지자체가 케이블카 건설을 위한 팀을 만들고 용역과 추진을 위해 군민들이 낸 세금을 사용하고 있다.

 

케이블카 건설비가 적게는 450억 원에서 많게는 1000억 원까지 들 것이라고 말하면서, 한 명이 와도 케이블카는 우리 지역에 건설되어야 한다는 기초의원이 있다.

 

지리산이 갖는 가치와 상징성, 예산 집행의 원칙과 상식을 깨고 추진되는 지리산케이블카, 대체 누구로부터 시작된 일일까?

 

구례, 남원, 산청, 함양은 지리산국립공원에 최소 1개의 케이블카는 건설될 것이라고, 경상도와 전라도에 하나씩 건설되지 않겠냐고, 광역지자체가 다르니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에 각각 1개씩 3개가 건설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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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케이블카 설치 계획도 (그림 한겨레)

 

지리산에 1개, 2개, 3개, 어쩌면 그 이상 건설될 케이블카가 지리산을 한나절 관광지로 만들고, 잠깐 왔다가는 차로 지리산이 들썩이게 하고,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소중한 아고산 생태계를 황폐화시키고, 지리산 자락의 소중한 삶과 문화, 정신이 있던 자리가 돈과 경쟁, 갈등으로 채워질 것이 뻔하다.

 

그런데도 여전히 지리산케이블카를 원하니 케이블카에는 사람의 마음을 빼앗는 마력이라도 있는 걸까.

 

지금 우리는, 케이블카가 2000년간 유지되어 온 지리산 공동체를 파괴할 것이며, 시작도 하기 전에 이곳저곳에서 심상치 않은 전조를 보이고 있으니 우리 삶과 지리산을 지키는 힘과 지혜는 지리산을 사랑하고, 지리산 자락에 깃들어 사는 사람들에게서 나온다는 믿음으로 매일 매일 외친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그대로 놔 두라!'  

 

글 윤주옥/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무처장, 사진 민종덕, 허명구, 윤주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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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옥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사무처장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사무처장. 현장 감시와 정책 개발을 통한 국립공원의 대표적 파수꾼이다. 현재 전남 구례에 거주하며 지리산과 섬진강 일대의 자연을 섬세한 감성으로 그려낸 글을 쓰고 있다.
이메일 : windjuok@hanmail.net      
블로그 : http://plug.hani.co.kr/windjiri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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