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에 여우 첫 야생 방사

조홍섭 2012.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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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출생 토종여우 한 쌍, 무선발신기 달고 자연으로

2020년까지 추가 방사로 50마리 증식 목표…러시아, 중국, 한반도 동일 종 드러나

 

 fox_new.jpg » 적응 훈련을 받고 방사되는 여우


수많은 고개와 골짜기에 이름을 남기고 1960년대 이후 우리 곁에서 사라졌던 여우가 다시 돌아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31일 소백산국립공원 안인 경북 영주시 단산면 마락리에 야생 생존 적응훈련을 마친 토종 여우 1쌍을 방사했다고 밝혔다.
 

자연으로 돌아간 첫 여우는 서울대공원이 중국에서 들여온 어미 여우로부터 태어난 2세 여우이다. 공단은 지난 4월 이 여우를 기증받아 지난 8월부터 소백산에서 먹이 잡기, 사람 피하기 등 적응훈련을 시켜 왔다.
 

fox2.jpg » 행동 범위나 생사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무선 발신기를 부착한 모습

 

공단은 방사된 여우의 목에 무선추적장치를 붙여 행동 범위와 서식지 선호도를 파악하고 생존 여부도 확인할 예정이다. 또 지난 19일 중국 동북부 지역에서 추가로 들여온 여우 5쌍도 야생 적응훈련을 거쳐 우수한 개체를 내년 중 소백산 국립공원에 추가로 풀어놓을 예정이다.
 

환경부는 여우가 멸종에서 벗어나는 최소 생존 개체수인 50마리로 증식될 때까지 여우 방사를 계속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yowo2.jpg » 야생 적응훈련 중 굴을 파놓은 모습

 

국립생물자원관은 과거 우리나라에서 채집된 여우 표본으로부터 유전자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에 분포하던 여우가 중국 동북부 및 러시아 연해주 등 동북아시아에 서식하는 여우와 유전적으로 동일한 계통임을 밝힌 바 있다.
 

정철운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팀장은 “여우는 쥐처럼 작은 설치류나 꿩 등을 먹이로 생활하는 매우 겁 많은 소형 개과 동물로 인간 등 상위 포식자를 매우 두려워한다”며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 방사시기에 맞춰 여우 서식을 알리는 안내 펼침막과 소책자를 소백산 국립공원 안에 설치ㆍ배포했다”고 밝혔다. 
 

fox.jpg » 사람을 경계하도록 훈련 받은 여우

 

여우는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인 보호종이어서 불법으로 잡거나 보관하다 적발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3000만 원의 벌금에 처해진다.
 

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자연 상태의 여우는 왜 멸종했나
 

yangoo.jpg » 2004년 강원도 양구에서 죽은 채 발견된 여우는 국립생물자원관에 표본으로 남아있다.
 
여우는 전설과 민담에 자주 등장하고, 골짜기와 고개 이름에 흔히 붙을 정도로 우리에게 가까운 동물이다. 그러나 1978년 지리산과 2004년 강원도 양구에서 죽은 채 발견된 여우가 모습이 확인된 마지막 개체이다.
 
물론 여우를 봤다는 목격담은 끊이지 않는다. 목격지는 지리산과 양구를 비롯해 경북 평해, 경남 거제, 경북 봉화, 경기 양평, 전남 순천, 충남 공주, 충북 단양, 인천 강화 등 전국에서 40여곳에 이른다. 지난해 비무장지대 생태계 조사에서도 강원도 철원읍 월정리 인근에서 여우로 추정되는 동물의 배설물을 발견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전국적으로 약 100마리가 조각난 서식지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렇다면 해방 이전에는 전국 야산 특히 공동묘지에서 낮에도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 대해 자신있게 얘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연구가 이뤄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항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세계적으로 여우가 너무 많아 골칫거리인 나라는 있어도 멸종한 사례는 보기 힘들다”며 “복원에 앞서 멸종 원인을 짚어보는 것이 꼭 필요한 절차”라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가장 일반적인 설명은 모피를 위한 남획과 전국적인 쥐약 살포이다. 원창만 국립생물자원관 박사는 “1960년대에 여우 목도리는 거의 집 한 채 값으로 고가였는데, 전국의 여우 모피가 집결하던 동대문 모피상에 들어온 모피가 몇 장 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당시 이미 여우는 드물어진 상태로 보인다”고 말했다.

1960~1970년대에 식량안보를 위해 전국에서 이뤄진 쥐약 놓기는 이미 줄어든 여우 집단에게 치명타를 가했을 것이다. 오대산 주민 강태운씨는 “1960년대엔 ‘원자 쥐약’을 놓았는데 이 쥐약을 먹고 죽은 쥐를 뱀이 먹고 죽고, 이것을 또 너구리가 먹고 죽는 연쇄반응이 일어났다”고 증언했다.
 
쥐를 많이 잡아먹는 족제비나 너구리는 살아남았는데 왜 여우만 자취를 감췄을까. 전문가들은 인가 근처와 산속 모두에 서식하던 족제비나 너구리와 달리 여우는 인가 근처에 주로 서식했기 때문으로 추론하고 있다.
 
 ※이 글은 <한겨레> 2010일 8월28일치에 실렸던 조홍섭 기자의 ‘토종여우 복원뎐 3년 프로젝트 ‘켕~’’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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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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